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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술의 法과 道

YOROKOBI 2007. 6. 14. 21:22

술의 法과 道를 말하다



대저

성인(聖人)이 술 마시는 법(法)을 만들 때

천지자연(天地自然)의 법칙(法則)에 준거(準據)하여 만든 까닭에

군자(君子)가 이 법도(法度)에 따라 술을 마심으로써

덕(德)을 크게 성취(成就) 할 수 있다.

혹자(或者)는 말하기를

술은 인간(人間)에 이(利)롭지 않다.

정신(精神)을 흐리게 하고 몸을 상(傷)하게 한다고 …….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술을 마심으로써 정신(精神)이 혼미(昏迷)해지는 것은

그 속에 맑음이 있는 것이고

몸이 피곤(疲困)해지는 것은

그 속에 굳건함이 있는 것이다.


술에는 대체로 세 가지 큰 덕(德)이 있다.

그 하나는

일으키는 것이고,

둘은 새롭게 하는 것이고,

셋은 통(通)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군자(君子)가 널리 학문(學文)을 깨쳤어도

주도(酒道)를 통(通) 하여서만

문화(文化)와 큰 덕(德)을 비로소 완성(完成)할 수 있다.


술 마시는 일은

지극(至極)히 어려우나 차차 익혀 나가면

마침내

성취(成就)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무릇,

주법(酒法)의 광대(廣大)함은 일언(一言)으로 다 말할 수 없으나

대체로

취(醉)한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을 으뜸으로 삼고

그 법도(法度)를 다음으로 여긴다.

취(醉)한 마음에서 도인(道人)의 정(情)을 알 수 있으며

그 법도(法度)에서

군자(君子)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인(學人)이 처음으로 주법(酒法)을 배울 때는

반드시 그 마음 일어나는 것을 경계(警戒)하고

오만(傲慢)한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술을 마심에 있어

처음부터

선(善)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온갖 마심(魔心)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술에서 마음을 상(傷)하게 되고

큰 덕(德)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속인의 마음에 일어나는 취마(醉魔)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화나는 것이오,


둘째는

슬퍼지는 것이요,

셋째는

생각(生覺)에 조리(條理)가 없어지는 것이다.


우선(優先),

세 가지 마심(魔心)이 없다면 함께 술을 마셔도 좋다.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술의 세 가지 마(魔)를 제압(制壓)하고

그것을 벗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군자(君子)라야 가능(可能)하다.

무릇

술 마시는 큰일은

마음 안의 일도 되고

몸 밖의 일도 되건만

그 이치(理致)는 음양(陰陽)의 법칙(法則)을 넘어선 것이 없다.

그런 까닭에

군자(君子)가

술 마시는 도리(道理)를 깨우치고자 하면

먼저

음양(陰陽)의 작용(作用)을 통달(通達)하여야 한다.

무릇

작인(酌人)의 도(道)는 음양지도(陰陽之道)이고,

음양(陰陽)의 도(道)는 만물(萬物)의 도(道)인 까닭에


군자(君子)가 작인(酌人)의 도(道)를 깨우치면

천지(天地)의 대리(大理)에 통달(通達)하게 된다.

술자리에는

먼저 귀인(貴人)이 상석(上席)에 앉는데,

우선 편안(便安)한 자리를 상석(上席)이라 하고

장소(場所)가 평등(平等)할 때는

서(西)쪽을 상석(上席)으로 한다.

귀인(貴人)이 동면(東面)하고 자리에 앉으면,

작인(酌人)은 좌우(左右)와 정면(正面)에 앉고,

모두 앉았으면

즉시 상석(上席)에 있는 술잔에 먼저 채우고

차례로 나머지 잔을 채운다.

이때

안주가 아직 차려지지 않았어도 술을 마실 수 있다.

그리고 술잔이 비었을 때는

누구라도 그것을 즉시 채운다.

술을 따르는 사람은 안주를 먹고 있어서는 안되고,

술잔을 받는 사람은 말을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술을 받을 때나 따를 때는

술잔을 보고 있어야 한다.


술잔을 부딪치는 것은

친근(親近)의 표시(表示)이나

군자(君子]는 이 일을 자주 하지 않는다.

술잔을 상(床)에서 떼지 않고

술을 받아서도 안되고,

마실 때도 일단(一旦) 잔을 상에서 들어 올리고 멈춰서

사람을 향(向)한 후(後)에 마신다.

술을 마실 때는

잔을 입술에 대고 고개를 뒤로 젖혀서 마시고,

손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 마신 잔은

직접(直接) 상에 내려놓지 않고,

일단(一旦) 멈추고 약간(若干) 밖으로 기울여

술잔 속을 보이도록 한 후(後) 내려놓는다.

마실 때

손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술잔을 귀(貴)히 여기는 뜻이다.

술을 오른손으로 따르고

두 손으로 받고

두 손으로 따르는 것은

모든 사람을 존경(尊敬)하고 술을 귀(貴)히 여긴다는 뜻이다.

또 두 손으로 마시는 것은

술을 따라 준 사람을 귀(貴)히 여긴다는 뜻과

술은 중(重)히 여긴다는 뜻이 있다.


잔(盞)이 넘어져 술이 조금 쏟아졌을 때는

그대로 두고,

모두 쏟아졌으면

즉시 그것을 다시 채워 주고,

잔(盞)을 받는 사람은

채워준 사람에게 미안(未安)함을 표시(表示)한다.

술이

안주(按酒)에 쏟아졌을 때는

그 안주(按酒)를 먹어도 좋고

안주(按酒)가 술에 빠졌을 때는 그 안주(按酒)를 버린다.


그 이유(理由)는

술은 천(天)이므로

안주(按酒)에 쏟아진 것이 허물이 되지 않고

안주(按酒)는 지(地)이므로

술에 빠진 것은

지(地)가 요동(搖動)하여 천(天)을 범(犯)한 것이므로 버린다.

또 내가 남에게 따르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에게 따르면

자기 잔(盞)은 쳐다보지 않고

따르던 술을 모두 따른 후(後)에

자기 잔(盞)을 약간(若干) 들어

따라 준 사람을 향(向)해 고마움을 표시(表示)한다.

술을 마심에 있어

아직 술이 술병[甁]에 있고 잔(盞)에 따라지지 않았을 때는

태극(太極)의 상태(狀態)로서

천(天)의 기운(氣運)이 운행(運行)하지 않은 것이다.

술이 잔(盞)에 부어지면

천지(天地)가 비로소 열린 것이고,

이것을 들어 마신 것은

천(天)의 기운(氣運)이 만물(萬物)에 퍼진 것이다.


그러므로 술이란 먼저 잔(盞)에 따르고 연후(然後)에 마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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