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EU FTA 발효되면 對日무역적자 71억달러↓

YOROKOBI 2007. 7. 8. 21:34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단기간에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최소 71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소재 분야의 수입선이 다변화되면서 일본과 EU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한수 한·EU FTA 한국측 수석대표는 8일 “일본 의존도가 가장 높은 부품·소재 분야가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이라며 “한·EU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 일본에서 들여오는 부품·소재의 10%가 EU산으로 대체돼 71억달러의 대일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2년 147억1300만달러에서 지난해 253억9200만달러로 4년 만에 72.6% 상승했다. 올 들어 5월까지 126억4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소재 분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2년 117억86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5억6400만달러로 32.1% 증가했다. 부품·소재 분야 적자가 전체 대일 무역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1.3%였다. 전자집적회로, 압연·압출제품, 다이오드·트랜지스터, 광섬유, 필름·시트, 방송·무선통신기기 등 수입 상위 10대 부품·소재 품목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현재 51.6%에 이르렀다.

수입선 다변화 외에도 뛰어난 기술력의 유럽 기업들이 국내에 그린필드형 투자(공장 등을 짓는 투자)를 하거나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는 등 간접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품·소재 산업은 세계적으로 완제품 조립생산 능력이 평준화되면서 기업·산업 전체의 핵심 경쟁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원제품 생산원가의 63.4%, 부가가치의 60.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지만 국내 업계는 기술 기반이 약해 대부분 일본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과 EU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 전체 상품의 관세 철폐 수준을 금액·품목수 기준 95% 이상으로 하자고 합의했었다. 관세 철폐 방식도 즉시, 3년 내, 5년 내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미국과 FTA를 한다고 했을 때 일본의 반응은 충격이었지만 곧이어 EU와 FTA를 한다고 했을 때는 경악이었다”며 “이는 일본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