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1년반 세계일주로 신혼여행을 떠나다.

YOROKOBI 2007. 7. 16. 07:05
'크레이지 허니문 604' 출간

 아내와 함께 1년 반 동안 세계일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면?
이 말을 들은 상당수 사람들은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겠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지금까지 발 딛고 서 온 이 땅을 떠나기에는 직장문제뿐 아니라 가족들도 생각해야 하고 어쨌든 고려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4년 전 여행잡지 기자로 일하던 구완회(37)씨는 이스탄불에서 휴가를 보내다 일출사진을 찍던 중 미친 개 세 마리로부터 사정없이 허벅지를 물어뜯겼다.

광견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현지 의사의 말을 듣고 "이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자문한 끝에 세계여행과 결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자는 이후 자신보다 세 살 어린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면서 "결혼하면 신혼여행으로 1년 반 정도 세계일주를 하자"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2005년 5월 결혼한 저자는 한달 후인 6월, 1년 반 예정으로 세계일주 신혼여행을 떠났고, 예정보다 두 달을 더 보내 20개월을 꼬박 채우고 올해 2월 집으로 돌아왔다.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저자 부모의 반대도 반대했다. 하지만 결국 최소의 비용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이것저것 챙겨 비행기를 탔다.

저자 부부는 20개월 동안 중국 시안과 둔황, 킬링필드, 푸껫, 시드니, 런던, 파리, 마드리드, 뉴욕, 멕시코시티, 마추픽추, 예루살렘 등을 다녀왔다. 이 기간 쓴 돈은 4천300만원이었다.

지금도 저자 부부들은 "바쁘게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다. 다른 30대 직장인들과 비슷하게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 살아왔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여행도 대충의 루트만 짜놓고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다녔다. 다시 돌아와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바쁜 일상에 또 허우적거릴것 같지만 그때마다 여행하면서 쓴 일기와 찍어뒀던 사진을 보며 마음의 고삐를 당긴다고 한다.

이런 말도 되뇌고 있다고 한다. "천천히. '지금 여기'를 충분히 누리며, 늘 깨어 생각할 수 있기를."

올림. 320쪽.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