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 갈고 코 골고 … 몸에서 나는 소리의 건강학

YOROKOBI 2007. 8. 13. 06:49

  이 갈고 코 골고 … 몸에서 나는 소리의 건강학  

       드르렁, 빠드득, 꼬르륵, 딸꾹, 끄억…. 우리 몸에서 나는 의성어들이다. 이런 신체 의성어만으로도 자신의 대략적인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몸의 소리가 일시적이거나 스트레스·피곤이 심할 때 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통증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거나 지속적이고, 심하다면 심각한 질병의 신호탄이거나 그 자체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


◆빠드득 =잘 때 이 가는 소리다.

  지속적으로 이를 갈면 치아가 닳아 앞니나 어금니 모양이 변형된다. 심하면 치아에 금이 간다(균열치 증후군). 잇몸 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를 갈 때 치아에 가해지는 힘은 음식 씹을 때의 두 배 이상이다. 더 심각한 후유증은 턱관절 장애.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릴 때 ‘딱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오면 위험신호다.
 원인은 구강 내 질환·부정교합·턱관절 장애·유전적 요인·스트레스·코골이·비염 등 다양하다. 이롬치과 안홍헌 원장은 “이 갈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며 “치아 교합을 맞춰주거나 스플린트 등 교합안전장치를 이용하면 치아·턱관절 손상을 얼마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르렁=코 고는 소리다.

얼핏 ‘참 깊게 잠들었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같은 잠이다. 코 고는 소리는 입천장의 딱딱한 곳이 끝나는 연구개에서 발생한다. 소리는 수면 도중 약간 막혀있거나 좁아진 기도 사이로 공기가 통과할 때 점막이 떨리면서 난다. 소리의 크기는 심한 경우 85㏈로, 자동차 경적 소리, 비행장 소음(90㏈) 수준이다. 코골이 남성의 부인에게 노후에 청각장애가 오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더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코 고는 본인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생명까지 위협한다. 보통 1시간에 5번 이상, 1번에 10초 이상 호흡이 정지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코골이를 괴로운 소음 정도로 여겨선 안 된다”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코골이의 원인과 숨은 질환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딸꾹=중요하고 점잖은 자리에서 이런 소리가 나면 난감하다.

    지나친 긴장·과식·추위·급한 식사·음주·매운 음식·찬 음식 등 원인은 족히 100가지가 넘는다. 딸꾹질은 횡경막이 갑자기 수축, 성대로 들어오는 공기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횡경막이 미성숙한 아기는 성인보다 딸꾹질이 잦다. 대개 엄마 젖을 먹은 뒤 딸꾹질을 한다. 이때 물을 마시게 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성인의 경우 ▶물이나 설탕물을 마시거나▶숨을 참거나▶눈 위를 누르거나▶경동맥을 마사지하거나▶귀 속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자극하거나▶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위장을 압박하는 민간요법을 이용한다.
 그럼에도 심해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정제·위장운동을 돕는 약 등을 처방받는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딸꾹질을 너무 오래 하면 탈진해 체중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심하면 폐렴·호흡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된다”고 경고했다.

 ◆끄억과 꼬르륵=끄억은 음식을 먹거나 마실 때 같이 삼킨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는 트림 소리.

     꼬르륵은 반대로 위나 장 안에 있는 공기·음식물이 밑으로 빠져 나갈 때 난다. 그래서 끄억은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로, 꼬르륵은 ‘소화가 잘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음식을 먹은 뒤의 트림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속쓰림 증상이 동반되면 위식도 역류일 가능성이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병철 교수는 “식사한 지 한참 지났을 때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은 위나 장에 남은 음식 찌꺼기가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므로 자연스런 생리 현상”이나 “꼬르륵 소리와 함께 배에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거나 복통이 있으면 장염·장폐색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