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말하는 참여정부의 실패(?)점 2가지..

YOROKOBI 2008. 1. 18. 08:57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 인연을 맺었고 초대 청책실장을 맡았지요.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유시민의원이 탈당을 하여 적지에 뛰어드는 시점에 참고가 될듯하여 몇귀절만 발췌합니다.

“민생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일하는 사람들을 대략 3등분 하면 정규직 3분의 1, 비정규직 3분의 1, 자영업자 3분의 1이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3분의 2가 어렵다. 이들이 불만이고, 경제 파탄이라고 한다.

그러나 묘수가 별로 없었다. 인위적 경기부양이라는 마약요법을 쓰는 것이 제일 먼저 눈에 보이고 유혹받기 쉬운데, 참여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반적인 경제 실정은 아니다. 참여정부에서 연 평균 4~5% 성장했다. 이를 실정이다, 파탄이다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분히 과장돼 있고, 주류언론이 그렇게 도배를 했다."

“민생의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먼저 자영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장기계획을 가지고 구조 전환을 해야 한다. 역대 정부가 자기 책임을 방기하고 인기 위주로 그냥 덮어왔기 때문에 고질병이 됐다. 하루아침에 해결하려면 안된다. 10년 20년 걸린다. 옳은 방향을 잡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10개년 계획 잡고 가겠으니 참고 따라와 달라고 해야 했다. 그런 정부가 지금껏 없었고 참여정부도 그렇게 못했다. 근본적으로 접근해 풀어나가야지 역대 정부처럼 인기 영합적으로, 부동산 경기 이런 데 불을 질러서 해결하고 가서는 안 된다."

“청와대에 있는 동안 제일 답답했던 게 비정규직 문제였다. 여러 번 회의도 하고 전문가도 만나고 했는데 딱 답을 제시하는 사람을 잘 못봤다. 전부 진단하고, 비판은 하면서 대안 제시는 잘 못한다. 우리나라 지식인의 수준이 그런 단계다.

내가 답을 발견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했을 것이다. 답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노동부가 주도해 법을 만들고 있는데 내가 아니라고 하면서 이리 가자, 저리 가자 얘기하는 게 어려웠다. 답만 알았으면 나설 수 있었는데... 최고 전문가들한테 물었는데도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했다.”

"비정규직 양극화는 성장으로 해결이 안 된다. 성장으로 해결 될 것 같으면 애당초 그런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 이 정부도 전혀 답이 없고, 문제의식조차 없기 때문에 굉장히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대통령 말을 직접 듣고 있으면 이해가 되고 옳은 말이 많다. 과거에는 대통령의 말이 조율이 돼서 나갔는데 지금은 그대로 나간다. 특히 주류언론들이 전체 맥락은 무시하고 말 실수 한 것만 부각시키다보니 부작용이 증폭됐다.

결국 말 때문에 이렇게까지 점수를 잃게 됐다. 그러나 미래는 낙관한다. 이런 것은 나중에 다 잊혀지고 용서될 것이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일을 얼마나 했느냐 정책을 어떻게 했느냐 그게 남는다. 말은 잊혀진다.”

“소통의 문제가 분명히 있었다. 소통은 언론을 통해 하게 되는데, 주류언론과 대척점에 서면서 소통 통로가 왜곡됐다.

주류언론과의 불화까지는 잘 했다고 본다. 주류언론과의 유착관계 청산은 용기를 갖고 잘한 것이다. 다만 소통 장애가 온다는 걸 각오하고 그 대신 두 가지를 했어야 했다. 하나는 말조심, 다른 하나는 직접 소통을 위해 국민 속으로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가지를 제대로 못했다. 말조심 했어야 하고, 국민 속으로 직접 들어가 국민들과 만나고 현장에 갔어야 했는데 대통령이 그것을 내키지 않아 했다. 대통령은 쇼하는 것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와서 악수하고 어루만져주길 원한다. 좀더 많은 시간을 국민들한테 가서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었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소통 장애를 가져온 큰 이유다.” [발췌]

 

민생 경제 실패와 국민과의 소통 장애, 이 두 가지가 참여정부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이정우 전 정책실장의 진단입니다. 그러나 그는 “참여정부의 성과는 굉장히 많다. 부동산정책, 정부개혁 등등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장기과제를 주로 많이 했기 때문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날 것이다. 장기과제를 이렇게 많이 챙긴 대통령은 없었다. 나중에 평가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