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과 얘기해보면,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외국인과 그 나라 사람이 본 자국민상은 꽤 판이한 경우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일본인이나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일본인의 블로그 글이나 실제 이야기들을 들어 보면 일본인이 보는 한국인의 부정적 이미지와 미국에서 바라본 일본인의 부정적 이미지가 상당히 겹친다는 거네요. 물론 반대로 일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기질도 분명 있지만요.
일본 - 한국의 비교했을 때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인의 단점으로 언급되는 것은
1. 잘 해 주는 건 좋은데 그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많다. 특히, 자신에게 그것과 같은 정도의 대 접을 요구할 때는 난감하다. 갑자기 그 전날 '나 내일 일본 가니까 내일 나리타까지 마중 나와줘. 너네 집에서 나 재워줄 수 있지?'라고 할 때는 꽤나 난처했다.
2. '니 거 = 내 거, 내 거=니 거'의 사고관은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가장 질색하는 것 습관 중 하나이다. 이것에 대해 싫은 티를 냈다가는 '전형적인' 야비한 일본인으로 찍히기 쉽상이다. 남의 물건을 쓸 때는 허락 정도는 받고 써줬으면 좋겠다.
3. (제3국에서 한국인을 만난 경우) 가끔 한국식을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 영국에서, 일본인이 방에 필요한 물품 목록들을 사온 뒤, 한국인 룸메이트에게 영수증을 보여준 뒤 물품값의 반액을 달라고 하자 갑자기 화를 내면서 '친구끼리 치사하다! 우리 한국에서는 너네처럼 치사하게 안 그런다!' 라고 욕먹었다. 그래서 그 일본인이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영국이거든?'라고 하여 말다툼이 났고 관계가 서먹해졌다. 다른 예로는 한국의 아저씨들이 술자리에서 한국식으로 머리를 옆으로 돌려 마시는 걸 강요해서 곤란했다.
4. 자기 주장을 하기 전에 남의 이야기도 같이 들어주는 태도가 부족하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화부터 내지 말고 들어주는 척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는 일본인에게도 정말 필요한 태도이다.
5. 타인과 부딪쳐도 사과 한 마디 없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타인관의 스킨쉽에 대한 태도가 너무 너그럽다.
6. 상하관계가 너무 엄격해서 비슷한 나이대가 아니면 친구가 되는 데 벽이 많다. 이런 점에서는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더 친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7. 이것은 단점은 아니고..'공기를 읽는다', '이심전심'의 개념은 두 나라 모두에 있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꽤 차이가 난다. 일본식의 이심전심으로 했다가 오해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자.
8. 일본인은 어떤 경우에도 100% 더치페이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꽤 많으므로,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반면 일본 - 미국을 비교했을 때는 일본인의 부정적인 면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1. 일본인 중에는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어서 프라이버시에 간섭하는 사람이 많다. '그거 입고 안 추워?', '왜 그런 식으로 먹어?' 이런 식의 참견이 많아서 피곤하다. 자연히 남의 눈을 신경쓰게 된다. 동창회 때, 동창회보다 동창회 날 입고 갈 옷에 더 신경쓰는 의식이나 명품 지향도 이에서 비롯된다.
2. 일본에서는 일본인은 우회적이고 구미인은 직설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막상 체험해보면 반대인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 일본과 같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살쪘네?' 이런 말은 굉장한 실례이다. 또한 가식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칭찬하기를 좋아하는 미국인에 비해 칭찬에 인색하다.
3. 1번과 비슷한 맥락으로 개인주의 문화가 미숙하다. 특히, 일본여성의 경우 한 번 친해지면 정말 집요할 정도로 서로의 스케쥴같은 것을 다 알고 있다. 중고등학생이라도 미국에서는 일본의 여학생들처럼 화장실 같이 가는 경우는 레즈가 아닌 이상 거의 없다. 한마디로 인간관계가 쿨하지 못하고 끈쩍끈쩍하다. 이로 인해, 공사의 구별이 안 가는 일본인이 많다.(한국에서 보면 의외일지 몰라도, 일본인은 자국민의 대표적 단점으로 공사 구별의 부재를 꼽더군요.)
4. 일본인은 상하관계 의식이 너무 강해서 나이가 조금만 달라도 친구가 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자유롭다.
5. 자기주장이 너무 약하다. 아니, 자기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스킬이 부족하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이다. 이것은 중고등학교때부터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말하는 스킬을 배운 미국학생들과 달리, 주입식 교육만을 받은 아시아권 학생 전체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일본인 학생은 미국 생활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꽤 있다.
6. 타인과의 스킨쉽에 둔감하여 전철에서 다른 사람과 몸을 부딪쳐도 사과하지 않는다.(이건 한국인의 관점에서는 좀 의외?) 물론 드넓은 미국과 달리, 일본은 인구밀도가 너무 높아서 그런 것이지만 미국인과 비교해서 타인과의 신체적 거리가 너무 가깝다. 또한 모르는 어린아이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일본인의 습관은 미국인이 질색하는 것 중 하나이다.
7. 일본식의 '이심전심' 문화를 미국에서 기대하는 건 안된다. 미국에서는 이것이 어린애 수준의 '응석'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아, 제멋대로인 일본인으로 비쳐지기 쉽다. 원하는 것은 당당히 말하자. 반대로 말해, 말하지 않은 것까지 쓸데없이 신경써주는 것은 미국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이 중 상당수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에서 비롯되는 갈등인데,어디서 본 세계 49개국을 대상으로 한 개인주의 정도 조사에서 미국, 영국, 호주가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약 20위, 한국은 약 40위에 위치했다는 글을 봤는데요. 이를 보면 의외로 한국과 일본은 같은 아시아권이라 닮은 점도 많은 나라라고 생각되는데.. 아닌가요? 실제로 처음 볼 때는 활발한 미국인이 더 얘기트기 쉽지만.. 결국 서구권 사람들과는 근본적인 사고관이 많이 달라서 깊게 친해지는 게 꽤 힘들었는데 반해, 그래도 일본과는 통하는 게 많아서 괜찮았던 거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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