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누구나 불륜을 한번쯤은 꿈꾼다.

YOROKOBI 2008. 3. 25. 09:54

누구나 불륜을 한번쯤은 꿈꾼다
 
평생 이 여자만을, 이 남자만을 사랑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고 시작한 결혼생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흥미를 잃어가고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왜 사람은 한 여자, 한 남자에게만 만족할 수 없는 걸까.

*여자들의 심리
 
영원히 공주나 왕비처럼 살고 싶다
공주와 왕자처럼 결혼을 했다.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한껏 우아를 떨었고, 인생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올랐다. 그런데 첫날부터 기대는 확 깨진다. 남편이 들어갔다 나온 욕실에 가보면 볼일을 보았는지 담배 냄새며 갖가지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밥 먹을 때 쩝쩝거리고 먹고 아무 데서나 코딱지 후비고, 회사에 안 가면 머리도 안 감는 남자. 양복을 입었을 때는 샤프하고 멋진데 한 꺼풀 벗기고 나면 그게 아니다. 게다가 배려라고는 모른다. 입덧이 심해 냉장고 문만 열어도 구역질이 나오는데 밥상을 꼭 차려줘야 먹고, 무거운 거 낑낑대며 수박을 사다놓으면 먹으란 말도 없이 혼자서 다 먹어치운다. 이게 대한민국표 보통 남자들의 모습이다. 내 남자만은 뭔가 좀 특별하려니 했지만 그게 아니다. 휴일에 영화라도 보러 가고 싶지만 12시까지 내처 자고는 일어나자마자 밥 소리만 한다. 연애 때의 낭만은 어디로 갔는지 실종된 지 오래다. 이쯤 되면 저 남자가 아닌데 하는 생각, 그리고 학교 때 풋사랑을 느꼈던 얼굴, 사회생활을 하면서 관심을 보였던 남자들, 대화방에서 말이 통하던 남자의 아이디가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존중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던 건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라고 땅을 치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러브스쿨이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색이 바랜 것도 운영자 탓이 아니다. 사랑에 대한 세세한 욕구를 남편들이 이해 못하기 때문이다. 결혼해서도 눈에 콩깍지가 씌어 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니 속상할 따름이다.
 
잃어버린 키스를 찾아서
언제나 첫 경험처럼 설렌다면 솔직히 그것 또한 피곤할 것이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섹스라는 게 한쪽이 동하면 덮쳐 몇 번 부스럭거리다 어수선하게 끝난다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노릇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 년이고 이십 년이고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덧정이 없어진다. 섹스보다 쇼핑이 낫고, 남편 얼굴보다 만원짜리에 있는 율곡 할아버지가 훨씬 든든하고 보고 또 보고 싶은 얼굴이다. 어느 소설처럼 아줌마들도 어느 날 갑자기 키스가 자신에게서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키스와 함께 눈길도 사라져버렸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시들해질 대로 시들해져서 키스도 하지 않으면서 섹스를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됐는가, 라고 탄식한다. 그러나 그러한 상실감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사소한 것이어서, 잊고 살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너무 멀리 왔을 때 번개 맞은 것처럼 깨닫는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이렇게 사는 거라면 너무 허무하다 그리고 문득, 키스를 찾아 훌쩍 떠나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더 늙기 전에.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지?
아내들의 행복지수 산출법은 간단하다. 과거가 행복했다고 여겨지느냐, 아니면 지금이라고 생각되느냐다. 과거 쪽에 무게가 주어진다면 현재 불행한 여자다. 술자리에서 나도 왕년에는이라고 과거의 영광을 떠벌리는 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자들은 집에서 혼자 남몰래 떠올린다. 그것도 남편과 싸우고 난 뒤처럼 서운하고 속상할 때.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든지, 주식 왕창 깨져서 쪽박 찼다든지, 시댁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든지 등등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일탈을 꿈꾼다. 일탈이 해방구는 아닐지라도 마취제 역할은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하고 살든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고, 누구를 만나더라도 남편보다야 못하랴는 독기인지 오기인지도 슬슬 생긴다. 알고 보면 멀쩡하게 잘사는 것 같은 아줌마들이 어느 날 외도에 빠져드는 이유는 참 비낭만적이다. 사는 데 답이 없어서, 갑갑해서, 이렇게 살기 싫어서, 홧김에 등등. “가만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자가 생기지는 않죠. 남들보다 빠지는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해야 하느냐는 일종의 반란 심리가 작용해 찾아 나서는 거죠. 나가보면 널린 게 남자들 아닙니까. 그게 참 부질없는 짓인데 별달리 다른 뾰족한 수가 없으니까….이땅의 불행한 아줌마로 살다가 지금은 캐나다로 가서 행복을 찾은 결혼 15년차 아줌마의 말이다.
 
남편은 오늘도 출장 중
게다가 요즘은 어수선한 경기를 타고 남편이 없는 빈집을 지키는 올빼미 아줌마들이 늘어났다. 남편은 출장 중이라는 대화방은 한 아줌마 포털 사이트에 거의 하루도 안 빠지고 만들어진다. 12시는 애교, 2시는 기본, 4시는 다반사 그리고 10시는 쥐구멍에 볕들 날이라고 한다. 일 때문이라곤 하지만 남편이 안 오면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게 우리나라 여자들의 마음이다.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한 새댁은 119와 돈이 남편보다 더 든든하다, 라고 한다. 119는 부르기만 하면 언제든지 출동해주고, 돈은 언제 어디서나 백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남편에게는 아무리 핸드폰을 날려도 대답 없는 메아리뿐이라는 것. 다음은 아줌마들이 말하는 이혼의 공식이다. 같이 있는 시간이 여직원보다 짧다, 얼굴 마주보는 시간이 밥집 아줌마보다도 짧다. 오랜만에 만난 남편한테 하는 말은 아프다, 외롭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같은 투정(?)들이다. 그러다보면 서로 점점 멀어져 간다는 것이다. 이런 외로운 아내들에게 누군가 따뜻한 말 한마디만 해준다면 확 불이 붙어버린다. 돈도 명예도 자식도 이때는 눈에 안 들어온다. 상대가 마음에 들 경우 낙지처럼 착 들러붙어 나 이혼할 테니 당신도 이혼하라는 요구를 먼저 하는 것도 여자들이다. 아내들이 남편에게 원하는 것은 돈도 섹스도 아닌 대화라는 걸 다른 남자들은 다 알아도 남편들만 모르는 것인지….

* 남자들의 심리
 
싱글일 때가 그립다
결혼을 하고 나면 남자든 여자든 서로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무척 받는다. 특히 여자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을 트집잡아 물고 늘어지는 것 같다. 남편들이 보기엔. 양말 세탁기 안에 넣지 않는다고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니고, 신문 보다가 좀 어질러놓는다고 집안이 폭격 맞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밥 먹을 때 소리 내지 마라, 샤워할 때는 바닥에 물 흘리지 않게 반드시 욕조에서 해라, 담배는 집안에서 피우지 마라, 밤에 꼭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자라, 속옷은 꼭 하루에 한 번씩 갈아입어라 등등. 신혼 초에 이미 말발로는 여자를 당할 수 없다는 걸 실감한다. 내가 왜 결혼했을까, 이 여자는 나와 안 맞는다 등등의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모두들 외도로 이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충분조건은 주어지는 셈이다. 위에서 든 예들은 아주 사소한 예들이다. 자식이 태어나서 아파도 회사에 가야 하고, 휴일에는 꼼짝없이 가족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등의 생활이 반복되다보면 총각시절이 그리워진다.
 
남편에게도 방이 필요하다
처음 결혼을 하면 방이 두 개일 경우 남편 방이 하나 주어진다. 책상 하나 달랑 놓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한번씩 혼자 있고 싶을 때 내 몸뚱이 하나 온전하게 뉠 수 있는 방이다. 그러다 아이 한둘 낳고 이사 두어 번 하다보면 남편의 방은 오간 데 없이 사라진다. 어느 사이 집안은 아내와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바뀌어버린다. 나도 방을 하나 달라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뜨악하게 쳐다본다. 이 좁은 집에서 그런 말이 나오느냐는 듯이 째려보거나, 그 나이에 공부를 할 것도 아니고, 기껏 해봐야 인터넷 서핑인데 이상한 거 훑고 다니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면박이나 당하기 일쑤다. 이렇듯 집에서 책상을 가진 샐러리맨은 없다. 신문이라도 볼 수 있는 장소는 욕실 변기 위거나 낡은 소파 위다. 그나마 소파를 강아지에게 점령당하지 않았다면. 아내에게는 집이 자신의 보금자리로 여겨지겠지만 남편들도 그럴까. 아내 위주로 재편된 공간을 보며 남편은 스스로 찬밥이라는 걸 느낀다. 마흔쯤 되면 남자들은 심각하게 자신이 가정 내에서 어떤 존재인가라고 묻는다. 그러다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그게 고마워서 기꺼이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이 된다. 짓밟힌 남자로서의 자존심도 되찾고, 내 집 같지도 않은 집에 들어가지 않을 핑계로 훌륭하지 않은가.
 
누구나 불륜을 꿈꾼다
미국의 폭스 텔레비전은 결혼을 굳게 약속한 네 쌍의 젊은 남녀를 백사장과 울창한 숲이 펼쳐진 환상적인 섬에서 26명의 독신 남녀와 함께 지내게 했다. 저렇게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자와 살아봤으면…. 세련된 매너와 우람한 체격의 저 남자를 남편으로 만났으면…. 그들은 약혼자를 향해 점점 뜨악한 표정을 짓는다.휴가가 끝났을 때, 커플들은 서로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채 파경의 항구로 귀항한다. 한 남자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이제 내 인생은 망가졌어~라고 울부짖고, 한 여성은 처음에는 그저 게임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심각한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통곡한다. 누구나 이상형이 있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이성에 대한 관심이 전원이 나가는 것처럼 완전히 나가버리지 않는다. 발정기에만 섹스를 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언제나 스탠바이 상태다. 그러다보니 끊임없이 주변을 탐색한다. 탱탱한 몸매를 보면 은근히 훔쳐보고, 촉촉한 입술을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진다. 집에서 늘 보는 퍼진 마누라보다 탱탱한 미모를 가진 여직원들이나 분위기 있는 여자들을 보면 누구나 작업에 들어가고 싶다. “결혼할 때는 엄밀히 말하면 여자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거 같아요. 그 나이에 뭘 알겠습니까. 그러다 뭔가 좀 알 것 같은 나이가 되니까 세상이 온통 꽃밭이었는데 그걸 몰랐다는 걸 느끼는 거죠. 아내보다 훨씬 나은 여자들이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안 보이면 유혹을 못 느끼겠지만 눈앞에서 왔다갔다하는데 솔직히 안 흔들리겠습니까?” 대화방에서 만난 아이디가 오케바리우스(okbarios)인 40대가 남자 입장에서 말한 남자들이 바람피우는 가장 흔한 이유다.
 
대화다운 대화를 하고 싶은 남자들
집안에서 하는 대화는 한정되어 있다. 가정사가 대부분이다. 아이문제 돈문제 시댁문제 등등 모든 게 문제다. 기꺼이 기분 좋게 대화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대화라고 하다보면 늘 신경전 아니면 큰소리가 오가는 싸움으로 끝이 난다. 이런 일상적인 대화말고 가끔은 닭살 돋는 대화를 하고 싶다. 아내와 대화를 하고 싶어서 운을 떼려고 하면 아내는 이미 연속극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대부분 아이나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사는 수준이 달라서 대화가 안 통한다는 말은 장진구만 하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만나는 여자들과는 우아한 대화를 한다. 영화가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책이 어떻고, 심지어 연속극을 이야기하더라도 격이 다르다. 아내들이 아줌마 같은 모습을 혐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편들 역시 아저씨 같은 모습이 싫다. 누군가 자신을 매력적인 남자로 보아준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을 아저씨 혹은 애아빠로만 보는 아내와 남자로 보는 여자. 어떤 여자 앞에서 더 잘 보이고 싶겠는가.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바람피우는 데 대해 죄책감을 덜 느낀다. 이미 무늬만 부부라는 것이다. 아내한테서 아무 매력도 못 느끼는데 어떻게 살을 섞고 사느냐, 그리고 나를 남자로 생각지 않고 돈 버는 기계쯤으로 여기고 여태까지 부려먹기만 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도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내 인생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항변 앞에서는 별로 할말이 없어진다.
 
유혹의 방에 갇혀 산다
최근 타임지가 한국 태국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의 혼외정사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물론 그 수치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언론은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반응은 그럴 것이다, 라고 수긍한다. 10명에 6명은 분명히 바람을 피운다는 것. 심지어 나만 빼고는 모두 바람을 피울 거라고 생각한다. 길에만 나가면 전화방 노래방 PC방 비디오방 소주방 게임방 인터넷방 모텔방, 룸살롱 등등 방()의 천국이다. 회식문화를 바꾼다고 해도 회식자리, 2차 자리에서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엉뚱한 데로 샐 수 있다. 노래방 게임방 나이트클럽 할 것 없이 대기조가 기다리고 있다. 대기조들은 남자들이 한눈을 팔려는 순간 파리지옥풀처럼 먹이를 낚아챈다. 아차 하는 사이에 끌려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남편들의 그 다음 행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떻게 하면 아내에게 들키지 않을까 잔머리 굴리고, 스스로에게는 실수로, 어쩌다보니, 분위기에 끌려서 등등으로 자기의 행동에 대해 합리화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다보니 하룻밤의 장난 혹은 술에 취했다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으로 축소해 생각하는 남자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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