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세계를 주무르는 ‘슈퍼 클래스’

YOROKOBI 2008. 4. 7. 10:18
"우리가 결정하면 모두가 따라온다" 금융거물 -기업가 - 톱스타 등 6000…7000명 파워 엘리트 부상
"지구촌 누구하고도 전화로 연결" 막강 자금력 바탕 글로벌 영향력
지위 세습안돼… 멤버 수시로 명멸

국제사회의 금융위기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던 지난해 말, 전 세계 금융업계 리더 14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국 뉴욕연방은행(NYFRB)의 티모시 가이스너 총재가 "여러분이 결정하면 모두가 따라 온다"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스위스  독일  영국  등 5개국의 금융권 대표주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영화 '대부'에서처럼 14개 패밀리(계파)가 한데 모인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이들처럼 막강한 영향력으로 세계를 주무르는 새로운 '슈퍼 클래스'가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가 슈퍼 클래스로 분류한 인사들은 금융권과 정치권, 엔터테인먼트업계, 종교계 등을 통틀어 6000∼7000명. 신흥 슈퍼클래스는 세계화 추세에 힘입어 국경을 초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 과거의 파워엘리트와 크게 다르다. 1960년대만 해도 유력 다국적기업의 해외지점이나 자회사가 100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오늘날 글로벌 기업은 200개 안팎의 국가에 걸쳐 지점이나 자회사 1만 개를 거느린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전 세계에서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핵심을 움직이는 것은 기껏해야 20∼30명"이라며 "슈퍼클래스가 된다는 것은 전화 한 통으로 전 세계의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주요 인사 5명만 알면 22개국 140개 기업의 이사진 멤버와 연결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한다.
슈퍼클래스 구성은 과거 정부 요직 인사에서 민간기업 리더로 중심이 이동하는 추세다. 상위 10%가 전 세계 부의 85%를 장악할 정도로 자금력도 이들에게 쏠려 있다.

50년 전만 해도 미국 기업들의 전체 수익을 합한 액수가 미국 국방예산보다 작았지만 이제는 월마트엑손모빌 두 회사의 매출액만 합해도 국방예산을 훌쩍 뛰어넘는다. 빌 & 멀린다 게이츠재단이 매년 세계 보건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15억 달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한 해 예산과 맞먹을 정도다.

슈퍼클래스는 세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해당 인사들은 쉴 새 없이 명멸한다. 최근의 금융위기로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이나 스탠 오닐 전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 등이 이미 명단에서 빠졌고, 그 대신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급부상하는 리더들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