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은 국립오페라합창단 지부장이 31일 저녁 7시 서울역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반대와 부당해고 반대를 요구하는 촛불음악회에서 공연이 끝난 뒤 한 말이다.
![]() |
▲ 31일 저녁 7시 서울역 앞, 국립오페라합창단의 촛불음악회 |
국립오페라합창단은 지난 2월 3일 국립오페라단으로부터 합창단전원 계약만료와 합창단 해체를 통보받고 2개월여 길거리를 무대삼아 공연과 집회를 번갈아가며 국립오페라단과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촛불음악회가 열린 31일은 국립오페합창단원들의 계약이 만료되는 날이다. 이들은 31일 자정을 지나 합창단원에서 해고자가 된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31일 서울역에서 열린 촛불음악회 무대에 예전에 입던 무대의상을 다시 꺼내 입고 나와 서울역 앞 계단에서 관객들을 향해 노래를 불렀다.
조은혜 국립오페라합창단원은 “내일도 출근할 거라서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내일 출근했는데 만약 사측에서 출근 못하게 저지하면 그때 해고된 게 실감날 것 같다. 장소만 실내에서 실외로 바뀐 것 뿐, 지금도 해고 이전 공연스케줄과 비슷하게 공연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27일 촛불음악회에서 “법적 근거(직제규정) 들어가며 우릴 부정하는 이소영 단장은 공무원법에 위배되는 친인척간의 계약을 일삼고, 월 95만원 한도인 법인카드는 개인적 용도로만 그 두 배 이상 남용했다. 자신 역시 규정에 맞지 않는 행동 일삼으면서 무슨 잣대로 우릴 길바닥으로 내모는 것이냐”며 비판했다.
최소영 단원은 “우리를 시작으로 제2, 제3 국립오페라합창단 생길 것이다. 우리는 국립오페라공연을 독식하려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오페라합창이 사라진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 단장이 항상 강조하는 최고의 공연은 최고의 가수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노래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 |
▲ 최소영 국립오페라합창단원이 발언하고 있다. |
박순태 문광부 예술국장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문광부 기자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립오페라단이 직제규정에도 없는 국립오페라합창단을 꾸려 운영한 것 등은 불합리하나 국립예술기관의 운영 및 공연작품 출연자 결정은 예술감독의 고유권한인큼 41명의 국립오페라합창단원 집단해고 역시 이소영 현 국립오페라단장의 재량권”이라며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에 대한 문광부의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공공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27일 문광부 기자회견 직후 낸 성명을 통해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은 누차 교섭을 통해 문광부의 지시 없이는 어떤 해결책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규정도 없이 7년간 최저임금도 사대보험도 적용하지 않고 말 그대로 불법적으로 예술노동자들을 고용해온 문광부 책임 관료의 입에서 규정의 미비 운운하며 그 책임을 예술가에게 떠넘기는 적반하장에 개탄스럽다”고 반박했다.
문광부는 27일 기자회견에서 국립합창단이 있어 국립오페라합창단 존속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성악가들의 지속적 활동과 역량을 키울 수 있게 정부의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제2의 합창단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박순태 문광부 예술국장은 해고된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에게 "유능한 분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들도 오디션 보면 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는 27일 성명에서“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해체한 오페라합창단을 국고를 들여 새로 설립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일하던 사람 해고하고 그 빈자리를 해고됐던 사람으로 다시 채운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어느 한순간도 일자리를 구걸하며 문광부에게 다른 합창단을 만들어 달라 요구한 적 없다. 한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서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존속시키는 것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올바르고도 손쉬운 방법”이라고 전했다.
문광부의 합창단 신설에 대해 조은혜 국립오페라합창단원은 “지난번에도 문광부는 ‘나눔과 기쁨’ 재단에서 만드는 합창단을 제시했다가 스스로 번복했다. 이번에 제시한 합창단 신설도 구체적인 건 하나도 없다. 제시한 합창단 안도 또 번복되고 새로운 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조은혜 단원은 “국립오페라합창단 상임화 안이 나오지 않을까요?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 분명 그렇게 될 거예요”라며 웃었다. (펌: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