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퇴근 무렵 여행전문기자로 활약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평창 동강에 같이 가자는 권유였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야, 동강은 내가 기자 시절 <죽기 전에 꼭 가 봐야할 곳> 중에 BEST 1위였다”고 하더라구요. 안 그래도 밖으로 나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데 회가 동하지 않을 수 없었죠. 단지 가는 내내 빗속을 뚫고 나가다보니 날씨가 걱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우는 기우에 그쳤습니다.

어제 묵었던 문희마을 뜨라레 팬션입니다. 멋지죠? 기회를 봐 별도로 포스팅할까 합니다.
작취미성의 음주량에도 불구하고 숙취없이 깨어난 이른 아침.
산 돌고, 물 돌고, 낮게 드리운 구름마저 산세를 휘감고 도는 풍경이 말문을 막더군요.
숙소 앞 작은 꽃잎에 맺힌 물방울의 싱그러움.
산은, 그리고 강은 그런 싱그러움에 흠뻑 젖어 생동감 있게 빛났습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무당소절벽
아침을 간단히 먹고 일행은 동강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한참 마무리 공사 중인 백룡동굴 뒤 백운산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팸투어를 기획한 미탄면 마하리와 문희마을 주민들이 초빙한 숲 해설가 세분이 함께 했습니다. 토종민들레와 외래종 민들레의 차이점. 옛사람들이 향낭대신 차던 분꽃하며 ‘그냥 나무구나 ’‘그냥 풀이구나’ 했던 것들 하나하나에 이름과 사연이 한아름씩 깃들어 있더군요. 그렇게 우리일행은 연녹색 숲길을 헤쳐나갔습니다.

아!!!~.
풍수지리의 으뜸으로 치는 山태극, 水태극 형상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죠. 산과 물이 어우러져 태극 모양으로 휘감아져 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잠깐이나마 세속을 잊게 했습니다.
강을 향해 내리 꽂힌 파랑새절벽의 위용.
그 위세에 겸손하고 유순하게 굽이 도는 푸른 물.
그 물이 쉼 없이 실어 날랐을 모래들은 넓은 강유역에 하얀 백사장을 만들었고
물길이 에도는 옥토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밭이 드문드문한 미류나무와 섞여 선경을 연출합니다.

기념사진 한장은 기본이죠.

영양만점, 웰빙 곤드레밥.
하산 후 곤드레밥으로 점심을 마친 일행은 동강 투어의 핵심인 레프팅에 몸을 실었죠.
저는 사진을 찍느라 500m 정도만 맛(?)을 본 후 내려야 했습니다.


옛 뗏꾼들의 목숨을 숱하게 앗아갔다는 자갈여울 암반여울 황새여울의 물살을 보트에 의지해 헤쳐나가는 기분.
비온 후 바람부는 쌀쌀한 날씨조차 가족여행객들의 연신 터지는 웃음과 환호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밖에도 동강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 탐사, 동강할미꽃이나 먼지버섯 등 희귀한 자연물의 생태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보트에 올라 써치라이트를 직접 비추며 관찰하는 어름치 산란탑과 야간 물고기 탐조는 이색적인 경험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어름치 및 민물고기를 탐사하기 위해 특수제작된 보트입니다.
1박2일의 짧은 여정이 아쉬워설까요?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곳>이라던 선배 말에 조금 더 초를 치고 싶습니다. <죽기 전에 못해도 열 번은 가봐야할 곳>쯤으로요, 애들이 중간고사를 마치기가 기다려집니다. 이번엔 가족과 함께 다시 들러야겠습니다.
이곳 미탄면 마하리 주민들은 평창군의 협조를 얻어 다음 주 황금연휴 때 동강 생태체험여행을 기획했습니다.
그 내용과 관련된 포스트는 다시 정리해 내일쯤 올리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직접 알아보시려면 ‘마하리 어름치 마을 동강 생태체험여행 준비위원회’ 033)333-6689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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