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어깨가 아파서 오십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YOROKOBI 2009. 8. 11. 20:26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월요일, 이인자(서울 영등포‧69)씨가 어깨 수술 후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1년 전 다른 병원에서는 한국에서는 내 어깨를 고칠 수 없대요. 어깨 통증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운데, 고칠 수 없다고 하니까 '어이구 나 어떡해.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크게 실망했죠. 나는 거의 폐인이었어요."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그녀는 가슴을 쳤다. 단순히 늙어서 아픈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애꿎은 돈과 시간만 허비했다는 억울함이 불쑥 밀려왔던 것이다.

진료실에 들어서는 이 씨를 본 수술 주치의 김성훈 진료부장의 표정이 환해졌다. "회전근 개 파열로 2달 전 수술을 받은 환자인데, 재활 운동을 꼬박꼬박 열심히 해 줘 경과가 참 좋다"고 칭찬한다. 그러면서 그는 "매일 운동 하셔야 합니다"고 몇 번을 강조했다. "수술 후 당장 통증이 없어지면 많은 환자들이 운동을 소홀히 하게 되죠. 그런데 모든 어깨 통증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재활 운동이에요. 100번을 강조해도 모자랍니다."

중년 여성들에게 어깨 통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때문에 어깨가 아프면 '늙어서 그러려니'하는 생각에 간단히 물리치료를 하거나 약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게 오십견처럼 쉬운 말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십견보다 더 흔한 어깨 질환이 있어요. 많은 환자들이 오십견 치료를 받다가 결국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되니까 병원에 오는데, 그 때 자신이 오십견이 아니었다고 알게 되는 거죠."

오십견의 의학적 명칭은 동결견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50세 전‧후 흔히 나타나는 노화 현상으로 관절의 신축성이 줄어들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어깨 질환이 회전근 개 질환. 회전근 개는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힘줄을 말한다. 이 부분에 염증이나 파열 등의 문제가 생기면 팔을 올리거나 뒤로 비틀때 통증이 발생한다. 회전근 개 염증이나 파열 등은 40세부터 나타나고 나이가 증가할수록 그 빈도가 점차 늘어난다.

"팔을 올릴때나 비틀때 통증이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러면 병원에 와 정확하게 진찰을 받고 회전근 개 질환인지 오십견인지 제대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회전근 개 질환은 일찍 발견하면, 3개월 정도 꾸준히 재활 운동 하면 나을 수 있습니다."

회전근 개 질환과 오십견 치료는 다르다. 오십견의 치료는 통증을 줄이면서 운동 범위를 회복하는데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진통 소염제의 복용과 찜질,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방법이 있다. 운동 범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스트레칭 운동이 필요하다. 회전근 개 질환에서도 통증의 조절과 재활 운동이 필요하다. 재활 운동은 스트레칭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시행한다. 일단 회전근 개에 완전 파열이 발생하면 수술적으로 복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여 회전근 개 복원술이 가능하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 도움말 > 김성훈(연세사랑병원[강북점] 어깨/상지관절센터 진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