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몸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해 주는 효소의 활동력이 떨어져 근육과 관절이 굳어진다”며 “ 이 때문에 부상이 잘 생기고, 다치면 상태도 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겨울철 실외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등산 - 첫 20분 천천히 걷고 쉴 때는 한 겹 더...
겨울 산 속에선 누구나 체온이 35도 밑으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다.
산을 오를 때는 두꺼운 등산복 안에서 땀이 나서 덥지만, 땀은 식으면서 체열을 빼앗아간다.
쉴 때 보통 겉 옷을 벗는데, 오히려 오리털 등으로 만든 겉 옷을 덧 입어 체온을 보호해야 한다.
흔히 '오모 재킷'이라고 부르는 휴식용 재킷을 등산용 의류점에서 판매한다.
피부에 닿는 옷은 면 재질을 권하지 않는다.
원종민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는 "면은 땀을 잘 흡수하지만 땀을 배출하지는 못해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며
"겨울에는 쿨맥스 등의 재질로 만든 옷을 입는 게 저체온 방지에 좋다"고 말했다.
겨울철 장거리 산행을 하다가 발가락 동상이 걸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바닥이 두껍고 요철이 박혀 있어 냉기와 미끄러짐을 막는 겨울용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하의와 등산화에 덧댈 수 있는 스패치를 착용해 눈이 신발에 들어가서 동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한다.
또, 찬바람에 코와 귀 등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얼굴에 바라크라바를 뒤집어쓰는 것이 좋다.
등반을 시작할 때, 첫 20분은 평지를 걷던 속도의 반으로 걸어 근육과 관절을 서서히 풀어 줘야 한다.
골프 - 언덕 OB볼 찾을 때는 옆 걸음으로 걸어야..
골프는 허허 벌판에서 카트를 주로 타고 조금밖에 걷지 않기 때문에 등산할 때보다 추위를 더 많이 느끼고 몸도 더 굳는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다른 계절보다 백스윙을 20% 정도 덜 해야 추위에 굳어 있는 척추나 관절이 몸이 꼬이면서 받는 무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 골프장 부상의 상당수는 OB난 공을 찾으러 얼어 있는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리다가 미끄러져서 생긴다.
백병주 용인대 골프학과 교수는
"경사지에 날아간 공을 찾으러 갈 때는 옆으로 걸어서 오르내리라"고 말했다. 또 손이 얼면 감이 떨어져 뒷땅을 칠 가능성이 높다. 얼어 있는 땅을 내리치면 팔꿈치 안쪽 뼈에 붙어 있는 힘줄이 들뜨거나 파열되는 '골프 엘보'나 어깨 힘줄 파열이 생길 수 있다. 백 교수는 "필드가 너무 딱딱하게 얼어 있으면 동반자들이 합의해 페어웨이 샷도 고무 티를 놓고 치는 것이 부상 방지 요령"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 너무 세게 그립 잡으면 팔꿈치 힘줄 파열 위험.
날씨가 춥고 찬바람이 불면 테니스채의 그립이 잘 돌아가 필요 이상으로 힘주어 잡게 돼, 손목·팔꿈치 등에 무리가 간다. 위성식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명예교수는
"그립은 임팩트 포인트에만 힘주어 잡으면 되는데 일반인은 그립이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고 테니스를 치는 내내 힘을 준다"며 " 이때 무리한 스윙까지 하면 손목 팔 어깨에 충격이 가해져 부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팔꿈치 바깥쪽에 붙어 있는 힘줄이 파열되는 '테니스 엘보' 등이 겨울에는 더 쉽게 생긴다.
손을 넣는 구멍과 그립을 집어넣는 구멍이 함께 있는 장갑을 사용하면 그립이 돌아가는 것을 막아준다.
조깅 - 코로 숨 쉬어야 호흡곤란 예방.
겨울 바람을 맞으며 조깅을 하면 호흡곤란이 흔하게 나타난다.
빨리 뛰면서 숨이 차서 헉헉거리면 찬 공기가 기관지 깊은 곳까지 내려간다.
코를 통해 바깥 공기를 따뜻하게 덥히는 과정 없이 찬 공기가 입을 통해 바로 들어가면 기관지를 수축시킨다.
입은 가리고 코 부분이 뚫려 있는 스포츠 마스크를 착용하면 구강 호흡을 할 정도로 무리하게 운동하지 못하게 돼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다른 계절보다 속도를 낮추고 달리는 시간을 길게 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