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녹취록, 새누리당만 모르는 NLL 똥볼의 파국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은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미증유의 사건이다.
민족과 역사의 이름으로 있어서는 결단코 안 될 이 일은 지난해 12월 10일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이른바 국정원녀 셀프 감금 사건이 그것.
대선후보 양자간 마지막 TV토론이 있던 12월 16일, 새누리당 캠프는 긴박했다.
TV화면 캡처 영상(아이엠피터 블로그의 것 인용)
-이날 낮 12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캠프 기자단을 앞에 두고 경찰은 눈치 보지 말고 오늘 중 수사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대선후보들이 토론 중이던 밤 10시 40분께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찰의 조사결과가 오늘 중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불과 20분 뒤인 밤 11시, 양자 토론이 끝나자마자 수서경찰서장은
"국정원녀 댓글 무혐의"라며 사상 유례가 없는 대국민 심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11분 뒤인 밤 11시 11분. 국정원은 "민주당의 국정원 대선 개입 주장이 사실무근임이 드러났다며 민형사상 책임
을 묻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다음날인 12월 17일 새벽 국정원은 내용을 강경 보강한 보도자료를 공식배포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17일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에 대한 방송 언론의 화들짝한 보도가 종일 이어졌다.
새누리당 부산 유세사진 출처@영남일보
사진 출처@한겨레TV 캡처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8일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국감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NLL 포기"를 첫 주장했다.
이틀 뒤인 10일 김무성 새누리 총괄선대본부장은 부산 총 유세에서 운집한 군중을 향해 "국민 여러분! 노무현이 김정일에게 굴욕적으로 NLL을 포기했다"고 웅변했었다.
그리고 또 바로 그날. 지나고 보니 새누리당의 운명의 날이었던 12월 1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영세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상황실장은 몇 몇 중요 인사들을 앞에 두고 NLL 빅 카드에 관한 발언을 했다.
경찰은 댓글녀의 PC하드만 분석하고는 3일 만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다. 국정원 댓글녀는 40개가 넘는 ID를 가지고 대선 기간(10.1~12.13) 동안 무려 31만 페이지뷰를 기록한 입을 다물 수 없는 전력은 박근혜 정부 집권 뒤 밝혀졌다.
TV화면캡처 영상
그리고 12월 18일 제18대 대선 투표가 있었다. 개표 2시간 만에 공중파 방송3사가 사전에 맞추기라도 한듯 "박근혜 후보 당선 유력"이라는 똑같은 자막을 줄곧 내보냈다. 공중파 3사는 18일 밤 10시 이후 "당선 확실" 방송을 내보냈다.
수개표가 없는 개표는 무효다. 염천 폭염 폭우에도 아랑곳 없이 광화문과 청계광장에 모인 촛불 군중의 외침.
"3.15 부정선거에 버금가는 부정선거! 바뀐애는 방 빼"라는.
사진 출처@뉴스토마토
그런데 그 외침을 부정하는, 아니 부정 뿐 아니라 어떻게든 덮으려고 발버둥질 중인 새누리당의 대선전후 전략은 NLL로 시작해 NLL로 꽃을 피울 모양이다.
"盧 정부, 이지원 대화록 삭제 지시"라는 동아일보 보도를 필두로 조선 중앙 방송3사가 합세해 또 입을 맞춰 국민 여론을 뒤흔드는 동시에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에게 책임을 묻고 압박 공세를 취하고 있다.
압박은 문 의원이 노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자 지난달 "열람 결과 NLL 포기면 정치 은퇴"를 선언했다는 이유이지만 실제 속내는 향후 새누리당의 장기 집권 플랜에 큰 걸림돌 제거가 핵심.
이보다 앞서 검찰은 노 정부가 기록원에 공식 이관한 이지원 기록과 이지원 사본을 3개월간 조사한 끝에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발표했었다. 동아일보 보도의 빌미가 된 조명균 노 정부 안보정책비서관은 검찰 진술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당시 검찰 수사 책임자 역시 조 전 비서관이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고 기억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NLL의 선방 키를 드디어 잡았다고 오판한 새누리당은 예상했던 대로 "문재인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적극 공세를 펼치는 한편 민주당 쪼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게 현 상황.
지난 대선부터 오늘까지 숨 가쁘게 돌아가는 대한민국 정치 시계.
역시 그 시계를 숨 가쁘게 쫓아가며 현안마다 신경을 쏟다보니 대다수 국민이 흘려버린 중요한 진실이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되고 용납할 수 없는 역사적 범죄이듯,
박근혜 정부가 알뜰히 활용 중인 '노무현 정부의 NLL 대화록'은 실체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허구라는 것이다.
물론 실체를 본 사람은 있다. 작성한 사람도, 이지원에 이관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NLL을 쟁쟁의 도구로 삼은 새누리당 의원 중 NLL 대화록 정본을 본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결국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던 "노무현 NLL 포기" 발언은
"조작된 대화록"을 근거로 출발한 명백한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국민 사기다. MB 정부가 그토록 써먹던 수법이다. 바로 그 수법을 정권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새 정부 수립 이후에는 야권의 억압과 장기 집권의 도구로 다시 써먹고 있는 게 현재 NLL 공방이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게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말처럼 새누리당의 바램대로 NLL 각본이 착착 실행되면 좋으련만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새누리당 대선 캠프 상황실장, 권영세 현 주중대사의 대선 당시 녹취록이 그것이다.
- 음성 파일의 주인공 권영세 대선 당시 새누리당 상황실장(사진 출처@연합)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4일 국정원 국조 회의에서 폭로한 '권영세 녹취파일'.
문제의 권영세 발언 음성 파일은 새누리당과 새 정부의 존립 근거를 박탈할 정도의 내용이 담긴 것이어서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 언론 보도에 나온 녹취파일의 일부 내용만 보더라도 현 정부의 부도덕 불법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권영세 상황실장의 발언은...
-집권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회의록을 공개하겠다.
-국정원이 원세훈 원장 취임 이후 문건의 내용을 다시 끼워 맞춰서 청와대에 보고했다
-다시 끼워 맞춘 것으로 청와대에 요약보고한 것.
-그게(다시 짜맞춘 요약보고본이)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다.
-향후 열람 계획까지 논의.
-NLL 자료 구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역풍가능성이 있다.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이다.
-근데 지금 소스가 청와대 아니면 국정원이다.
-그걸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
-전해들은 얘기라고… 가지고 쓸 수가 없겠지만 만약 이게 문서 뒷받침이 된다면 엄청난 얘기다.
-언론을 통해서는 (공개) 안 할거야 아마.. 분명
이게 진실이다. 진실은 이 모든 게 조작됐다는 것이다. NLL 대화록, 국정원 대선 개입의 본질은 모두 날조. 이야말로 국민을 무시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조작해 끼워 맞춰 MB에게 보고한 요약 발췌본이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때부터 현 정국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바로 그 NLL 대화록이다.
- 노 정부의 수혜자이면서 노무현 공격의 선봉이 된 남재준 국정원장(사진 출처@스포츠서울)
권영세 음성파일에 향후 열람계획까지 거론한 사실이 담겼다는 것은 현 정국, 즉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정본 삭제 상황이
애초부터 새누리당의 치밀한 각본 안에 있었다는 방증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남재준 현 국정원장이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조작한) NLL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한 것, 그로부터 현 상황으로 치달은 것까지. 이 모든 일이 새누리당의 각본이었다는 증거가 바로 권영세 음성 파일이다.
즉. 새누리당은 조작한 대화록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을 유린 중인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게 없다면서 자신은 국정원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회의에서 국정원 셀프 개혁만 요구하고는 혼란한 NLL 정국을 정리할 국가 통수권자가 침묵하고 있다.
새누리가 촉발한 NLL 논란은 이미 뉴욕타임즈 등, 세계 유수 언론들의 보도로 국제적인 우세거리가 됐다. 글로벌 우세와 더불어 긴박한 동북아의 정세를 예의주시 중인 미 중 러도 현 사안에 귀 기울이고 있다. 국가 수반이 NLL을 포기했다면 북한이, 혹은 정전 중이므로 미 중 러가 NLL의 공동통치를 주장할 빌미가 될 수도 있는 문제다. 이렇듯 NLL 논란이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는 무얼까?
많은 국민이 알고 있는 것처럼 대통령 이전, 인간 박근혜는 신의를 철칙으로 살아왔다는 정치인이다.
이게 그가 침묵하는 이유가 아닐까? 불법과 부정을 긍정하는 바에야 침묵이 나으므로.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한다. 승리에 취해 안하무인이었다.
새누리당은 나가도 너무 많이 나갔다.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멈춰야 할 때를 알 수가 없다.
24일 김무성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에 "공권력 확보"를 요청한 것도 그 한 예.
김무성 의원의 말은 국민에게는 공안정국을 조성하자는 얘기로 들린다.
조작된 진실을 덮기 위해 혈안이 된 새누리당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진실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진 출처@JTBC 화면 캡처
공개된 권영세 음성 파일은 극히 일부분. 전체 파일은 1시간 36분이다.
공개 안 한 내용 중에는 문재인 안철수 제거 전략도 있다고 한다.
진실은 덮을 수도, 가릴 수도 없다는 것을 새누리당만 모르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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