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충치'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다른 치과에서 충치 진단을 받아 내원한 환자들 중에선 "왜 치과마다 치료할 치아의 개수가 다르냐"는 분들이 있다. 이런 질문은 필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들어봤을 법한데, 이런 경우 참으로 곤란한 입장이 된다.
다른 치과와 비교해 그 개수가 적다면 충치 진단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치과의사가 될 것이요, 한 두 개쯤 더 많다면 마치 돈에 눈이 멀어 안 해도 될 치료를 권하는, 그야말로 과잉진료를 행하는 몹쓸 의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답을 한다면, 진단을 내리는 충치의 개수가 치과의사마다 다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 충치의 진단은 방사선 사진 뿐만 아니라 치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스플로러(양쪽이 조금 다른 모양으로 뾰족한 기구)라는 탐침을 사용한다.
육안으로 의심되는 치아 부위를 찔러 보아 익스플로러가 들어가지 않는 정도라면 치아의 겉부분인 법랑질에 국한된 초기 충치로 보고, 익스플로러가 들어가고 꽂히는 느낌이 나는 정도라면 법랑질보다 안쪽 층인 상아질까지 진행이 되고 있는 중기 정도로 진단하게 된다.
중기 이상의 충치이거나 신경치료를 요할 정도의 심한 충치야 어떤 의사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초기 충치에 대해서 중기 충치와 마찬가지로 빠른 치료를 요하는 것이냐, 아니냐의 판단이 치과의사마다 다른 의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치과마다 다른 개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충치의 활성도가 높은 10~20대에 있어서는 초기 충치라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30대 이후엔 충치의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관리 여부에 따라서는 충치의 진행이 멈추는 경우도 있을 뿐더러, 충치보다는 잇몸, 즉 치주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정기적인 스켈링 등 잇몸 관리를 위해 치과 방문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꾸준한 검진을 받는다면 충치가 있다한들 적절한 시기에 때맞춰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초기 충치에 국한되는 일이고, 이미 충치 치료를 받았던 치아에 또 다시 2차 충치가 생긴 경우라면 치료를 받을 때마다 그만큼 내 치아의 삭제되는 부분이 많아지니 가능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서 언급했던 것처럼 충치는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는 증상이 없으므로 때워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를 힘겹게 신경치료를 받고 보철치료까지 받는, 즉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치과마다 충치 개수를 다르게 진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충치가 치아의 어느 부분에 생겼느냐에 따라 치과의사조차도 치료하기 전엔 알아내기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충치가 치아와 치아 사이 인접면에 생겼을 경우는 한쪽 치아의 충치를 제거하면서 붙어 있던 치아의 옆면이 드러나 충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씌워져있던 보철물을 제거하면서 양쪽으로 인접해 있던 치아가 썩어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엔 이런 치아와 치아 사이의 충치는 치아 저작면(씹는 면)에 생기는 경우보다 발견도 늦고 치료시 부위도 넓고 깊은 경우가 많아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으시라고 권고한다. 따라서 충치는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충치의 진행 정도와 이환 부위, 또는 연령과 관리 여부에 따라 완급을 정할 수 있다는 게 맞는 말이 될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치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치과는 '응급'이 드문 진료 과목이다 보니 증상 없이 내원하는 경우나 오다가다(?) 내원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이번에 다뤘던 충치는 가장 친숙(?)하면서도 정확히 그 실체를 알지 못해서 치료에 때를 놓쳐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치과 질환이다.
작정(?)을 해야만 가게 되는 곳이 치과이고 큰 결심(?)을 해야만 받는 것이 스켈링이긴 하지만 우리가 일반 질환에 있어 평생 주치의를 두고 진료를 받듯이 본인에게 마음 편한 치과의사가 있는 치과 하나를 정해 '치과 주치의'로 생각하고 충치가 됐든 치주(잇몸)가 됐든 꾸준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한다면 2080(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장수하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섭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고, 그러려면 치아만큼 소중한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인수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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