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영상물에 등장하는 ‘로봇물고기’ |
청와대 “MB 특명, 편대유영 성공…10월 4대강 투입”
관련부처·연구원선 “금시초문”…뻥튀기 홍보 의혹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4대강에 투입될 수질검사용 ‘로봇물고기’ 크기를 줄여 개발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로봇물고기 관련 예산은 지난해 전액 삭감됐지만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 방식으로 다시 예산을 투입하려 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18일 청와대는 로봇물고기를 내년 10월께 4대강에 실제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로봇물고기의 유영 기술까지는 개발이 끝나 4대강 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10~11월께 실제로 풀어 넣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관련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로봇물고기 크기가 1m가 넘는다는 보고를 받고 “너무 커서 다른 물고기들이 놀란다. 크기를 줄여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참모들이 “많은 첨단복합기술이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크기를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러면 기능을 나눠서 여러 마리가 같이 다니게 하면 어떠냐”며 ‘편대유영’ 방식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45㎝로 절반 이상 줄이는 대신 3~5마리가 편대를 이뤄서 서로 통신하면서 함께 유영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로봇물고기는 지난해 예산이 책정이 안 돼서 중간에 좀 떠 있다가 올해 들어 본격 추진하게 됐다”며 “올해 20억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해 로봇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24일께 로봇 관련 연구개발 지원계획을 발표하며 로봇물고기 개발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지경부는 2010년도 예산을 짜면서 ‘수질감시용 수중 물고기 로봇 연구개발 사업’으로 25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최근 4대강 사업 반대 논란이 일자, 또 로봇물고기를 내세워 밀어붙이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로봇물고기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직접 동영상 자료까지 준비해 설명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4대강 사업 찬반 여론이 팽팽하던 당시 반대 여론을 뚫기 위해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놓은 일종의 ‘히든카드’였다. 그러나 당시 국내에선 관련 예산조차 배정되지 않은 가운데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단계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속도전 논란도 나오고 있다. 로봇물고기 개발은 지난달 24일 발족한 생산기술연구원 산하 ‘수중로봇개발단’이 맡고 있다. 수중로봇개발단은 4대강 수질검사 업무를 할 수 있는 수중로봇 개발 목표를 2015년으로 잡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자는 “관련 프로젝트는 예산이 대폭 삭감된 가운데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내년 10월께 투입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쪽에서 거론한 로봇은 지난해 9월 개발된 잉어의 모습을 본뜬 42㎝ 크기의 실험용 수중로봇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 로봇은 수중통신, 장애를 피할 수 있는 자율유영 기술 등을 갖추지 않아 그야말로 모형 수준”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어 “나로호의 경우를 보더라도 수많은 실험과 검증을 통해 발사의 최적조건을 달성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청와대가 기술 검증이 안 된 로봇물고기를 4대강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혁준 황준범 황보연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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