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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에 핀 철쭉. |
ⓒ2007 서종규 |
연한 분홍빛 살결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그 고운 뺨에 손이라도 한번 대어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단 몇 그루의 철쭉나무라 할지라도, 피어내는 꽃 몇 송이라 할지라도, 소백산의 철쭉을 대하는 순간부터 온통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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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 비로봉(1439m)에서 내려다보는 산천은 광활합니다. |
ⓒ2007 서종규 |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소백산(小白山)은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겨울이면 소백능선을 따라 전개되는 대설원의 부드러움과 장쾌함이 돋보이는 겨울산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눈과 바람, 주목단지와 능선에 늘어선 고사목에 눈꽃이 만발하여 멋진 설경을 자아냅니다. 북동에서 남서 방면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늘 북서풍을 맞받기 때문에 특히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습니다. 설화가 활짝 피면 벚꽃 터널을 방불케 한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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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의 철쭉은 연한 분홍색으로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수줍음 가득 품은 홍조 띤 얼굴이었습니다. |
ⓒ2007 서종규 |
죽령휴게소에 많은 차량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25일부터 27일까지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적으로 찾은 등산객들입니다. 아마 희방사 쪽에서 오르는 길과 비로사 쪽에서 오르는 길에도 등산객들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죽령에서부터 시작한 산행은 능선 산행입니다. 그런데 국립천문대까지 약 7km의 거리가 시멘트 길로 되어 있습니다. 능선길이라서 오르막을 그리 심하지 않지만 등산 초입부터 시멘트 길을 오랫동안 걷는 것은 대단한 지루함과 팍팍함을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희방사에서부터 오르는 등산로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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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연화봉에 오르니 멀리 단양까지 뻗은 소백의 줄기와 계곡들이 웅장하게 다가왔습니다. |
ⓒ2007 서종규 |
중계소 앞을 지나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서부터 분홍빛 철쭉이 한 송이씩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무더기진 철쭉은 아니지만 활기차게 피어나는 활엽수의 푸른 잎들 사이에 연한 분홍빛으로 수줍게 번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보았던 산철쭉의 화려한 기운과는 다른 소박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피어 있습니다.
낮12시40분, 제2연화봉을 우회하니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천문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옆에 있는 연화봉과 제1연화봉, 그리고 5월의 신록이 가득한 비로봉의 거대한 줄기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멀리 단양까지 뻗은 소백의 줄기와 계곡들이 웅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전망대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주위에는 더 많은 철쭉들이 군데군데 둥글게 피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철쭉보다 푸른 잎들이 더 가득한 산에 연한 철쭉꽃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온지 모릅니다. 그 사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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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봉의 꽃망울만 또렷한 철쭉 너머로 소백산 국립천문대가 보인다. |
ⓒ2007 서종규 |
천문대 앞을 지나 곧바로 나타나는 곳이 연화봉(1383m)입니다. 그동안 오르는 길에 보았던 연한 철쭉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더구나 소백산 자생 철쭉 복원 계획에 의하여 2006년에 60여주를 다시 심어 철쭉나무들이 가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연화봉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만 또렷하였습니다. 연화봉까지 오르는 길에 보았던 연한 철쭉은 아직 만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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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봉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만 또렷하였습니다. |
ⓒ2007 서종규 |
제1연화봉 오르는 길은 소백산 자연보호를 위하여 계단이 놓여 있습니다. 복원된 계단 옆엔 많은 풀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제1연화봉으로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도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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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연화봉 오르는 길은 소백산 자연 보호를 위하여 계단이 놓아져 있습니다. |
ⓒ2007 서종규 |
비로봉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비로봉 서북쪽 기슭의 천연기념물 244호인 주목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200년에서 400년이 된 주목 150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는데, 한 때는 3만여그루가 자생하였답니다. 그래서 비로봉 일대는 환경 복원 작업이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푸른 초원으로 가득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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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 비로봉 일대는 환경 복원 작업이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푸른 초원으로 가득한 모습니다. |
ⓒ2007 서종규 |
우리들은 비로봉에서 비로사 쪽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보통 내려가는 길은 산행을 정리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비로봉에서 출발하자마자 가장 감동적인 철쭉산행이 펼쳐졌습니다. 산길이 철쭉으로 가득 덮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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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봉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
ⓒ2007 서종규 |
오후 6시,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저녁을 해결하고 광주에 도착하려면 자정을 넘기겠지만 분홍빛 철쭉이 눈앞에 어른거려서 발길이 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로봉에서 내려오면서 통과했던 철쭉터널을 지금도 걷고 있는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소백산 철쭉은 달랐습니다.
17km에 달하는 소백산 철쭉산행은 감동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동행한 조선화 선생은 "비로봉에서 내려오면서 걸었던 철쭉터널을 지금도 지나는 것 같다"고 자랑하였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철쭉꽃이 온산을 덮은 것은 아니지만 "철쭉터널을 지나오면서 새겨진 소백산 철쭉은 영원히 기억 속에 아름답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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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봉에서 비로사로 내려오는 길엔 철쭉나무들이 보통 2-3m 정도 자라서 아름다운 철쭉꽃 터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
ⓒ2007 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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