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물 건너로 모시자 '우르르'…붐비는 '한국 하늘길'

YOROKOBI 2007. 6. 2. 17:05
한국 하늘길이 붐비고 있다. 외국 항공사들이 신규 노선을 만들어 인천공항 등 국내공항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 성수기·비성수기 구분이 없을 만큼 해외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외국 항공사들은 한국 항공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항공사 운항 횟수 급증

1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외국 항공사의 운항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나 증가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우리 국적 항공사 운항이 같은 기간 17.9% 늘어난 것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많은 수치다. 작년의 경우 국적사와 외항사 간 전년대비 운항 증가율은 8.4%로 똑같았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당시 45개였던 외국항공사는 6월 현재 68개로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형 항공사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미 델타항공은 6월 4일부터 인천~애틀랜타 노선(주4회)에 취항한다. 외환위기 직후 아시아 지역 여객 시장이 침체되자 노선을 축소하면서 1999년 한국 운항을 중단한 지 8년 만이다. 유럽 2위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는 기존의 인천~프랑크푸르트(주7회)에 이어 3월 25일부터 부산~인천~뮌헨(주3회)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아직은 중국·동남아시아 지역의 운항 증가가 더 크다. 관광수요가 많은데다 정부가 지난해 이들 지역 국가와 ‘항공자유화 협정’을 많이 맺었기 때문. 항공자유화란 항공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조치로, 두 나라 국적 항공사가 운항 횟수에 제한받지 않고 두 나라 어느 도시든 취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6월 우리 정부는 중국측과 항공자유화에 합의하고 산둥(山東)성부터 우선 실시했다.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산둥성 간 노선 운항 편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9월 한·캄보디아 항공협정에서 2010년부터 항공자유화를 실시하기로 하고, 그 이전까지 양국 간 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후 앙코르와트의 관문인 씨엠립 직항편이 생겨났다. 11월 캄보디아 국적기인 프로그래스멀티항공이 인천~씨엠립(주4회), 김해~씨엠립(주2회)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지난해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은 베트남·태국·미얀마·말레이시아 등 지역 항공사의 진출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4월 한국과 케냐 간 항공회담에서 여객부문 항공자유화에 합의하면서 아프리카 직항 노선도 생겨날 전망이다.





◆항공자유화로 외항사 진출 늘어날 듯=외국 항공사 진출이 늘면서 한국 승객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델타항공이 취항하는 인천~애틀랜타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주7회 운항하고 있어 비행편이 많아졌다. 파멜라 엘리지(Pamela Elledge) 델타항공 글로벌 영업 부문 부사장은 “한국 승객들은 미국 남동부와 남미 지역을 보다 쉽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 FTA 타결로 여행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필리핀항공은 5월 1일부터 인천~마닐라 노선을 기존의 주7회(매일 1편)에서 주14회(매일 2편)로 증편, 필리핀행 비행기 예약이 쉬워졌다. 필리핀항공측은 “밤 시간대에만 출발하던 비행편을 오전 시간대로 확대하면서 사업·골프여행·신혼여행 등 각자의 목적에 맞게 시간대를 고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이 아닌 지방의 공항으로 들어가는 외항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루프트한자가 개설한 부산~인천~뮌헨 노선은 부산~유럽을 잇는 직항편으로서는 유일하다. 부산~홍콩을 주 3회 운항 중인 드래곤에어는 7월부터 주7회 운항으로 늘릴 예정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난 만큼 외항사가 노선을 늘리는 것으로, 국적사가 승객을 빼앗긴다고 볼 수만은 없고, 향후 항공 시장 변화에 따라 외항사의 진출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다양한 노선과 스케줄의 편리성,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