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CIA, 유럽서 비밀감옥 운영<유럽평의회 보고서>

YOROKOBI 2007. 6. 9. 10:52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루마니아와 폴란드에서 테러 용의자를 신문ㆍ고문할 수 있는 비밀 감옥들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유럽평의회가 8일 보고서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

루마니아와 폴란드의 안보 관리들은 9.11 테러 이후 비밀리에 체포된 미국의 중대한 죄수들 중 일부를 억류하는 장소로 자국이 이용됐다는 것을 유럽평의회에 확인했다고 이 보고서를 입수한 영국 가디언 신문이 폭로했다.

19개월 동안 유럽평의회 조사위를 이끈 딕 마티 스위스 상원의원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특히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CIA의 비밀 수감 시설들이 존재했다고 선언할 충분한 증거를 이제 갖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마티 상원의원은 비밀 감옥들은 CIA에 의해 "직접적으로 그리고 독점적으로" 운영됐으며, 미국의 많은 동맹국들이 다양한 기관 차원에서 협력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 죄수들은 아무도 적십자에 대한 접근권을 갖지 못했고, 비판가들이 고문이라고 부르는 CIA의 "강도높은" 신문을 받아야 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CIA 비밀감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지는 1년이 넘었지만, 이번 유럽평의회 보고서는 구체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가디언 신문은 말했다. 이 보고서는 비밀감옥의 활동과 여기에 수감된 죄수들 중 일부의 신원까지 구체적으로 상술하고 있다. 마티 의원은 대서양 양쪽의 정보요원들을 추적하고 그들의 솔직한 고백을 설득하는 노력들을 통해 CIA 비밀감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9.11 후 테러 수 주일 만에 특별 이송 프로그램에 따라 CIA의 항공기가 회원국 영공을 통과하도록 허용하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마티 의원은 "나토의 모든 회원국과 파트너들은 유럽대륙과 그 너머에서까지 CIA 작전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똑같은 불법적이고 관대한 조건들에 서명했다"며 "전에 제기된 일련의 주장들이 이제 입증됐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납치된 다음 고문이 일반적인 관행인 나라들로 이송돼 학대받았다"고 말했다.

테러 용의자들을 실은 CIA 항공기는 민간ㆍ군사 공항들을 통해 수 백 회에 걸쳐 영국을 들락날락했다고 가디언은 말했다.

보고서는 "최고위 정부 당국이 자국 영토 내에서 CIA의 불법 활동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선언할 충분한 근거들을 우리는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