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망증은 대뇌가 건강 하다는 청신호

YOROKOBI 2007. 6. 9. 11:32
건망증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다는 사실 그 자체가 대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얘기다. 대뇌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억은 더욱 강화할 뿐만 아니라, 비슷하지만 덜 사용되는 기억은 적극 억제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 브리스 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명의 건강한 성인에게 단순한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기능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대뇌의 활동량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단어 두 개로 된 세 쌍을 외우도록 했는데 그 중 두 쌍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들이었다. ATTIC-dust(다락방-먼지), ATTIC-junk(다락방-고물), MOVIE-reel(영화-물레).

이번에는 두번째로 연관된 단어의 짝 중 하나인 'ATTIC-dust'를 다시 한번 자세히 보도록 한 다음, 첫 단어들을 이용해 모든 조합의 단어를 떠올려 보라고 주문했다. 피실험자들은 전혀 관계 없는 단어의 조합을 떠올릴 때보다 연관된 단어의 짝을 떠올릴 때 평균 15%나 더 틀리게 답했다. 'ATTIC-junk'보다 'MOVIE-junk'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fMRI 영상을 검토한 결과 테스트 동안 참가자들의 대뇌는 경쟁적인 기억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은 물론, 기억을 지우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서 매우 왕성한 활동이 벌어졌다.

대뇌의 한 부분에서는 'ATTIC dust' 'ATTIC junk'를 서로 모순되는 기억으로 파악하여 대뇌의 다른 부분에서는 한번밖에 보지 않았던 'ATTIC junk'에 대한 기억을 지우게 한 것이다.

테스트를 반복하자 기억을 지우는 강도가 약화되었는데 이는 기억 적응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유진 오레건대 마이클 앤더슨 교수는 "잊어버리는 과정은 훌륭한 기능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연구팀은 이 과정에 대해 신경생물학적 근거를 명쾌하게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Nature Neuroscience 최근호에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