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여행은 최고의 수업이다

YOROKOBI 2007. 6. 15. 14:48


로마에 도착한 날은 내게 ‘제 2의 탄생일’이자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다. ―괴테

그것은 1764년 10월15일 로마에서였다. 카피톨리누스 언덕의 폐허에 앉아 맨발의 탁발 수도사들이 유피테르 신전에서 드리는 저녁 기도 소리를 듣고 있던 중 처음으로 이 도시의 쇠망사를 집필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에드워드 기번(‘로마제국 쇠망사’의 저자)



18~19세기 동안 유럽 각국의 귀족 사회에서는 여행을 통한 체험 학습이 대유행이었다. 이름하여 그랜드 투어(Grand Tour). 자녀에게 학식이 뛰어난 가정교사와 함께 유럽대륙 곳곳을 여행하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한 체험 학습으로 짧게는 수 개월에서 길게는 6~7년까지 소요됐다.

파리, 피렌체, 베니스가 주요 경유지였고 최종 목적지는 로마였다. 특히 영국에서는 그 옛날에 한 해에만 4만여 명이 유럽 대륙에 체류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그 탓에 대학교육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귀족들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도 그랜드 투어 대열에 동참했고, ‘국부론’의 저자인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가정교사 자격으로 그랜드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제 우리도 유럽 귀족들처럼 자녀와 함께 그랜드 투어를 떠나보면 어떨까. 이미 교육열이 높은 엄마들 사이에서는 방학이나 긴 연휴기간을 이용한 교육 여행이 한창이다. 영어를 위한 조기유학이나 해외캠프를 뛰어넘어 여행을 통해 진짜 세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세계사 지식을 귀띔해줄 수 있고 아이와 살을 맞대고 소중한 추억까지 만들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교과서나 인터넷을 뒤져도 교육 여행에 필요한 정보 수집이 쉽지 않다는 불평은 이제 접자. 4회에 걸쳐 이번 여름 방학 동안 다녀올 만한 유럽의 그랜드 투어 코스를 차례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