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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을 아시나요…부작용 우려

YOROKOBI 2007. 6. 21. 16:14
 “‘인증’을 아시나요”

얼마전 한 유명인터넷 사이트가 들썩였다. 한 여성 네티즌이 “자신이 여성임을 밝힌다”며 상반신이 노출된 ‘인증’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사진에 찍힌 손에는 자신 컴퓨터의 IP주소와 자신의 사이트 닉네임을 적은 메모를 들고있었다.

순식간에 몰린 수많은 네티즌은 “진짜 여자가 맞다”며 환호했고 그는 순식간에 스타로 떠올랐다. 특별히 고정 아이디를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적은 닉네임은 그 사이트의 ‘고정 아이디’가 됐다. 그의 닉네임으로 올라온 글은 다른 글의 4∼5배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 사이에 ‘인증’열풍이 불고있다. ‘인증’이란 자신이 올린 글의 내용이 사실임을 밝히는 일종의 사진 증거를 뜻한다. 인터넷 상에 허위 사실로 남들을 속이는 속칭 ‘낚시’가 유행하면서 생겨난 새 트렌드다. 예를 들어 자신이 모 고등학교 학생이라고 글을 올렸을 경우 교복을 입은 사진이 인증 사진이 된다.

이같은 ‘인증’문화는 새로운 트렌드도 양산해내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는 익명과 글로만 소통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얼굴 사진을 인증해 친밀감을 높인다. 중고 장터를 운영하는 사이트들의 경우 자신이 내놓은 상품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인증 사진이 필수로 여겨지는 곳도 있다. 성인들은 커뮤니티에 자신의 자녀 사진을 올려 유대감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 타인의 관심이나 일시적 자존심을 위해 노출 사진 등을 인증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노출이 심한 사진의 경우 현행법에 저촉될 뿐 아니라 평생 수치심에 시달릴 수도 있다. 현재 유명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상반신 노출 인증 사진을 담은 ‘슴가(가슴을 뜻하는 인터넷 속어) 인증 사진 모음’이 떠돌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이들 사진엔 글을 올린 이의 아이피까지 적혀있어 누군가 악심을 품을 경우 신상정보가 공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명 인터넷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초창기 친목 도모나 정보공유를 위해 사용되던 인증 문화가 학생들에 옮겨가면서 무분별한 노출, 또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