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다 사막화 징후 첫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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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인근과 동해안에 이어 남해안에서 공식 확인된 것은 여수해역이 처음이다.
암반 표면을 백색으로 뒤덮으며 각종 해양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갯녹음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의 영향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여수 해역에서 발견된 면적보다 실제 갯녹음 분포 지역이 훨씬 넓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지난해 해조류가 가장 번성하는 4월 26일∼5월 11일과 해조류가 쇠퇴해 '바람과 큰 물결(풍도)'이 가장 낮은 8월 9일∼9월 2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여수시 돌산읍과 소리도 등 34개 정점을 대상으로 해조류 분포 실태 조사를 벌였다.
남해수산연구소가 발표한 '여수시 해조류 서식환경 실태 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갯녹음이 발견된 해역은 지난 95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소리도 덕포해역 16㏊와 거문도 죽촌 해역 54㏊ 등 모두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남해안에서도 해남과 경남 통영시 매물도 해역 등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전문기관에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92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돼 어패류 생산 감소의 원인으로 주목돼 왔다.
특히 보고서는 "내만역의 경우 투명도가 낮아 조사가 불가능한데다 해조류 서식 가능 수심 분포대가 불명확 해 모든 수심대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표본 조사의 한계 때문에 실제 갯녹음 발생 면적은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갯녹음 발생이 확연히 구분되는 거문도 죽촌·소리도 덕포 해역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암반 해역에 보라·말똥 성게, 고둥류의 서식밀도가 단위 면적당(1㎡) 4∼148개체(96∼1천521g)/㎡가 서식하고 있어, 제주도에서 갯녹음이 처음 발생했던 해역에서의 생물상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거문도 주변 해역은 겨울철 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기후변화에 의한 갯녹음 발생 확률이 그만큼 높은 해역"이라며 "거문도와 백도 주변 수역의 경우 현재는 잘 발달된 해중림(海中林)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온 상승에 의해 갯녹음 발생 우려가 높은 해역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해수산연구소 서성호 연구사는 "제주도와 동해의 경우 물이 맑아 '다이버(diver)' 등에 의해 쉽게 확인되며 해조 자체가 남해안에 비해 잘 발달됐다"며 "하지만 물이 좋다는 여수 소리도의 경우 시야 1m를 확보하기도 힘들었으며, 표본 조사가 아닌 정밀 조사가 이뤄질 경우 갯녹음 분포 지역은 훨씬 넓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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