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바르게 정리된 역사를 재론할 필요조차 없겠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역사관 소유자가 대권을 쥐게 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역사의 시계바늘을 역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학자 임영태는 그의 저서에서 5·16을 이렇게 규정했다. "5·16군사 쿠데타는 4월 혁명을 통해 이제 막 자생적으로 움트기 시작한 한국 민주주의의 싹을 무력으로 잘라버리고 한국 정치의 발전을 후퇴시킨 반역사적 사건이다." 이 말은 곧 그토록 피흘려 이룩한 민주주의! 죽 쑤어 개 준 꼴이 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4·19혁명의 위대함을 다시 봐야 한다. 자유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다. 민주주의는 투쟁 없이 오지 않는다. 고로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독재 국가들도 그 밑에서 데모와 항쟁이 움트는 곳이라면 희망이 있다. 그것이 없는 곳에는 아직도 요원하다.
그런데 우리의 4·19데모는 건국 기초에서부터 철권독재 이승만 정권을 붕괴시켰다. 이는 어느 신생 독립국에서도 볼 수 없는 위대한 국민의식과 역동성에 대한 증거다. 즉 쿠데타 없이도 국가재건과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국민적 잠재력의 표출이었다.
정부 몰락 이후에 필연적으로 따라온 정치적, 사회적 혼란은 새로운 민주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으며 보다 건설적인 기회였다. 결코 쿠데타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의미 있는 혼란을 틈타 합법정부를 전복하고 폭력으로 권력을 탈취한 5·16역모는 정치적 암흑기의 시발이었다.
그렇다면 정치는 망국이며 경제는 구국이었나? 분명 군사쿠데타가 없었다면 이 나라에는 보다 이상적인 정치·경제적 인프라가 구축되었을 것이다. 강력한 미국의 주도하에 있었던 한국과 일본은 비록 격차가 있을지라도 동일한 모델의 민주정치와 시장경제를 뿌리내리고 꽃피웠을 것이다.
군사문화 속의 개발독재가 없었다면 개방문화 속의 일본식 경제발전을 따라가고 또 따라잡았을지도 모른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발전을 보라.
민주항쟁에서 부활한 4·19정신이 5·16에 종지부를 찍었다. 개발독재 경제도 여기서 끝났다. 오늘의 발전은 이를 끝장낸 민족적 힘의 원천이 만들어 내는 역사다.
역사가 아니면, 진리가 아니면, 길이 아니면 아버지의 것일지라도 버려야 한다.
한용상(언론인) nuriys@hotmail.com
'박정희 바로알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도는 박정희가 팔아먹었다! (0) | 2008.07.20 |
---|---|
[스크랩] 한국을 움직이는 박정희 인맥 - 모르던 내용들이 많네요- (0) | 2008.06.26 |
박정희의 청와대가 육영수를 죽인 이유는 뭘까? (0) | 2008.03.06 |
이 시대 '김진홍'들은 박정희 무덤에서 울어라 (0) | 2007.07.24 |
박정희 일가의 사유물 정수장학회, 허가 취소해야...... (0) | 2007.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