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나경원의 궤변으로 포장된 최시중

YOROKOBI 2008. 3. 8. 19:08

2003년 KBS 사장 임명시 한나라당 태도와 지금 비교
2008년 03월 04일 (화) 12:24:41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 media@mediatoday.co.kr)

2003년3월에서 4월까지 KBS 사장으로 내정된 서동구씨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살펴보면 참으로 오늘의 상황과 어쩜 이리도 닮아 있는지 깜작 놀랄 지경이다. 당시 개인적으로는 언론노조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라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날뿐 아니라 한나라당과 전국언론노조의 성명서가 어찌 그렇게 일치했던지.

구구절절 한나라당의 공식입장은 우리의 생각과 같았고, 아마도 노무현 정부에 대항하는 언론시민사회단체와 한나라당의 연합전선이 최초로 이뤄진 역사적 사건이었다.

일단 당시 언론에 보도된 한나라당의 입장을 간략히 살펴보자.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22일 KBS이사회가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언론고문 출신인 서동구(徐東九)씨를 신임 사장으로 임명 제청키로 결정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대통령의 측근이 사장에 임명된다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동아일보 전승훈 기자(raphy@donga.com)가 2003년 3월23일 쓴 기사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25일 서동구(徐東九) KBS 사장 임명에 대해 논평을 내고 공영방송을 어용방송으로 만들기 위한폭거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임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밀실에서 제청된 측근인사의 임명은 대통령의 언론관은 물론 공영방송의 공정성마저 의심케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모든 양심세력과 연대, 당력을 모아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2003년3월25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 한나라당은 26일 서동구(徐東九) KBS 사장 임명에 대해 공세를 계속했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논평에서 "서 사장은 전문성과 중립성, 도덕성 등 공직인사 3대 요소에 모두 중대하자가 있는 무자격, 무자질"이라며 "측근인사를 밀실에서 뽑아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려는 속내를 모를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서 사장 임명 철회를 거듭 요구하며 "우리 당은 국민적 염원인 방송 민주화와 중립화를 확보하기 위해 당력을 모아 투쟁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사장 선임 배경으로 현정권 실세의 개입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방송을 정권의 홍위병으로 삼아 포퓰리즘 정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반민주적, 시대착오적 폭거"라고 성토했다. 김 총장은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사 사장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코드가 맞고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방송중립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3년3월26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한나라당의 성토 장면이다.


한나라, '대통령 언론관' 맹공
이상배(李相培)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KBS사장 인선 파동은 정권의 거짓말, 낙하산인사, 방송장악 음모 등 3가지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대통령 언급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공정성이 전제돼야 존중되는 것이며 자기와 친한 사람을 앉히는 정실인사는 존중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003년4월3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내용 중 일부이다.


한나라당의 당시 입장을 살펴보면 가장 강조되는 핵심표현(key words)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 사장의 전문성과 중립성, 밀실인사 정실인사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방송을 정권의 홍위병으로 삼아 포퓰리즘 정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반민주적 시대착오적 폭거라고 까지 규정했다.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최시중씨로 돌아와서 정리해 보자.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즉 정치적 스승이라고 한다. 이대통령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절친한 친구이며 이명박 정부의 핵심실세라는 이재오 의원과 형 아우 하는 사이란다.

그리고 한나라당 당내 경선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선전 홍보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측근 중의 측근 실세 중의 실세라고 한다. 이런 최씨가 KBS사장을 추천하는 KBS 이사회의 이사를 추천하는 추천권을 쥐고 있다. MBC와 EBS의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이사 임명권과 더불어 EBS의 경우 사장 임명권마저 가지고 있다.

어찌 하오리까? 한나라당은 5년 전, KBS 사장 한 명을 향해서 그렇게 올곧은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어찌하여 5년 후, 이렇게도 표리부동하게 입 싹 닦고 모른체 하며 환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국민을 대 놓고 속이려는 것인가?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인가? 일단 조선일보가 보도한 지난 3월3일 기사를 보고 말하자.


한 "적절한 인선"..당청조율에 만족감
한나라당은 또 통합민주당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의 방송통신위원장 내정과 관련, 대통령과의 친소 여부를 갖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공세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새로 출범하는 방통위의 중요성을 감안해 언론계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큭~. 5년 전, 대통령과 친한 사람을 앉히는 정실인사→5년 후, 대통령과의 친소여부를 갖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공세란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 반 민주적 시대착오적 폭거가 별로 문제 될 것 없는 일로 바뀐 것이다. 유사사건에 대한 동일정당의 전혀 다른 해설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한나라당의 돌변을 보면서 참으로 거짓말과 대국민사기극에 익숙한 집단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그래도 한나라당이 올곧은 목소리로, 그 의도야 어떻했든, 권력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을 외친 적이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싶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가장 강조되며 민주주의의 일차적인 가치인 여론형성의 정상화와 여론의 다양성을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인 공영방송의 이사진을 구성하는 핵으로서 최시중씨를 임명한 이명박 정부의 인사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가 전혀 새롭지도 않고, 독자적이거나 진보적이지도 않은, 한 때 한나라당도 함께 어깨 걸고 투쟁했던 바로 그 상식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멍청하게까지 보이는 통합민주당만 이런 사실을 모를 뿐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마지막 기회는 있다. 한나라당이 2003년에 주장했던 이유로 공청회를 거부한다면 지금까지의 뻘짓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양해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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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나라당 재수없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