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바라나시에 가 보았는가
양재건
그대 바라나시에 가 보았는가
유월의 우기 속으로 끝없이 비가 내리고 안개 자욱한 강가로 이따금 햇빛이 스며들면 생과 사가 함께 어울려 성스러운 강물을 타고 흘러가는 곳
수 킬로미터나 이어진 사원 아래로 시바신을 외치며 강물을 길어 올리고 정화의 능력으로 요동치는 물결 속으로
천국을 꿈꾸며 몸을 누이는 곳 노을이 지는 저녁이면 더없이 하늘이 아름다운 곳
그대 그 바라나시에 가 보았는가 그대 바라나시에 가 보았는가
윤회의 사슬을 끊기 위해 죽은 이들이 제 몸을 태우러 찾아오는 곳 신들의 거리를 돌고 돌면 어느덧 신들과 함께 어울려 천국의 문을 향해 바람이 되어 강가를 휘도는 곳
장작더미 위에서 태워지는 저 주검 속으로 천국을 향해 강물이 꿈이 되어 흘러가는 곳
삶은 고행이고 다시 태어나는 인생은 더욱더 괴로운 것
승려들은 천국으로 가자하며 이곳에 모여 끝없는 기도를 한다 괴로운 생의 이음 그 윤회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곳
그대 그 바라나시에 가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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