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집은 '루바'집이 아니다.
'루바'집은 루버(Louver)집일 뿐, 통나무집은 '루바'집이 아니다.
<Log 통나무란 .......... 원목에 가해진 기계적인 훼손과 변형이 최소화된, 원목 본래의 모습에 가까운 나무를 말합니다. 나무를 단면으로 잘라보면 수피(껍질)와 변재, 심재, 수심의 구조로 되어있는데 이들은 서로 압력을 가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Log house 통나무집이란 .......... 이런 "힘의 균형"이 파괴되지 않은(많은 면을 제재하면 이 균형이 파괴되어 나무가 변형된다) 나무로 하중을 받는 골조를 만드는 집을 말합니다.>
몇 년 전 "통나무집 1 - 포스트&빔", "통나무집 2 - 풀나치" 라는 제목으로 정리한 글의 서두에서 강조한 내용인데 참 많은 분들이 온갖 방법으로 가져다 편할 대로 활용하고 있다. 통나무란, 통나무집이란 무릇 그렇다. 반면에.....
일어사전 : ル―バ― [louver] [명사] 루버. 좁고 긴 얇은 판자를 가로로, 또는 세로로 사이를 띄워서 댄 창. 채광이나 통풍을 위하여 벽이나 천장에 끼우며, 판자의 방향을 바꾸어 광선이나 통풍을 조절함.
속칭 "루바", 홈과 촉이 만들어진 대략 두께 1센티 폭 10센티 가량의 판자를 나란히 끼워 사용하며 통나무집뿐만이 아니라 조립식에도 그리고 목조주택이나 다른 여러 공법의 주택 내무마감에 두루 쓰이는 일종의 '나무 치장재'이다. 다시 말하면 나무이긴 하지만 원목, 통나무, 팀버 이런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내장용 판재라는 것.
"통나무집이 좋은 이유"와 "통나무집에 대한 오해"는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이 그때의 설명만으로 충분하리라. 내가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욱 확신을 가지고 의욕을 불태우는 자신감에는 통나무집을 동경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매우 많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하지만 그중 많은 분들은 여전히 샌드위치 패널로 기본벽체를 만들고 외부는 로그 사이딩을, 내부에는 루버로 도배한 집 그리고 건조가공기술에 대한 노하우나 진지한 고민 없이 제재한 가공재로 쌓아 올린 집, 기둥 몇 개 세우고 루버로 도배한 집 등 여전히 "무늬만, 이름만 통나무집"을 잘 지은 북유럽기계식통나무집이나 원목수가공통나무집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목조주택이나 기계식통나무집은 매뉴얼공법으로 그 나름의 장점이 많다. 그럼에도 목구조 혹은 통나무집을 원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연재인 원목의 멋과 맛(질감)에 매료된 분들이 많으며 이들이 결국 핸드 컷 통나무집의 주인이 된다. 풀나치통나무집이야 더 말해 무엇 하랴! 이는 물론이고 핸드 컷 통나무집이라면 포스트&빔 또한 원목으로 짜인 구조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이 원목구조는 1층 면적이 28평, 2층까지 합하면 대략 40평가량 된다. 앞서 비유한 대로 '한 눈에도 원목을 반차는 썼을까?' 궁금해서 "기둥 몇 개 세우고 루버로 도배한 집"이라고 표현했던 비슷한 규모의 단순한 통나무골조와 비교해 보면 어떤 의미인지 분명해 진다.
어느 건축공법이나 그 나름의 개발배경과 기술적인 원리가 있다. 예를 들면 목조주택은 대량보급이란 목표를 가지고 탄생한 보급형 공법인데 그 배경과 원리가 합리적이어서 경제적인 건축비로 기능적인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런 목조주택의 장점을 생각하면서도 왠지 각재와 합판만으로 이루어진 목조벽체가 뭔가 허전하다고 느끼는 분은 몇 개의 내력기둥이라도 통나무로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흙집은 통나무집과 더불어 생태주택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말하자면 본질에 가까운 흙집을 짓는 일은 쉽지 않고 또 건축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든다. 그래서 생활건축이라는 의미부여를 강조하며 다소 간소한 양식으로 집을 짓는 예가 많은데, 그중에는 흙벽돌로 복층을 짓기 위해 간략한 구조로 통나무뼈대를 만들고 황토 벽돌로 마감하는 소위 '통나무황토집'이 유행이다.
기실 포스트&빔 공법은 내가 하는 원목 Hand-cut Post&Beam 뿐만 아니라 원목을 큰 각재로 켜서 기계적인 가공을 많이 하는 Timber Frame 이나 핸드 컷 방식을 기계화 한 프리 컷(Free cut)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물론 이 모두는 그 재질이 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내력구조를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므로 핸드 컷 포스트&빔 구조라 하더라도 "통나무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조가 아니라면, 최소한의 "빈 약 한" 내력구조보다는 차라리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팀버프레임이나 프리 컷 통나무골조가 오히려 더 환영받을 수도 있으니 진지하게 통나무건축에 정진하는 분들의 의욕을 꺾는 한심한 짓이다.
건축주는 "통나무집"을 원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통나무황토집'골격에 가까운 단순한 뼈대를 만들고 "나무집"임을 강조하려고 내부를 온통 루바로 돌렸거나 루바 벽체만으로는 어쩐지 허전해서 통나무 "기둥" 몇 개가 필요한 것이라면 '통나무황토집'이라는 이름처럼 '통나무루바집' 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리라. 그런 것도 통나무집이라고 부르면 소비자들이 정말 헷갈리지 않겠는가!
루버 집은 어디까지나 루버집일뿐, 통나무집은 루버집이 아니다.
<참고목록>
통나무집 1 - 포스트 & 빔 http://cafe.daum.net/ewoodman/G7F/2
통나무집 2 - 풀나치(Full notch) http://cafe.daum.net/ewoodman/G7F/3
통나무집이 좋은 이유 http://cafe.daum.net/ewoodman/G7F/52
|
'전원주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집짓기 관련] 집을 짓기 전에... (0) | 2009.07.22 |
---|---|
[조경수 관련] 묘목재배 (0) | 2009.07.22 |
[스크랩] 북미의 통나무집, 통나무건축 Handcrafted Log house (0) | 2009.07.12 |
전원주택 참고 사항 (0) | 2009.07.12 |
편백나무와 황토로 만든 건강침대 '인기' (0) | 2009.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