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웅장함 대신 소박함으로 예술이 된 성전…

YOROKOBI 2009. 8. 21. 15:31
세계의 교회건축순례/정시춘 지음/발언

"보시기에 좋았더라."

사람들은 건물의 웅장함이나 화려함을 보고 놀라고 경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건축의 아름다움은 전혀 다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건축의 조화로움에 있다. 그것은 자연의 질서에 잘 통합된 모습이다. 또한 그 안에 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에 달렸다. 그리고, 그것을 담고 있는 공간과 그 공간이 잘 우러나야 한다.

교회 건축도 마찬가지다. 교회가 위치한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고, 공동체의 아름다운 사역을 위한 훌륭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그 표지로서 교회를 통해 창조주의 뜻을 잘 드러낼 때 진정한 아름다운 교회 건축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우주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고 참 기뻐하셨다. 인간에게도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선물했다. 아울러 감상하고 누릴 수 있는 여유도 주셨다. 그래서 세계 대부분의 교회들은 교회를 지으면서 아름다움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 건물은 그리 흔치 않다.

아름다운 건축은 어떤 것일까. 서양의 건축 역사에서 교회 건축은 항상 그 중심 주제였다. 그들은 지난 2000년 동안 교회 건축을 통해 하나님의 세상에 대한 뜻과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소망을 담아내려 했다. 교회는 비록, 시대에 따라 교회 건축을 교권이나 교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했지만, 교회 건축을 통해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세상에서의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려는 순수하고 진지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 책에는 대형 교회보다 지역에 흩어져 있는 작은 교회들을 주로 소개했다. 건축계에서 높이 평가되는 작품들이 대부분 작은 교회다. 이는 큰 교회들에 비해 작은 교회에서 보다 더 자유롭고 창조적인 디자인의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이 책이 뜻이 있어도 교회가 작기 때문에 아름다운 교회를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많은 작은 교회들에 용기를 준다. 한국교회는 지난 124년 동안 급성장을 이뤘다. 전국에 5만여 교회가 있다. 그러나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 건축이라고 이를 만한 작품은 흔치 않다. 이는 그 성장 과정에서 엄청나게 불어나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의 양적 확보에 급급한 탓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건축문화에 대한 일반의 인식 부족에 있었다.

저자는 수차례에 걸쳐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교회 건축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교회들을 답사했다. 그 과정에서 중세의 수많은 성당들의 아름다움과 웅장함 그리고 화려함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 천국에의 열망과 함께 중세 기독교의 타락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작고 소박한 현대 교회들의 아름다움을 통해 하나님과 세상을 섬기는 참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책은 세계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미국의 유니티교회, 프랑스의 롱샹교회, 독일의 화해의 교회, 일본 도쿄의 물의교회 등 37개 교회를 제대로 소개한다. 이들 교회는 대형 교회가 아니고 대부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작은 교회다. 실제로 건축계에서 높이 평가되는 작품은 대부분 작은 교회다. 이는 대형 교회들에 비해 작은 교회들에서 자유롭고 창조적인 디자인의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은 역시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는 것이다. "뜻이 있어도 교회가 작기 때문에 아름다운 교회당을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많은 작은 교회들에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자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서울시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 정주건축연구소를 설립, 현재까지 대표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