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 신문 기자 출신인 후루노 요시마사(73)는 도호출판사에서 펴낸 '김대중 사건-마지막 특종'이라는 책에서 올해 75세인 당시 육상자위대의 한 장교가 고토다 마사하루 당시 관방차관으로부터 김대중 납치 사건에 침묵을 지킬 것과 시즈오카현 지역에서 9월부터 12월까지 언론을 피해 은신해 있도록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고토다 차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정부 비밀 요원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을 감추려 했으며 이 자위대 장교는 은신 자금으로 고토다 차관으로부터 1천300만엔을 지급받았다고 책은 밝혔다.
책에 따르면 이 자위대 장교는 1969년부터 주일 한국대사관의 중앙정보부(KCIA) 파견요원인 김동운 1등 서기관과 접촉해 왔으며 김동운은 이 장교에게 도쿄에 체류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자위대 장교는 김동운의 요구가 '(김 전대통령을) 용이하게 납치하기 위한 것'임을 알고 납치 직전에 김과의 협력을 중단했다고 책은 밝혔다.
이 자위대 장교는 납치사건 발생 4일 후 도쿄 경시청에 사건경위를 밝혔으며 언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 당국의 감시 사실을 보도하자 상부로부터 잠적을 지시받았다는 것.
마이니치 신문 서울 특파원을 지낸 후루노는 납치사건에 대한 한-일 양국간의 이른바 정치적 해결로 인해 일본 외교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깨졌다면서 이는 큰 문제로 미-일간의 비밀핵합의보다 더 파괴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7년 사건 조사보고서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납치하기 위한 비밀작전을 암묵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KCIA 요원들은 납치한 김 전 대통령을 배로부터 바다에 빠트리려 했으나 미군 헬리콥터가 선박 위를 저공 비행하는 바람에 이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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