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천안함

천안함 합조단, 도면 바꿔치기의 마술을 하다.

YOROKOBI 2010. 6. 7. 14:39

지난 5월 20일, 천운으로 그 유명한 <1번 어뢰 추진부>를 건져내어 보관하고 있던 천안함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어뢰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도면을 공개했습니다.  의미 없는(!) 일어가 쓰여진 북한의 어뢰도면은 남미 어느 국가에서 자랑스런 대한민국 해외정보원이 역시 천운으로 우연히 입수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설계도면이란 것을 보는 눈도 없거니와 그쪽 방면으론 전혀 아는 바가 없으나, 설계도면과 실물 어뢰 추진부의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나름 분석한 결과 도면과 <1번>어뢰 추진부는 대략 일치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어뢰 추진부라는 곳은 프로펠러와 방향타가 주된 요소인듯 합니다. 그래서 위 사진의 북한 어뢰 설계도면과  북한 어뢰 실물 추진부를 비교해보건데, 만일 북한 어뢰의 완전한 모습이 있었다면 그 추진부는 아마 아래의 어뢰와 같은 종류였을 것이라 판단되는 군요. 

 

즉, 방향타가 프로펠러보다 앞쪽에 있고 프로펠러는 어뢰의 가장 후미에 노출된 형태 말입니다. 설계도면과 추진부 실물을 보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합동조사단이 정작 북한 어뢰라며 컬러로 확대 제작한 도면을 보면

실물추진부와 완전히 다른 어뢰입니다.  이 기이하고도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걸까요? 기자들을 상대로 도면을 공개하고 세부설명을 하는 동안 슬그머니 도면이 바꿔치기된 것인가요? 위의 사진에서 빨간선으로 윤곽을 잡아놓은 도면 상의 추진부는  아래의 실물 사진과 전혀 다릅니다. 

 

즉, 방향타와 프로펠러의 위치가 다르고 모양도 전혀 다릅니다.   설계도면과 전혀 다르게 생긴 실물 추진부를 마치 도면과 실물의 정확한 매치라는 듯이 선으로 연결해놓은 위의 사진을 보면서 ,  이 단순하고도 아마추어적인 우격다짐 조작에 언론마저 속아 넘어간 것이 아니라 실은 적극적으로 조작에 동참하는 언론이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수출용어뢰  CHT-02D 설계도면대로 어뢰를 만들었다면 당연히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어야합니다.

적어도 어뢰의 후미부분 모습은 위와 같아야 합니다.

 

이제 민군합동조사단 여러분께 질문드립니다. 두개의 설계도면이 같은 것인가요? 서로 다른 설계도면이라고 생각하는 건 단지 저의 비전문가적인 무지에 기인한 맹목적 의혹제기에 불과한 것인가요?  존경받는 과학자이신 민간측 조사단장님께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르면 알면된다, 자신이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자들의 비과학적인 태도가 불필요한 가설을 만들고 사회를 분열시킨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역시 어떤 전문적 지식도 없이 서툰 눈썰미로 두개의 설계도면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회 분열주의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그렇다면 높은 식견과 전문적 지식으로 부디 친절한 가르침을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건져 올린 어뢰 추진부와 설계도면이 완벽히 일치한다고 주장하며 반쪽짜리 설계도면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그 설계도면이  북한 어뢰라고 주장하며 두번째 도면을 등장시키는 이순간이

바로 황당한 도면 바꿔치기의 순간이라는 사실은,  어떤 과학적 소양없이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명백히 다른 후미 프로펠러 부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위의 보도자료처럼 한 컷에  동시에 버젓이 실리기도하는 이 기이한 현상이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한편 설계도와 어뢰추진부가 다르다는 어느 영국인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 측은 28일 "설계도의 어뢰와 공개된 어뢰는 일치하는 것"이라고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이미 해외 전문가들도 설계도와 어뢰가 일치한다는 점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글 게재자가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가진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조사단원은 40년 이상 해당 분야를 연구해 온 사람들"이라며 "이미 영국 조사단도 인정한 바"라고 덧붙였다.>라는 기사가 있군요.  


 

제일 위에 게재한 사진을 보면 분명 설계도면과 실물 추진부는 일치해 보입니다.  아니 좀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어뢰 추진부를 보고 역으로 추진부가 남아있는 뒤부분 일부만의 설계도면을 비슷하게 만들어낸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으니 함부로 단정하진 않겠습니다. 아마도 해외 전문가들이 일치한다고 동의한 설계도는 바로 그 일본어가 쓰여져있다는 반쪽짜리 도면이었을 것입니다. 실제 일치하니까요. 

 

그러나  그 설계도는 CHT-02D 북한어뢰 내부도에 나타난 후미부분의 설계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또한 당연히  CHT-02D 북한어뢰의 설계도면과 쌍끌이 어선이 건져올린 실물 추진부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내는 능력은  40년 해당연구 전문가만 가질 수 있는 고도의 식별 능력이  결코 아닙니다.  식견이 없어도 판단할 수 있는 명백히 다른 모습, 다른 구조의 추진부를 가진 어뢰입니다.

 

천안함 합동조사단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백령도 해역에서 천운으로 건져올렸다는 1번어뢰 추진부를 설명하는데 외국전문가와 언론 또는 국민들에게 서로 다른 두개의 설계도면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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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글을 쓴 후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분들의 태도와 몇몇 언론보도를 살펴보았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매직잉크가 남느냐 마느냐, 초병이 물기둥을 보았느냐 마느냐와 같은 검증하기도 힘들고 결론을 내리기도 힘든 거시적(?)인 문제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축구공이 담벼락에 맞은 후 어떻게 유리창을 깼을까를 검증하면서 탄성계수를 따지고 가죽의 재질을 따지고 목격자를 찾아 헤매지만 정작 럭비공을 가져다 놓고 갑론을박하는 현실처럼 느껴집니다. 매우 흥미롭습니다.

 

산업혁명 후 자동차가 발명되고 급속히 발전할 때 일단의 과학자집단은 '자동차는 시속 60km를 넘지 못한다'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 이유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자동차가 진공상태가 되기 때문이라는 매우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었습니다. 

검증할 수 없고 시현해볼 수 없는 과학적 주장은 말 그대로 가설일뿐이며, 몇가지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 할지라도 공허한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매직잉크가 타느냐 마느냐 말고도 진실을 추적하고 거짓을 증명할 방법은 있습니다. 거창하지만 불분명하고, 합리적  논쟁인듯 하지만 오히려 또 다른 조작과 거짓 주장을 만들어 내기 더 쉬운 무의미한 논쟁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명백한 물증과 초보적인 상식의 눈으로 현상을 확인하십시오.

 

다시 한번 묻습니다. 명백히 다른 어뢰도면, 실물과 다른 어뢰 도면이 눈앞에 있는데 물기둥을 본 견시병을 찾아 헤메야 할까요?  권총의 설계도면을 놓고 소총이라고 눈앞에서 우기고 있는데 열역학과 재료공학의 고차원적인(?) 논쟁에 매달여야 할까요?

 

많은 대중들은, 북한 어뢰에 대한 언론보도를 통해 모호한 추상적 이미지만 주입받았을 뿐 그 일치성이라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한국 언론에게 실제 도면과 건져 올린 어뢰 추진부의 정확한 일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어뢰면 됩니다.

 

한국언론에게 어뢰는 상상화에 불과합니다.

 

 

적당히 화려한 그래픽으로 점철된 새빨간 거짓 어뢰의 모습이 대중들의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며, 정확한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다그칩니다.

뭐가 진짜 북한산 어뢰인지,  건져올린 추진부와 일치하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됩니다. 대중들은 이제 '어뢰의 꼬리 부분은 발사하기 전에 마음대로 변형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축구공과 럭비공을 같은 컷에 올려 놓고 있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됩니다. 그냥 공이면 되니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합조단은 두개의 어뢰도면을 사용했고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물로 건져 올린(?) 추진부는 북한 어뢰 CHT-02D의 설계도와  전혀 다릅니다.

 

이건 너무 지엽말단의 문제라서 잉크에 끓은 물이나 끼얹어 보시겠다고요....? 그러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