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목사가 아들에게 세습하는 교회 어딘지 봤더니…

YOROKOBI 2013. 7. 5. 10:11

62곳 이미 세습 끝내… 22곳은 세습 추진

"교회세습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단분포에 있어 예장 합동, 기감, 예장 통합 등 한국교회에서 교세가 상대적으로 큰 교단에서 세습이 많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단별 교세, 교회 수 등을 고려해 볼 때 교회 세습이 단순히 특정교단이나 교회의 상황만이 아님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3일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회의 실명을 포함한 세습 실태를 공개하고 현재 대물림을 추진 중인 교회의 세습 중단을 촉구했다.

세반연은 지난 3월 12일부터 세습과 관련한 제보를 128건(중복 포함) 받았다. 이 중 62개 교회가 이미 세습을 끝낸 사실과 22개 교회가 세습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세습이 확인된 교회 62곳을 규모별로 보면 교인 5000명 이상인 데가 6곳, 1000∼5000명인 교회가 19곳, 500∼1000명이 13곳, 50∼500명이 24곳이었다.

세습 유형은 아들이나 사위에게 담임목회를 직계세습 한 교회가 56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지교회 세습, 징검다리 세습 등 기타 유형이 6곳으로 파악됐다.

교단별로는 예장합동과 기감이 각각 17곳, 예장통합 6곳, 예성 4곳, 기침 3곳, 예장합신 2곳, 기성 2곳이었다. 또 예장고신, 예장백석, 기장, 기하성, 선교단체 등 기타가 11곳으로 집계돼 교회세습이 특정 교단이나 교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이 단체는 분석했다.

교회가 있는 지역을 보면 서울 31곳, 경인지역 24곳, 대전·충청 5곳,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각 1곳이었다.

세습이 완료된 시점은 2000년 이전 8곳, 2000∼2002년 6곳, 2003∼2004년 5곳, 2005∼2006년 6곳, 2007∼2008년 8곳, 2009∼2010년 6곳, 2011∼2012년 16곳, 2013년 6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습이 이뤄진 교회의 절반 가까이는 선임목사가 한기총 회장(4곳)이나 교단 총회장(14곳), 감리교 감독(10곳)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반연은 "세습을 단행한 62개 교회들 중 절반에 가까운 28개 교회의 담임목사가 교단 총회장, 감리교 감독, 한기총 총회장 출신이었다"며 "선거과정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해 온 부정과 비리로 상징되듯, 한국교회에서 이들의 위치가 가지는 절대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세습시도는 다수 교회에 큰 파급효과를 지난다"고 우려를 표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충현교회, 광림교회 등의 교회세습 과정에서 발생한 시비와 분란으로 인해 교회세습 이슈가 대두됐다. 이후 교계 안팎에서 격렬하게 세습반대여론이 공론화됐지만 현재까지 광범위하게 점진적으로 세습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