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의 기법-향기의 에센스
향수를 만드는 것은 꽃의 영혼인 향기를 뽑아내는 일이다.
그러나 꽃들이 어찌 제 영혼을 쉽게 내주랴.
그래서 우선 꽃의 특성에 걸맞게 달래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다음, 꽃잎이 향기를 한껏 머금고 있는 시간을 맞추어 정갈하게 딴다.
적당히 말리고 찌고 끓이는 과정을 거쳐서 침지법· 냉침법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농축·정화·정류의 가느다란 냉각관을 통해
향기의 에센스를 한 방울 한 방울 받아낸 것이 곧 향수이다.
어쩌면 시를 쓰는 과정도 이와 같은 작업이 아닌가 싶다.
시인이 식물과 눈을 맞춰 오브제를 택한 다음,
언어의 재료들을 시작(詩作) 가마 속에 넣은 후 불길을 세게 또는 여리게 당겨가며
상상력과 이미지를 증류, 여과함으로써 비로소 한 편의 시가 형상화되는 이치나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시는 삶을 증류하여 뽑아낸 진액이다.
손끝이 열쇠라 했던가.
손끝이 닿는 대로 시작 가마에 불길을 당겨보자.
시의 진한 즙을 뽑기 위한 농축 과정이라고 할까.
출처 : 퇴고의 기법-향기의 에센스
글쓴이 : 소네타 원글보기
메모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운율과 시의 형식은 주제에 영향을 미친다 (0) | 2007.05.28 |
---|---|
[스크랩] 시의 테마(주제의 의미) (0) | 2007.05.28 |
[스크랩] 퇴고의 기법 3-시다운 시만 쓰자 (0) | 2007.05.28 |
[스크랩] 퇴고의 기법 2-시를 삭히는 법 (0) | 2007.05.28 |
[스크랩] 퇴고의 기법 1-형상화 (0) | 2007.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