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크랩] 기획 인터뷰 - ①당신은 쌀에서 무엇을 보십니까?

YOROKOBI 2007. 6. 13. 12:36

 

당신은 쌀에서 무엇을 보십니까?

 

농림부 식량정책국 오경태과장 인터뷰

식량정책국 오경태

 

칼로스 쌀이 최고였던 때가 있었는데, 한국 쌀이 힘을 얻기까지 공공연한 비밀사연...

서울 S대 앞에서 ‘힘?는 식당’을 운영하는 K씨는 한달 전 사간 20kg짜리 150포대 중 안
팔리고 남은 50포대를 반품하러 왔다. 과거 미국 부대에서 나온 칼로스쌀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K씨. 80년대 부유층 시대에서는 명품 쌀로 통했던 칼로스쌀이 “찰기가 없다.” “식은 밥에 물로 다시 데운 것 같다”라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고 한다.
 

 

 <대학생 기자 이수형, 식량정책과장 오경태(가운데), 대학생 기자 최명아>

 

찰기 없고 푸석푸석한 '통일벼'를 먹던 보릿고개 시절, 미군을 통해 들어온 칼로스 쌀은 국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 좋고 윤기 나는 최고의 쌀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흘러 2007년에 이른 오늘날, 오랜 진통 끝에 한국에 수입된 칼로스 쌀은 아직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는 그저 그런 쌀이 되어 버렸다. 맛도 좋고 영양에도 신경 쓴 각양각색의 한국산 쌀이 넘쳐나는 이 시대가 오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금은 일인당 쌀 소비량이 연간 78.8kg에 불과하지만, 40년 전만해도 쌀의 수요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공급을 늘이기 위해 농림부의 식량정책과에서는 정부가 시장보다 높은 가격으로 곡물을 매입함으로써 농민의 농가 소득을 일정부분 보장해주는 추곡수매제를 통해 쌀 공급의 양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땀 흘려 추수한 농산물이 안정적인 가격에 판매되므로 더욱 농사에 힘쓸 수 있게 되었고, 결국 공급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상황은 200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식습관 변화와 다이어트열풍으로 인하여 쌀 소비량 감소로 공급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외국쌀에 대한 대응과 쌀 품질의 고품격화로의 전환을 위하여 공공비축제와 소득보전직불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좀 더 새롭고, 다양하고,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국민들에게 쌀은 더 이상 매력적일 수 없다. 줄어드는 쌀 소비량은 막을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일 것이다. 정부는 쌀 소비량을 늘이기 위해 떡 만들기 행사, 쌀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홍보행사를 통해 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표적인 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무엇이든 브랜드화 되가는 요즘, 지나치게 많은 쌀 브랜드가 난무하고 있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수십 개의 상표 앞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헷갈리기만 할 뿐이다. 그 때문에 식량정책과에서는 지역별로 브랜드를 통합하여 대표적인 몇 가지의 브랜드만을 육성하는 정책을 모색 중이다. 원산지와 특성을 명확하게 나누어 소비자로 하여금 쉽게 비교해보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정책이 정착될 쯤이면 우리들은 더 이상 이름도 모양도 다양한 쌀포대 앞에서 갈팡질팡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쌀은 한국의 역사를 함께해온 오랜 친구이자, 오늘 하루를 지탱해나가는 힘의 원천이다. 너무나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깨닫지도 못하지만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우리는 또 따뜻한 쌀밥을 찾을 것이다. 이렇게 고품질의 맛있는 쌀이 우리 곁에 넘쳐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사숙고한 정책의 힘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높고 푸른 하늘과 누런 황금빛 들녘의 환상적인 조화앞에 진한 감동마저 느끼게 하는 우리의 쌀. 힘들었던 과거의 상처도 때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듯이. 쌀의 시련과 고난도 개방의 파고를 견더 힘차게 세계로 전진하기를 마음속으로 되뇌어 본다.

우리 농산물을 사랑합니다

 

농림부 대학생 기자 이수형
농림부 대학생 기자 최명아

출처 : 기획 인터뷰 - ①당신은 쌀에서 무엇을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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