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역설/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박정숙 옮김/에코리브로/1만8000원
복지국가혁명/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회 지음/이정재 편저/밈/2만원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1980년대 가수 정수라가 부른 ‘아∼대한민국’ 가사의 일부다. 노랫말처럼 대한민국은 선진국 진입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고, 한강엔 유람선이 떠다니고 있고, 자가용은 필수품이 됐으며, 냉장고엔 언제나 꺼내기만 하면 먹을 음식이 많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놀이공원과 야외로 들놀이를 가고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산과 바닷가로, 혹은 외국으로 휴가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저녁이든 새벽이든 전화 한 통화면 원하는 장소로 음식이 배달되고, TV를 보며 원하는 쇼핑도 마음대로 하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정녕 우리는 행복한가. 물론 아니다. ‘우리는 왜 더 잘 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라는 부제를 단 ‘진보의 역설’은 물질적인 면에서 엄청나게 발전했음에도 사람들은 왜 “예전엔 살기 좋았지” “그때가 좋았어” “점점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복지국가혁명-한국형 복지국가정책 모델’은 서구의 실패한 복지국가 모델을 넘어 이상적인 한국형 복지모델을 모색하는 책이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던 대다수의 사람은 왜 그에 비례하는 행복감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더 힘들어졌다’고 말할까. 그러면서 나름대로 유토피아를 꿈꿀까. ‘뉴스위크’ 객원 편집인인 ‘진보의 역설’ 지은이 그레그 이스터브룩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이용해서 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나름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현실이 바라던 유토피아처럼 발전한다 해도, 그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거나 결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연이어 나타나는 등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기준에서 유토피아로 보이는 미래사회도 그 시대가 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있을 것이 뻔하다. 그러니 만족감과 행복은 자꾸 미뤄지게 마련이다.
지은이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삶의 수준이란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이지만 삶에서 의미가 결핍되었다고 느낌에 따라 사회가 ‘물질적 욕구’만이 아닌 ‘의미의 욕구’까지 충족해야 행복한 사회가 성립된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의미의 욕구’를 채워주는 방법은 용서하고 감사하고 낙천적인 태도, 즉 이타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성들의 실천이다. ‘긍정 심리학’으로 불리는 이러한 실천행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며, 그것은 다시 이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드는 원천이 된다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지은이는 여기에서 영국 평론가 존 러벅의 말을 인용해 “행복은 바이올린처럼 연습을 통해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 행복하고 낙천적으로 살려면 그에 합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지국가혁명’은 국민 전체가 행복하고, 국민 전체가 잘사는 사회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복지국가 SOCIETY’(www.welfarestate.net) 회원들이 집필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모든 국민을 행복할 수 있게 하는, 즉 우리나라를 제대로 된 복지국가로 만들자는 정책 조언서다. 19명의 지은이는 선별적 복지국가 체제에서는 저소득층만 복지 혜택을 입을 뿐, 막상 가장 많은 조세 부담을 안고 있는 중산층이 제외되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며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주장한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부에 상관없이 양질의 저렴한 교육복지, 의료복지, 주거복지, 노후복지를 누리는 세상이 추구해야 할 국가 모델이라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국가가 실현된다 해도 남는 의문은 있다. 과연 모든 사람은 행복할까.
복지국가혁명/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회 지음/이정재 편저/밈/2만원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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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가수 정수라가 부른 ‘아∼대한민국’ 가사의 일부다. 노랫말처럼 대한민국은 선진국 진입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고, 한강엔 유람선이 떠다니고 있고, 자가용은 필수품이 됐으며, 냉장고엔 언제나 꺼내기만 하면 먹을 음식이 많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놀이공원과 야외로 들놀이를 가고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산과 바닷가로, 혹은 외국으로 휴가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저녁이든 새벽이든 전화 한 통화면 원하는 장소로 음식이 배달되고, TV를 보며 원하는 쇼핑도 마음대로 하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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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박정숙 옮김/에코리브로/1만8000원(왼쪽) 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회 지음/이정재 편저/밈/2만원 |
그러나, 정녕 우리는 행복한가. 물론 아니다. ‘우리는 왜 더 잘 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라는 부제를 단 ‘진보의 역설’은 물질적인 면에서 엄청나게 발전했음에도 사람들은 왜 “예전엔 살기 좋았지” “그때가 좋았어” “점점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복지국가혁명-한국형 복지국가정책 모델’은 서구의 실패한 복지국가 모델을 넘어 이상적인 한국형 복지모델을 모색하는 책이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던 대다수의 사람은 왜 그에 비례하는 행복감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더 힘들어졌다’고 말할까. 그러면서 나름대로 유토피아를 꿈꿀까. ‘뉴스위크’ 객원 편집인인 ‘진보의 역설’ 지은이 그레그 이스터브룩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이용해서 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나름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현실이 바라던 유토피아처럼 발전한다 해도, 그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거나 결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연이어 나타나는 등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기준에서 유토피아로 보이는 미래사회도 그 시대가 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있을 것이 뻔하다. 그러니 만족감과 행복은 자꾸 미뤄지게 마련이다.
지은이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삶의 수준이란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이지만 삶에서 의미가 결핍되었다고 느낌에 따라 사회가 ‘물질적 욕구’만이 아닌 ‘의미의 욕구’까지 충족해야 행복한 사회가 성립된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의미의 욕구’를 채워주는 방법은 용서하고 감사하고 낙천적인 태도, 즉 이타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성들의 실천이다. ‘긍정 심리학’으로 불리는 이러한 실천행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며, 그것은 다시 이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드는 원천이 된다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지은이는 여기에서 영국 평론가 존 러벅의 말을 인용해 “행복은 바이올린처럼 연습을 통해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 행복하고 낙천적으로 살려면 그에 합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지국가혁명’은 국민 전체가 행복하고, 국민 전체가 잘사는 사회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복지국가 SOCIETY’(www.welfarestate.net) 회원들이 집필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모든 국민을 행복할 수 있게 하는, 즉 우리나라를 제대로 된 복지국가로 만들자는 정책 조언서다. 19명의 지은이는 선별적 복지국가 체제에서는 저소득층만 복지 혜택을 입을 뿐, 막상 가장 많은 조세 부담을 안고 있는 중산층이 제외되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며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주장한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부에 상관없이 양질의 저렴한 교육복지, 의료복지, 주거복지, 노후복지를 누리는 세상이 추구해야 할 국가 모델이라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국가가 실현된다 해도 남는 의문은 있다. 과연 모든 사람은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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