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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수단은 막 끝난 내전으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이곳에도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현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장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집이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선교사들은 교회 건물 짓기에 바쁘다. 현지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예배당을 짓는 것이 목표다. 그것도 가장 좋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교회에 사진도 찍어 보내고, 예배당 헌당식도 해야 한다. 장면 2. 몇 년 전부터 한국교회에는 '땅 밟기'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예수님의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을 찾아가, 땅을 밟고 온다는 내용이다. 땅 밟기를 하는 이들은 성경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얘기인데,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가 밟는 땅을 네게 주리니…너로 인하여 그 땅의 백성들이 축복을 얻으리라."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가 하고 있는 대부분 땅 밟기 사역은 그저 '땅만 밟고 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땅 밟기의 근거로 내세우는 아브라함은 땅만 밟은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들과 함께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했다. 만약 한국교회 교인들이 이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지금처럼 하는 땅 밟기는 허례허식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땅만 밟고 오는 것이 아닌데…'
세계선교협의회는 'TARGET 2030'이라는 이름으로 2030년까지 10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다. 지난 1988년 파송 선교사 숫자가 550명이던 시절, 한국교회는 2000년까지 1만 명의 선교사를 해외로 보내겠다는 꿈(?)을 실현했다. 이 단체는 'TARGET 2030'의 성공을 위해, 5차 5개년 계획을 세웠다. 한국교회의 일방적 선교는 어제오늘 일의 문제는 아니다. 교회 내부에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변한 건 없다.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전하는 사람의 열정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나오는 행태다. 양국주 선교사(열방을섬기는사람들 대표)는 한국에서 선교사를 파송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의 문화와 풍습은 도외시하고, 일단 가서 교회를 세우고 예수를 전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물론 많은 신학교나 선교사 양성 기관에서 선교사를 파송하려는 나라에 대해 교육하긴 하지만, 부족하다. 국내에 있는 모 교단은 약 200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런데 이 중 10%에 달하는 200여 명이 신학교를 세웠다. 양 선교사는 이를 보면서, '보여주기에 급급한 한국의 선교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현지인과 어울리고 함께 생활한다는 생각보다는, 어찌됐든 신학교를 세워 예수를 믿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현지 문화와 상황 이해하는 선교사는 적어' 구교형 목사(평화누리 사무국장)는 "선교 지상제일주의를 내세우는 많은 사람은 현지인들도 나름대로의 역사와 생각을 하는 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예수의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선교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시각으로 선교를 하러 가면, 복음의 전령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신적 점령군이 될 뿐이다"고 했다. 물론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23명의 분당 샘물교회 청년은 이런 정복주의적 선교 행태와는 거리가 멀다. 힘든 환경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누구든 달려 갈 수 있다. 예수를 믿든, 불교를 믿든, 이슬람을 믿든,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조금 더 안전하고,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양국주 선교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의 선교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양 선교사는 "정말 예수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한국교회는 진정 그의 삶을 따라가고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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