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여의도순복음교회, 잇따른 변화 움직임

YOROKOBI 2007. 9. 22. 16:00

·인척 인사 배제, 조 목사의 재단이사장 사임하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가 △조용기 목사의 조기 은퇴 △지성전 분립 △요직에서의 친·인척 배제 등을 선언하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 창립 50주년이 되는 내년 5월 18일에 조용기 목사가 공식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여 개에 달하는 지성전 역시 올해 말에 분립하겠다는 원칙을 지난 5월 당회에서 세웠다. 이 밖에도 둘 째 아들 조민제 씨가 (재)순복음선교회 이사에서 물러났으며, 김성혜 씨 역시 영어예배부장에서 물러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이런 움직임에는 변화하겠다는 교회 내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오세택 백종국 박득훈)의 끊임없는 개혁 요구 등이 내·외부적으로 맞물려 있다.

지난 2006년 1월 5일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 비리 의혹을 규명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 목사가 2005년 12월 송구영신예배에서 은퇴를 철회함에 따라 이루어진 조치였다. 개혁연대는 줄곧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개혁을 요구해왔고, 건전한 리더십 이양이 그것의 시초라고 봤기 때문에, 조 목사의 70세 은퇴를 요구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변화 시작

그러나 개혁연대의 고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혁연대의 방인성 목사(집행위원장)와 조용기 목사가 2006년 1월 10일 단독 면담을 했기 때문이다. 방 목사는 그 자리에서 조 목사에게서 △목회 50주년이 되는 2008년까지 목회하고 2009년 2월 은퇴 △교회의 재정 의혹 해소와 친·인척 배제 등 공정한 인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당시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고발하겠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잡은 상태였다. 하지만 조용기 목사가 직접 약속을 한 이상 한 번 더 믿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아래 고발을 유보하기로 했다. 고발을 철회한 개혁연대 역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06년 말 교회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또다시 친인척을 중용한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를 영어예배부장에 임명하고, 둘째 아들 조민제 씨를 <국민일보>의 사장에 임명했다. 이 밖에도 사돈인 노승숙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에, 매제인 설상화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를 (재)순복음선교회의 상임이사에 앉혔다.
 
조 목사가 방 목사에게 약속한 사항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조 목사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실질적인 당회 역할을 하는 (재)순복음선교회의 이사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등 오히려 체제는 더 공고해졌다.

이에 개혁연대는 3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기 목사의 모든 친인척들은 교회와 관련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 △조용기 목사는 2009년 담임목사직 은퇴와 동시에 순복음재단 이사장직을 비롯한 모든 교회 공직에서도 물러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해줄 것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교회와 관련된 기관의 정관을 공시하고 요청할 경우 재정에 관한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개혁연대는 이 자리에서 만약 한 달 뒤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을 경우, 2006년 유보했던 검찰 고발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있은 뒤 개혁연대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을 했다.

개혁연대, 고발 여부 놓고 격론

   
 
  ▲ 개혁연대 역시 순복음교회 고발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한 번 더 믿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있었던 개혁연대 기자회견. ⓒ뉴스앤조이 이승규  
 

그리고 지난 5월 4일 개혁연대 방인성 목사와 정운형 국장은 조용기 목사와 면담을 했다. 조 목사는 이 자리에서 △정관과 시행세칙을 개정해 공시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지성전, (재)순복음선교회에 친·인척 중용 배제 △지성전의 독립 △3년 뒤 조 목사가 순복음선교회의 재단이사장을 사임하기로 개혁연대에 약속했다.

면담이 있은 뒤 개혁연대는 위의 내용을 문서로 해 조 목사의 서명을 받기 원했으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은 5월 15일 홍보국장 여인태 장로의 이름으로 '위 사항은 당회장 조용기 목사님에게 보고된 것임을 확인하여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개혁연대 역시 이 면담 뒤 구성원들 간의 이견이 있었다. 더 이상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고발을 미룰 수 없다는 일부 집행위원들의 입장과 (재)순복음선교회의 재단이사장 사퇴 등을 제외하고 개혁연대의 요구를 거의 수용한 이상 고발이라는 강수를 두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개혁연대는 격론 끝에 5월 24일 보도 자료를 배포,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인사에 대한 개혁연대의 입장'을 발표했다.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 교회와 조용기 목사가 바른 방향으로 결정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조용기 목사가 은퇴와 더불어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에서도 사퇴하는 용단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하여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가 한국 사회와 교회 앞에 내놓은 약속들을 성실하게 이행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필요하다면 이를 위하여 개혁연대도 할 수 있는 모든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자 한다"고 했다.

이렇게 개혁연대의 여의도순복음교회 개혁을 위한 공방전은 일단락 된 듯 보인다. 하지만 논란은 언제 다시 생길지 모른다. 개혁연대의 한 관계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다시 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개혁연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인사에 대한 개혁연대의 입장

 

우리 개혁연대는 지난 3월 19일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인사와 재정운용에 대한 우려표명 및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는 조용기 목사 은퇴 이후에도 지도권 이양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섭정 혹은 친인척에 의해 잘못 운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개혁연대는 지난 2006년 말, 친인척이 교회 그리고 교회와 직결된 기관의 요직에 중용(重用)된 것에 대하여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개혁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의 세 가지를 요구하였다.

1. 친인척 인사로 과거의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조용기 목사의 모든 친인척들은 교회와 관련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
2. 조용기 목사는 2009년 담임목사직 은퇴와 동시에 순복음재단 이사장직을 비롯한 모든 교회 공직에서도 물러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해 줄 것을 요구한다.
3.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교회와 관련된 기관의 정관을 공시하고 요청할 경우, 재정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기자회견 이후 교회는 실무자를 통해 조용기 목사 은퇴 이후 이영훈 목사의 리더십의 정착을 통한 안정적 목회와 더불어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로드맵을 개혁연대에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교회는 최근 보도와 같이 친인척의 교회와 관련된 요직 사퇴, 조용기 목사의 2008년 은퇴 발표, 지성전 독립 계획 발표 등의 조치들을 단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지난 5월 4일 개혁연대 집행위원장인 방인성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의 면담을 통해 은퇴 이후 교회의 안정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들었고 교회 개혁에 대한 의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조용기 목사는 2008년 은퇴와 지성전 독립 등에 관한 사항을 올해 5월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의한 뒤, 7월 경 공동의회를 통해 추인 받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재)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에 관하여는, 조용기 목사의 갑작스런 은퇴로 인한 공백과 그 혼란을 줄이기 위해 부득이 그 직임을 수행하되 그 기한을 최장 3년으로 할 것을 약속하였다.

면담 이후 개혁연대는 조용기 목사와 방인성 목사의 대화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여 교회로 발송하였다. 교회측은 홍보국장 여인태 장로 명의로 그 내용을 조용기 목사가 확인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관 공시에 관하여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 각 기관과 부서에 있는 내규 및 규정들을 지성전이 독립된 뒤, 교회의 규모와 형편에 맞는 명실상부한 정관과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공시하도록 한다.
둘째, 친인척 인사에 관하여
최근 외부로부터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교회와 재단법인 내부의 조용기 목사 친인척 인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였으므로, 차제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독립될 지성전, 그리고 (재)순복음선교회에 친인척 중용(重用)을 배제한다.
셋째, 지성전 독립에 관하여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각 지성전이 현재의 본당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예배와 재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각각의 개교회로 독립시킨다.
넷째,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에 관하여
조용기 목사는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직을 은퇴한 이후, 순복음선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업 등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위하여 부득이 (재)순복음선교회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되, 그 시한을 최장 3년으로 둘 것이다. 3년 이전에라도 이영훈 목사의 목회가 안정되어, 이를 수행될 수 있을 때에는 언제라도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이에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 교회와 조용기 목사가 바른 방향으로 결정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다만 우리의 원래 요청대로 조용기 목사가 은퇴와 더불어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에서도 사퇴하는 용단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하여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개혁연대의 공식입장에 의할 것 같으면 교회를 고발조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3월 기자회견 이후 그 간의 사정을 면밀히 검토하는 가운데 고발을 하지 않기로 어렵게 결정하였다. 이에 개혁연대는 공식적으로 표명한 입장을 일관성 있게 관철시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하는 바이다. 개혁연대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교회와 사회로부터 좀 더 신뢰받을 수 있는 기독시민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가 한국사회와 교회 앞에 내놓은 약속들을 성실하게 이행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이를 위하여 개혁연대도 할 수 있는 모든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자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사회에 좋은 모범이 되며, 조용기 목사가 한국교회에 존경받는 원로로 기억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