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마음이 돌아서고 있다. 미국의 이야기다.이를 두고 미국 진보진영은 말한다 “그들이 어느 땐가 진실을 알면 돌아 올 것이다” 이에 대해 ‘흥! 그건 너희들의 환상이고 엉뚱한 착각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 미국 버클리?! ? 교수 조지 레이코프의 말이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대중은 <보수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진보의 새로운 프레임을 제작하라’, '그러지 않으면 대중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이익과 반대되는 보수에 투표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세계의 모든 진보진영에 대한 그의 충고이기도 하다. 그렇다. 사실 이 말은 심각한 대중의 이반에 직면한 노무현정권과 여당은 말 할 것도 없고 민노당이며 시민사회 등87년 6월 항쟁을 주도했던 모든 세력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현실임을 생각할 때 뼈저린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진보의 이런 위기에 대해 하워드 딘은 ‘서민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하는 미국의 민주당원들이 이 책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를 몇 년 전에만 읽었어도 오늘날과 같은 꼬락서니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 했고 ‘이 바보들아! 이건 자기 이익과 반대되는 쪽에 투표하도록 만드는 ! 보수의 ‘프레임’이란 전략이야 그걸 진정 모른단 말이냐?’고 질타하는 칼럼니스트 허핑턴, ‘한줌도 안 되는 지배집단이 언제나 권력의 선택을 받게 되는 비밀은 바로 ‘프레임’이다’라고 규정하면서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우리가 왜 졌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고 두 번 읽으면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폴 호켄이 있는가 하면 ‘올해 단 한 권의 책을 읽는다면 이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도 있다. 확실히 이 책은 진보진영의 승리를 이끄는 확실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데 누구도 어떤 꼬투리 말을 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펼치자 마자 술술 넘어 가는 것이 마냥 쉬운 듯 하지만 그러나 그 중심 개념인 ‘프레임’의 진의를 이해하려면 이와는 딴판 다르게 까?! 慕恝? 이론임을 명심해야 한다. ‘프레임’은 인지과학이라는 최근 학문의 중심 과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질겁할 일은 아니다.
프레임은 저자 레이코프가 말하듯 인간의 두뇌구조의 일부로서 ‘인지적 무의식’을 관장하는 언어영역의 일부라고 했다. 그러나 프레임을 이렇게 추적할 일은 아니다. 그냥 인간의 ‘마음’이라고 하면 편하기도 하거니와 대단히 옳고 정확하겠다는 생각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무슨 의지니 이성이니 감성이니 사고니 인식이니 하면서 물질을 쪼개고 조각내어 분자, 원자, 전자 또는 알파니 베타니 쿼터니 하면서 가루로 만들어야 되는 줄 아는 물리학자 같은 이해보다는 그냥 단순하게 하나로 뭉뚱그려서 '마음'이라고 하거나 조금 나아가 ‘생각의 틀’이라고 하는 상식적인이해가 필요한 조금은 비과학적인 접근법으로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까 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의 프레임이론은 인문학적 접근보다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논리의 시대인식과 그 대안의 도구성으로 요청하는 조금은 급한 마음에서 이해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87년 이후 우리역사의 발전을 꾸준히 주도하던 민주, 민족, 민중이라는 가치가 최근 들어 급반전하여 보수화의 물결로 쏠려들어가는 노무현정권시대의 시대적 상황에 대응하여 미국 민주당 패배의 분석이론인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에 주목하는 것임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프레임은 생각의 틀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 다시 말하지만 프레임은 우리 인간의 정신활동을 지배하는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에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는 포괄적 심리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는 그래서 우리 생각의 전반을 지배하는 현상이란 점에서 인간의 일상에 관계하는 것이며 대중이라는 사회적 인간현상을 작동시키는 언어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 ? 진보진영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프레임 즉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 내야 한다고 저자 레이코프가 주장하는 것은 옳은 말이다. 우리가 한 때 감성이니 이미지니 하면서 이런 문화현상을 보수와 구별하는 새로운 시대의 문화권력으로 규정하는 유행담론을 세상변화의 작동논리로 구현한바 있지만, 이런 우리의 소박한 담론을 인지과학이라는 장으로 끌어들여 진보진영의 새로운 생존방식으로 도구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레이코프의 프레임이론은 지금 우리에게 실로 시의적절한 아주 유효한 제안이라고 본다.
그러나 나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저자 조지 레이코프가 주장하는 ‘프레임’이론이 민중이 되풀이해서 보수를 선택하도록 하는 원인들의 ?! 毬だ? 뿐이지 전적인 이유거나 그렇도록 비중이 큰 이유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다.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저자 레이코프가 지나치고 있는 정작 이야기돼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빼먹고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나는 80년대 이후 각 선거 전후의 시끄러운 논란에서 '대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더러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자잘한 논란에 휩쓸리곤 했었다. 이 탁월한 '프레임'담론에서 왜 저자 레이코프는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인 '미래에 대한 설계'와 이에 대한 '집행력'의 문제를 빼먹고 지나가는가에 대한 불만을 감출수 없다. 프레임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를 그가 논란에에 뺀 것은 그의 무지가 아닐까 하는 이해 할 수 없는 불만이라는 것이다. 레이코프가 말하는 프레임의 인지적 두뇌구성이라는 의식 환경은 그 주체가 대중일 때는 그 어느 것도 아닌 '대안'에 대한 '집행력'이 프레임구성의 담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거에서 내 세우는 정책 즉 대안의 집행력이야말로 보수세력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의 내용이지 않은가. 그들은 개인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가문과 학벌 그리고 지식과 경험이라는 명성은 물론 그것을 집행할 수 있는 사적능력 외에도 그런 사람들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국가의 권력과 힘이 그들에게 보태진다면 그들은 충분히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정책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담보되는 세력이라는 것이 바로 민중의 두뇌구조에 들어가 프레임을 구성하고 그들의 선택을 결정하게 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믿을 수 있는 힘의 소유여부야말로 ‘프레임’ 구성의 절대적환경이란 점에서 보수는 언제나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을 프레임구성이론에서 빼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진보진영이 비록 대중의 희망과 꿈 그리고 역사의 이상에 대한 아주 근사한 설계를 내놓고 이를 지성과 양심 그리고 이성에 호소하거나 더러는 감성에 호소하면서 이것이 바로 역사의 본질이며 대중 그러니까 당신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민주주의라는 우리 모두의 세상이라고 설득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그 아름다운 꿈이 크면 클수록 거기엔 더 큰 집행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믿게 할 무엇이 없으면 대중은 꿈의 크기에 비례하여 점점 더 의심하면서 진보의 주장을 ‘헛소리’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진보의 프레임구성은 근본적으로 진보가 소유하지 할 수 없는 대안에 대한 집행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레이코프가 왜 이를 비켜갔는지 모르지만 나는 노무현정권 이후 대통령에 대한 비하의 유행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박대 그리고 5.31지방선거의 여당참패와 같은 현상이야말로 우리 진보진영에게 프레임의 문제와 함께 바로 이 집행력이 없이 이상에 대한 ‘헛소리’가 될 수 밖에 없는 대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문제는 이 중 한가지 유형의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이 더 보편적인 이념의 한 가지 특수한 형태에 불과하며 이 모든 유형의 진보주의가 하나로 수렴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진정한 진보주의자가 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슬픈 일입니다. 이 때문에 진보주의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 p44
진보 진영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현명하지 못할뿐더러 스스로 실패를 불러오는 길입니다. 더욱이 리버럴과 진보주의자들이 어떤 신화를 믿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이 신화는 훌륭한 철학에서 유래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계몽주의와 함께 탄생한 이 신화는,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라는 가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인지과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그것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프레임에 부합해야 합니다. 만약 진실이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프레임은 남고 진실은 버려집니다. - p47
: 이 책 재밌다. 아래는 읽으면서 나도 궁금했던 점.
프레임을 재구성하자는 말은 개념을 조직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여론 조작이나 프로파간다와 어떻게 다른가?
여론 조작(spin)은 프레임을 조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뭔가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거 폭로되었을 때,
거기에 결백한 프레임을 뒤집에씌우려는 시도이다.
즉 부끄러운 사건을 정상적이거나 좋은 일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프로파간다는 프레임을 조작적으로 사용하는 또 한 가지 예이다.
프로파간다는 정치적 통제권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기위해,
대중으로 하여금 진실이 아닌 프레임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제안하는 프레임의 재구성은 여론 조작도 프로파간다도 아니다.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프레임으로 전달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여기서 프레임이란 자신의 도덕적 관점을 진실되게 표현하는 프레임을 말한다.
나는 어떤 기만적인 프레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이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짓임은 물론이고 별로 실용적이지도 않다.
기만적인 프레임은 조만간 폭로되어 역요과를 내기 때문이다.
우리의 쟁점을 다시 프레임으로 구성하려면 좀더 언론에 적합한 용어를 고안해 내서
그것을 보수주의자들이 쓰는 말 대신에 사용해야 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과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개념(idea)'에 관한 문제이다.[...]
Q. 보수주의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떻게 매번 지속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보수주의 정치 운동가인 그로버 노키스트는
매주 주요 보수주의 지도자와 이념적 대변인들을 불러 보으는데,
이 모임에서 그날의 쟁점에 대한 서로의 시각 차이를 확인한다.
여기서 우세한 다수의 시각이 도출되면, 집단 전체는 그 합의 사항이나
다수의 시각에 동의해 주는 경향이 있다.
설령 이번의 합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는 내 의견이 되거나
내 의견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질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탬에서 참여자들은, 항상 드렇지는 않더라도
대개의 경우 자신이 승리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Q. 프레임이 맞지 않는 사실이 거부된다면,
그건 우리가 논쟁할 때 사실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인가?
물론 아니다. '사실'은 상당히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사실이 공론의 효과적인 일부가 되려면
그것은 적절한 프레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우리는 도덕적·정치적 원칙과 관련이 있는 사실을 찾아서,
이러한 사실을 정직하고도 효율적인 프레임으로 구성해야 한다.
사실을 정직하게 프레임으로 구성하면
다른 사실을 담은 프레임까지 자동으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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