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뉴스=김성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경우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에 가입한 국내 중소 수출중소기업의 70%가 도산위험에 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키코 상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수출중소기업 102개사의 부도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환율 1000원일 경우에는 59.8%, 1100원 62.7%, 1200원 68.6%의 부도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들 업체와 수위탁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수도 총 8968개로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5726개 수위탁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환율이 25일 1166.20으로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63%에 가까운 수출 중소기업들이 도산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02개 중소기업 가운데 44.1%가 수출액의 50%미만을 키코에 약정을 했으며 28.4%는 수출액의 100%이상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키코 통화옵션에 가입했고 12개월 계약이 전체의 68.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4개월 계약은 15.4%에 그쳤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으로는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이 55건(20.75%)으로 가장 많았고 외환은행이 46개(17.3%)로 뒤를 이었다.
이어 씨티은행 44개(16.6%), 산업은행 19개(7.17%), 기업은행 13개(4.91%)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키코 가입 수출중소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중소기업중앙회 환헤지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키코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재 환율이 1150원대로 움직이고 있고 부도기업 1개사에 따른 수위탁거래 기업의 수를 감안한다면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선제적 유동성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키코 피해손실 수출기업을 위해 정부의 긴급자금 투입, 중도해지 허용, 만기 상환유예를 통한 손실금 무담보 장기대출 전환 등을 통해 기업의 부도 위험사전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코(KIKO, Knock-In Knock-Out):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