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들께(펌)

YOROKOBI 2008. 11. 14. 08:58

우선 제가 배운 것 없고 무식한 인간이라는 말씀 고백하며 이 편지를 씁니다. 한 가지 더 말씀 올린다면 논리는 없고 감정만 가지고 쓴 글입니다. 그냥 쥐뿔도 없는 소시민의 넋두리라고 생각하면 맞을 겁니다.

 

그렇게 말 많던 종부세를 드디어 절단을 냈군요. 종부세를 놓고 부자와 가난뱅이들을 나누는 못된 법을 잘 없앴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은 당연히 헌재의 결정에 쌍수를 들고 박수를 쳤을 겁니다. 기쁘시겠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가 그래도 님들의 판단에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 아세요. 오늘 헌재의 결정을 보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졌다는 것을요.

 

있는 자들의 말을 빌리면 악법 중에 악법이라는 종부세가 무용지물이 되었으니 기분이 어떠세요. 역사는 훗날 헌법재판관님들의 판단에 무슨 말을 할까요. 누군가 그러던군요. 역사를 두려워하는 자는 나약한 자의 표본이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우리 역사는 늘 누더기나 누더기 보다 못하는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서 힘을 쓰지 못하니까 나약하게 훗날에 보자는 둥 비겁한 모습으로 작금의 현실을 피해보려는 무능한자의 모습 같다는 생각 저도 가끔 한답니다.

 

죽은 뒤에 역사가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지금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요. 나라를 팔든 안 되면 마누라를 팔든 그것도 안 되면 자식을 팔든 내가 살아야 세상도 있고 나라도 있고 애국도 있는데요. 어둡지 않는 애국심으로 어둡지 않는 이웃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들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들을 멀리서 찾을 것 없지요. 우리 근대사에서 잘 나와 있으니까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나라를 팔아 호의호식한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사는지 우리 사회가 그 모범 답안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뜬금없이 역사 이야기냐고요. 저도 힘이 없으니 역사 타령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헌재 재판관님, 저는 님들처럼 법이나 논리 이런 것 잘 모릅니다. 그래서 논리보다는 나약하고 스스로 자신을 잘 지키지 못하는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법에 대해 말하고 싶네요. 법의 논리적인 잣대로 이런 결과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논리라는 것을 보면 웃기 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 헌재는 수도 이전을 놓고 관습법까지 동원해서 수도 이전을 막았지요. 그리고 최근에 장애인 안마사에 대한 판결도 있었습니다. 저는 헌재의 판결을 볼 때마다 그 잣대가 어디에 있는지 무식해서 잘 모르겠어요. 현대 사회에서 관습법이 나와 놀라게 만들 때는 고개가 절로 흔들어졌는데 직업의 평등권을 말할 때는 상대적 평등을 말해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으니까요.

 

재판관님, 제가 무식해서 묻는 것인데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요. 누구를 위해 법이 필요할까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법이 대다수의 국민들은 동의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젠가 죄를 지어 감옥에서 탈옥한 탈옥수가 말했지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요. 이런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종부세가 어떤 법입니까. 그 법이 정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말처럼 빨갱이 법입니까. 그런 법을 대다수의 국민들이 존치를 주장했을까요. 그들 모두 빨갱이 사상에 물든 사람들일까요.

 

좋은 사회는 부자가 존경을 받고 가난한 자가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라는 것을 재판관님들도 잘 알고 계시죠. 그런데 우리 사회는 부자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산형성 과정을 돌아보면 열에 아홉은 탈세와 투기로 얼룩졌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가 팽배한 것도 따지고 보면 무리는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재산을 굵어 모으는데 법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반대로 가난한 자들은 무시당하면서 살아갑니다. 제가 판단해 볼 때 탈세와 투기를 하지 못해서 가난한자들이 설움을 받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헌법재판관님, 오늘 판결은 우리 국민들의 성격상 금방 잊혀질 겁니다. 여론이나 대다수의 국민들의 말에 연연해 하지 마세요. 우리 국민들 냄비근성 대단하잖아요. 좋은 일 하셨습니다. 소중하게 일구어서 만든 재산을 도둑놈 심보처럼 세금으로 내놓으라고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안 되지요. 또 부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런 사회에서는 난센스죠. 여기가 미국도 아닌데요. 자기가 알아서 법 망을 피해 탈세를 하던 투기를 하던 능력껏 돈을 벌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재산을 만들어 종부세가 빨갱이 법이라고 떠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괜히 나랏일 보시는 분들 피곤하게 횡설수설했습니다. 어련히 알아서 판단했을 텐데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제가 너무 밉고 무능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