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바로알기

'강만수 경질' 대서특필... '조중/동'의 차이는?

YOROKOBI 2008. 11. 22. 22:00
  
▲ 위기의 경제, 언론은 공범인가? 주범인가?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은 20일 '세계경제위기와 언론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최경준
경제 위기

지난 10월 27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갑자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을 대서특필하고 나섰다. 그러나 '조중동' 중 하나인 <동아일보>는 여전히 침묵했다.

 

"왜 '조중'은 돌아섰고, <동아일보>는 안 돌아섰을까? '조중' 가운데서도 왜 <중앙일보>가 더 강도높게 '강만수 경질론'을 주장했을까? 경제 위기에 대해 언론도 공범일까? 아니면… 주범일까?"

 

안영춘 <미디어스> 편집장이 던진 질문이다. 20일 <경향신문사>에서 열린 '위기의 경제, 언론도 공범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에서 주관했다.

 

조중동은 위기의식을 팔고 있다

 

안영춘 편집장은 "언론사 경제 보도의 정치화는 누가 봐도 뚜렷하다"면서 강만수 장관 경질론에 대한 '조중동'의 보도 태도를 분석했다.

 

"<중앙>은 물질적 토대에 있어서, 강만수 장관을 더 붙잡고 있어으면 자회사까지 위험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앙>이 재벌언론이라면 언론재벌 <조선>은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로 보도했다. <동아>는 그야말로 언론으로서 정신이상적 분열적인 상태이고, 현 정권과 자아가 일치돼 있다.

 

특히 <동아>는 '강만수 경질론'을 주장할 수 없을 만큼 내부 경제사정이 악화돼 있다. 시장에서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지 회의적이라고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기대는 것이 사돈 집안의 돈과 방송 진출이다. 그 외에는 해법이 없다. 생존의 길을 택하는 데 있어서 현 정권과 등질 수가 없다."

 

안영춘 편집장은 "강만수 장관이 스스로 퇴진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이 강 장관을 경질하기 전까지 <동아>는 절대 '강만수 경질론'을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안 편집장은 이들 보수 언론이 "위기 자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물신화·상품화 시켜서 위기의식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중동'은 위기의식 때문에 자신들의 정보나 기사가 유통된다고 믿는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은 절대 경제위기를 구조적으로 건드리지 않는다. 위기의식을 상품으로 팔고 그것을 지우고, 다시 위기의식이라는 상품을 만든다는 것이 안 편집장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 투자와 관련한 <조선> 기사와 "위기일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중앙> 기사를 실례로 들었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때 <중앙> 경제면에는 '지금이 주식투자 적기'라는 놀라운 기사가 실렸다. 상업주의 주류 언론에 대해 경제 위기 구조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주길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같다. 수용자도 길들여졌다. ('조중동'이) 위기와 희망을 계속 재배치하는 상황에서 언론 시장은 파플로프 박사의 거대한 시장이 됐다. '땡땡땡' 종을 치면 개처럼 침을 흘려야 한다."

 

삼성으로부터 독립당한 한겨레?

 

안 편집장은 "한겨레나 경향도 기업으로서, 상업주의 언론 범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타깃을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으로 돌렸다. 두 언론사 역시 "정치보도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사장이 '삼성 광고 없이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얼핏 감동적이고 결의에 찬 모습으로 보이지만, 1998년 한화그룹이 <경향>을 버렸을 때, 기자들이 '우리 독립당했어' 라고 말한 것과 같다. <한겨레>는 광고를 달라고 했을 텐데, 삼성은 더 이상 안 줘도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전에 지속적으로 삼성을 비판했어야 했다. 그러나 'X파일 사건' 이후 삼성이 광고를 끊은 뒤, <한겨레>는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안 편집장은 이어 "<경향>은 경제면에 기업 도우미들이 나오는 사진을 싣고 있다, 정치면과는 정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며 "이런 실존적 상황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주류 언론이 경제위기를 액면가 그대로 보도하기 바라는 것은 과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위기의 경제에서 언론은 공범이 아니라 주범이 아닐까, 혹은 원인이 아닐까 질문해야 한다"면서 "진보매체들이 훨씬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 내적 역량으로 힘들면 외부와 연계하기 위해 스스로 열어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날 토론자로 나선 김정섭 <경향> 기자는 "정치 보도는 (잘) 하는데 경제 보도는 (잘)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존재하기 때문에 소리내야 하는 양립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게 언론사"라고 토로했다.

 

김 기자는 이어 "언론사로서 본령에 충실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이 위기에서 (언론사 자체가) 존재해야 하는, 지속가능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그럼에도 진보언론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 <경향>의 젊은 기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발산하면서 경영진의 현실론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절필, 경제위기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은 발제에서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현 정권의 압력과 이로 인한 절필 선언은 국내 금융·경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며 "현 정권이 왜 언론을 그렇게도 장악하고자 혈안이 돼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확한 실상을 알고자 하는 시민의 욕구, 그리고 자유를 봉쇄하고자 하는 권력의지의 발현"이라고 부연했다.

 

또 "국내 모든 언론, 특히 신문이 경제 문제 핵심인 부동산에 대해 정부 추종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대부분 신문이 골병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광고가 광고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10월 '조중동'의 전체 광고지면 가운데 부동산 광고의 비중이 각각 23%, 18.22%, 16.32%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한겨레>이나 <경향신문>은 2~3% 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