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천안함 침몰] 7가지 의문점과 군 해명
새떼에 왜 76mm 함포 76발이나…교신일지에 무슨 내용있길래...
함미 위치 알았는데도 시간허비…사건 발생 시간도 '오락가락'...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의문들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침몰 원인에 대한 각종 의혹은 물론, 군의 대응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핵심 의문과 그에 대한 설명을 7가지로 정리했다.
속초함 76㎜ 함포 76발로 대응
[의문점 ①] '새떼' 왜 쐈나군 "레이더서 북상물체 포착해 자위권 차원 발포"
천안함과 같이 있던 속초함은 침몰 사고 뒤 구조에 나서지 않고 '새떼'로 추정되는 물체를 쫓아가다가 26일 밤 11시께 함포사격을 했다. 군 관계자는 구조에 나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고 원인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천안함이 침몰하자 인근 고속정은 구조임무에 투입하고, 속초함은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잠수함정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주변해역 탐색에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격 경위에 대해선 "사고 해역 주변에서 잠수정 흔적을 못 찾자, 북한 잠수함정이라면 당연히 북쪽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북방한계선(NLL) 쪽으로 북상하다가 레이더상에 북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며 "이동 속도가 40노트 가량이고 규모가 북한 반잠수정과 비슷해 천안함을 공격한 실체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76㎜ 함포 76발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76㎜ 함포는 자동 조준돼 명중률이 높은데도 함포가 너무 안 맞아 '반잠수정도 수상함도, 항공기도 아닌 새떼'라고 판단해 사격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의문점 ②] 교신일지 공개는 안 하나군 "군사비밀이라 검토뒤 설명"
천안함과 속초함 등 침몰 현장 주변에 있던 함정들과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사이에 오간 통신 내역을 시간대별로 담은 교신일지는 사고 초기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 자료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31일 "교신일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없는 작전 관련 상황도 다수 들어 있어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교신일지 공개 여론이 있어 내가 직접 들여다 봤는데, 당시 상황을 정확히 규명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없고, 일부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었다"며 "이 부분은 우리가 별도로 정리해서 설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합참) 정보작전처장은 "교신일지는 군사작전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다 들어가 있는 군사비밀"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 비춰 작전 관련 내용이 빠진 채 사고 당시 함장의 보고 내용 등만 일부 정리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침몰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의문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문점 ③] 함미위치 알고 왜 시간허비"대략적 위치만 알아 찾느라 시간"
군은 실종자 대부분이 갇혀있는 천안함 배꼬리(함미)의 위치를 사고 이틀만인 28일 밤에야 어선의 신고를 받은 뒤 기뢰탐색함(소해함)으로 찾아냈다. 침몰지점에서 불과 180m 떨어진 지점에서였다. 하지만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천안함 함미의 위치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군은 함미 위치를 알면서도 귀중한 이틀을 허비한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의 말은 사고가 발생한 대략의 위치를 알고 있었으며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의문점 ④] 사고발생시각 발표혼선 왜"조사 과정에서 바뀔수도 있어"
합참은 26일 사고 발생 시각을 밤 9시45분으로 발표했다가, 27일 국회 보고에선 9시30분으로 정정했다. 하지만 김 국방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다시 9시25분이라고 앞당겼다. 국방부는 "공식적인 시각은 함대사령부 지휘통제실로 사고 발생 보고가 접수된 9시30분"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 장관이 잠깐 착오가 있었거나 실제 사고시점에서 최초 보고까지 걸린 시간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도 28일 보도자료에서 사고 시각을 9시15분으로 명기해 의문을 부추겼다. 여기에 실종된 차균석(21) 하사가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다 9시16분께 중단된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급하게 보도자료를 만들다가 군 당국에 확인없이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사고 시각을 숨기려는 것은 아니고, 조사 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문점 ⑤] 폭발인가 충격인가불탄 흔적 등 없어 폭발여부 불분명
군 당국은 천안함 잔해에서 그을음 등 불에 탄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내부폭발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침몰 원인이 외부 폭발인지, 외부 충격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기뢰나 어뢰일 가능성이 있지만, 화약냄새가 나지 않고 50㎝밖에 떠오르지 않는 등 폭발로 보기엔 충격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천안함에 실려있던 폭뢰가 유실돼 터졌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군 당국은 부인했다. 이 때문에 선박 용접부위의 미세한 균열이 누적된 '금속피로' 상태에서 암초 등에 부딪치며 두 동강 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의문점 ⑥] 사고 해역은 작전구역인가대청해전뒤 보복 우려 통상적 이용
김 국방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사고 해역은 천안함이 15번 이상 작전한 통상적 작전구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선 "정상적인 경우 초계함이 그렇게 수심이 낮은 곳으로 다니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30일 김형오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작년 대청해전 이후에 북한이 계속해 보복을 경고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안전 확보 차원에서 백령도 아래쪽 항로를 이용해 왔고, 그 전에도 파고가 높으면 통상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천안함이 파고를 피하려 했거나, 북한의 해안포 발사 등의 가능성을 우려해 사고 해역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의문점 ⑦] 기뢰탐색함은 왜 진해에만"미 지원통로 북서 기뢰로 막을까 우려"
진해 해군기지에 있는 기뢰탐색함의 이동시간 때문에 천안함 함미 발견이 지연됐다. 일부에선 왜 기뢰탐색함을 동·서·남해에 나눠 배치하지 않고 남해 쪽 진해에만 몰아뒀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군 당국은 "기뢰탐색함은 기본적으로 침몰한 선체 탐색이 아닌 기뢰 탐색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기뢰의 군사적 용도는 항구 봉쇄로, 유사시 북한은 미군 지원병력과 물자, 에너지가 수송되는 해상교통로인 남해 쪽 여수, 울산, 부산항을 기뢰로 봉쇄하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해 기뢰탐색함을 진주에 집중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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