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30년간 배를 운항 중인 선장출신의 김대형(55)씨는 4일 천안함 함미 인양을 했던 지난달 15일 인양된 함미의 선저에 생긴 파공 2개를 지목하며 암초충돌의 정황증거로 제시했다. 이런 파공은 함미 인양 당시 방송사들이 생중계한 TV 화면에 생생하게 방송됐었다.
김씨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함미 오른쪽 밑바닥에 생긴 두 개의 구멍은 암초와 충돌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
사고 당시 연안에 거센 파도에 출렁이다 부딪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좌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함미 선저의 스크래치(긁힌 자국) △휘어진 스크루 △절단면의 상태와 함께 두 군데의 파공이 좌초의 흔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동안 좌초됐던 선박들을 수없이 봐왔다"며 "선박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파공이 암초와 충돌로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 작성 천안함 침몰원인 관련 분석자료도
△안쪽으로 찌그러진 스크루 △함미에 뚫린 구멍들 △사고 직후 해군의 작전지도가 좌초 가능성이 의심되는 증거라고 밝히고 있다.
스크루 날이 안쪽으로 휜 것으로 대해 김 의원은 자료에서 "배가 후진을 하다가 암초같은 물체에 부딪혔음을 시사한다"며 "함미가 침몰한 지역은 진흙벌인데 배가 갯벌에 떨어져서 스크루가 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암초충돌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과연 버블제트 어뢰가 폭발했다면 이런 식의 구멍을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고 의심했다.

또한 천안함 함미 절단면의 모습을 보고 좌초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 해난전문가 이종인 알파인잠수 대표는 4일 인터뷰에서 "절단면의 모습을 보면 암초와 크게 충돌했기 때문에 선저 일부가 떨어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선저 중간 중간에 독립적인 파공이 생긴 것"이라며 "파공은 좌초가 된 작은 증거들"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배가 암초충돌 때문에 순간적으로 부러지지 않지만 크랙(틈새)의 진전으로 배가 부러지는데 도움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가장 큰 증거는 길이 방향으로 절단면이 찢어진 것이며, 또다른 큰 증거는 프로펠러가 휘어진 것"이라며 "이렇게 휘어지려면 고속으로 후진을 하면서 암초 또는, 잠수함의 머리와 부딪혀야 하는데, 긁힌 자국이나 찢어진 자국을 봤을 때 암초에 부딪혀 휘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선체를 건진 사진을 보면 좌현 쪽에 손상부위가 있는데 완전히 우그러들었다"며 "이는 선저 보다 바위(암초)가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