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천안함

천안함, 의혹을 더 가중시켜버린 20일 최종발표/ 예비역대위

YOROKOBI 2010. 5. 22. 12:29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천안함 사건이었습니다.

천안함 자체의 문제였건, 북한의 소행이었건, 20일 발표로 수많은 의문들을 한방에 종식 시킬거란 생각을 했지만, 더더욱 의문들이 가중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적 도발의 핵심은 결정적 증거확보에 있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깨어 있는 예비역이라면 모두들 상식으로 알고 있을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발표에 다소 황당해했음을 미리 말해두고자 합니다.

 

적 도발행위에 대한 증거란 것은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처럼, 물증(어뢰)만을 두고 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화된 현대전의 관례입니다. 왜냐하면 수십명의 안타까운 인적피해만이 아닌 전략무기인 초계함파손 등 엄청난 전력상의 손실이 동반되었기에 단순 물증이 아닌 전략적, 전술적 물증도 함께 제시되었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어제 발표에서 처럼 "추정되는 시나리오" 발표는 의혹을 더 증폭시켰다는 생각입니다. 즉, 저와 같이 가급적 군입장에서 생각해보려는 국가관이 투철한 시민마져도 오히려 더 의문시 되는 여러가지 상황과 정황들이 포착되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객관화된 과학적 증거자료가 첨부되어 발표되었다면, 그동안 천안함 발표를 진실된 마음으로 기다려온 저같은 국민들도 매우 신뢰를 했을거란 생각입니다. 참고로, 전 십여년 전에 군생활 만 5년여를 하고 만기제대한 예비역 대위이며, 특수전분야에서 근무했기에 연합훈련 체계에 대해 나름대로는 알고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의 의문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적 잠수정이 침투전 모선과 함께 이동되었다는 추정을 발표했습니다. 그 정도는 우리 한반도 상공에 떠 있는 고정 군사위성 미국의 KH-**이 쉽게 포착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야 24시간 실시간대로 제공되는 미군의 "영상정보"를 기반으로, 모선(母船)에 대한 항공사진 또는 위성사진이 단 한컷이라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침투중일때는 인지하지 못하였을지라도 사건후, 이미 촬영된 수많은 영상정보를 토대로 모선에 대한 침투경로를 정밀 분석후, 적 잠수정의 모선과 잠수정 침투에관한 증거가

정확히 제시 되어졌어만 했습니다. 

사고순간만 없다는 그 TOD영상처럼, 모선에 대한 촬영분만 또 없는 건지는 잘모르겠습니다. 군사위성으로 생산된 영상정보의 엄청난 해상도를 기반으로 해상위에 뜬 모든 선박 및 부유물들에 대한  많은 것들이 확대분석 가능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어제 보니 그냥 추정되는 이동경로만을 발표했더군요. 절대 과학적 발표가 아니었습니다. 추정이란 말은 결국, 추측이란 말입니다.

군사위성뿐만 아니라, 미군이 오산비행장에서 운영중인 U-2기의 영상정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거란 생각입니다.(저는 특수전관련 미 영상정보체계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군사위성 특성상 낮과 밤의 구분이 필요없지 않습니까? 공동 조사기간중, 미군측에 서해안 영상정보를 요구나 하셨습니까? 항공사진 혹은 위성사진으로 모선을 밝혀 내려고 시도나 하셨습니까?

시대가 어느시대입니까? 크게 실망해버린 대목입니다. 어뢰증거보다 더 큰 증거가 바로 이 적 침투로분석에 대한 객관적, 과학적 접근이라는 것을 몰랐습니까? 다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둘째, 이지스함이 독수리 훈련상 서해에 미군 2척 우리 한국 *척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다 공개된 내용입니다. 이지스함체계상, 미군의 이지스함 한척의 활동 반경은, 서해안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축구장 크기의 운동장과도 같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그만큼 막강한 전력이자 자산(assets)입니다.

한미연합훈련 특성상, 중국 해군도 바짝 긴장해가며 모든 정보를 실시간대로 Open시켜 놓고 실시간대로 Check하는건 기본 아닙니까? 우리만 서해를 들여다 보았다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중국의 정보자산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서해에는 미해군과 한국해군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전력들이 모였기에 중국도 손금 보듯 모든 현황들을 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미군 이지스함체계는 북한뿐만아니라 실시간대로 중국해군까지 실시간대로 스캐닝하는데...(추적 탐지할 수 있는 적 무기체계의 한계점이 없을 정도의 군함이란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 아닙니까?)

함정, 일반선박, 항공기등등 동시다발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없는 이지스함이, 그것도 미군측의 이지스함이 두척이나 있었는데 어떻게 그걸 뚫고 침투했는지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도 어이없던 대목입니다.(연합훈련시 가장 기본적인 중국의 대응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모선에서 분리된 잠수정이 연합훈련중인 그런 미해군과 우리 해군체계를 뚫어버리고 또 어떻게 그 사고현장의 거친 해류속에 마치 헬기가 Hovering하듯 대기해 있다가 이동중인 천안함을 구식 어뢰로 타격을 가했는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전혀없었다는 것이 오히려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셋째,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확정되었다면, 더 큰 의문이 생겨버립니다. 이글을 적고 있는 저는 특수전부대에서 군대생활 만 5년을 한 예비역 대위입니다. 패장은 용서를 받아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라는 말을 군시절 수도 없이 들어왔던바, 서해안에서 이렇게 큰 구멍이 뚫려버린 것에 대한 책임은 이제 누구의 몫일까요? 

육군으로 보자면, 전방 철책과도 비유되는 바다의 철조망 초계함이 뚫려버린 사건인데, 지금까지 지휘라인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내려진게 없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저를 더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생각은, 일방적으로 적에게 당한 사건인데, 어떻게 희생된 우리 해군병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혁혁한 전공을 세워야만 받을 수 있는 "무공훈장"을 받았는지 더더욱 의문입니다.

어뢰탐지가 주 임무중에 하나인 천안함이 다가오는 어뢰탐지도 못한채 격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다들 영웅이 되었는지 더욱더 의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라면, 천안함 영웅들에겐 더 큰 문제입니다. 왜냐구요? 경계에 실패한 군인들일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공훈장이라뇨?

 

어뢰의 충격파 전달이론과 그에 따른 물리학적인 접근은 배제하겠습니다. 계속 이상한 점을 기술하다간 제 입에서 욕이 나올것 같습니다. 인터넷상 예절은 지키고 싶습니다.

 

결론은,

지금까지 조바심내며, 천안함사건을 지켜본 국가관 투철한 시민의 한 사람인 저도 과학적이며 시원시원한 객관적 결론을 내지 못한채 상당부분을 추정으로 발표해버린 우리 국방부의 최종발표가 여러 부분에서 말도 안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그냥 TV속에서 보던 파란색 매직 1번만이 머릿속에 맴돌아 버립니다.

"북한짓이다. 그냥 믿어라." 라는 말과 다를바 없었다는 것입니다.

 

씁쓸합니다. 이 씁씁한 마음속의 게슴츠레한 기분은 적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