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부정선거

대선 일주일 전 '의문의 비상계획'.. 원·판 발언으로 구체화

YOROKOBI 2013. 8. 19. 09:18

청문회 이후 ‘커지는 의혹’,  회의록 공개·댓글 수사 왜곡,  대선에 영향 가능성 보여줘....

 

여권이 지난해 대선 1주일을 앞두고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가동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시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 승리를 위해 국가정보원·경찰과 공모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하고, 국정원 댓글사건을 은폐·축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 주장은 지난 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13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박근혜 캠프 권영세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과 회의록 공개 여부를 논의한 사실, 12월15일 댓글작업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청와대 주변 식당에서 '수상한 점심식사'를 한 사실 등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비상계획의 핵심은 '남북정상회담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회의록 공개'로, 권영세 실장에 의해 처음 거론됐다. 권 실장은 지난해 12월10일 한 월간지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자료(회의록) 구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거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컨틴전시 플랜이고… 도 아니면 모고, 할 때 아니면 못 까지… 소스가 청와대 아니면 국정원 아닙니까"라고 했다. NLL 회의록을 얻기 위해선 청와대나 국정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고 했는데, 실제로 여권은 집권 이후 국정원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했다.

 

12월11일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이 터지면서 대선 막판 레이스는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야당은 바로 이때부터 여권이 비상계획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주장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3일 정보위 회의 정회 도중 권영세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록 공개 여부를 상의한 사실이 청문회에서 처음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은 "개인적으로 가까워 상의했다"고 했지만, 야당은 "원 전 원장이 권 실장 등 캠프 핵심 인물들과 이미 회의록 내용을 공유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12월14일 박근혜 캠프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회의록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부산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문제는 국제법적 증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 헌법 문제가 절대 아니다.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다. 제일 큰 문제는 미국이다'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회의록을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김 의원은 지난 6월26일 새누리당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회의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봤다. 그걸 세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발표 전날인 12월15일엔 김용판 청장이 청와대 인근 백송이라는 한식집에서 '수상한 점심식사'를 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여권 인사들과 수사결과 축소 발표 등 2차 공작이 기획된 모임이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김 전 청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업무추진비 자료에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명시된 정보과 간부들에게 확인해보니 '모두 같이 먹지 않았다'고 밝혔다"면서 추궁했지만, 김 전 청장은 "(누구와 먹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12월16일엔 김무성 본부장이 경찰의 댓글 수사결과를 예고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후엔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김용판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댓글 수사결과를 발표 안 하느냐. 누구 눈치를 보느냐"고 힐난했다.

민주당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물에 따르면 경찰 분석관들은 수사결과 보도자료를 준비하면서 "청장님 지시한 거 아니냐" "대선 결과에 하늘과 땅 차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밤 11시에 "댓글 흔적이 없다"는 중간수사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다음날인 12월17일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댓글 흔적 없다'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었다.

NLL 회의록 공개 → 경찰 댓글 수사결과 왜곡 발표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8일 트위터에서 "작년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무슨 일이…"라며 일련의 사건들을 언급한 뒤 결과는 '대선 패배'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