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헬스메디]주부 김서현(가명·34)씨는 최근 원인 모를 치통에 시달리다 가까운 치과를 찾았다.
20대 초반에 어금니 3개를 금니로 바꾼 것 외에 별다른 변화 없이 건강한 치아를 자부하던 김 씨였다. 충치가 생긴 것 같진 않았지만 치통이 있으니 금니가 잘못된 것인지 먼저 의심이 간 것.
하지만 검사 후 금니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엑스레이까지 찍어 신경까지 확인을 해봤지만 별다른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김 씨는 계속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 치과의사의 말에 선뜻 수긍할 수가 없어 의아해했다.
하지만 진단을 해보아도 환자에 주의를 줄만한 증상이 없다고 판단한 치과의사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비치성치통...치아는 이상 無!!
이런 경우, 전문의와 환자 모두 비치성치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치아에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치아가 아파오는 증상.
치아의 아픔은 있지만, 정작 치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사실, 비치성치통을 판단하고 진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위 김 씨처럼 건강한 치아를 지니고 있지만 치통이 생겼다면 판단하기가 그나마 수월할지 모르지만, 치아의 이상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법한 문제라서 그 치아를 제거하거나 치료 하고 나서도 치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판단치 못하고 생니를 치료하거나 엉뚱한 치아를 뽑는 경우가 더러 생길 수 있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신세계치과 김재현 원장은 “치통이 심해서 찾은 환자가 검사를 해보아도 치아에 이상이 없다면 비치성치통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치성치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으로는 삼차신경통과 턱관절에 이상이 생긴 경우이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치통은 치아로 인해 생기는 모든 통증을 말하며, 충치로 인한 치수염 또는 치근단 조직 염증, 치주염, 사랑니 등으로 생기는 통증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렇게 치아나 턱에 관계없이 마치 치통이 생긴 것처럼 느껴지는 통증이 바로 비치성 치통이라는 것.
김재현 원장은 “먼저 턱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상악동염, 즉 상악동에 인접한 위턱(상악)의 어금니가 아픈 것처럼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 경우에는 잘못된 턱관절 습관이 요인이 되기도 하므로 평소 턱을 괸다든지, 질긴 음식을 씹는다든지 하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삼차신경통에 의한 비치성치통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김재현 원장은 “일단 호소하는 치통이 치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여러 치과를 돌아다녀 시간낭비 할 것이 아니라 신경과에서 통증에 대한 원인 분석을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차신경통에 의한 치통...찌릿찌릿 아프다!
세란병원 신경과 채승희 과장은 "삼차신경통인 경우는 신경 자체가 원인이 돼 생기는 통증이기 때문인데 대뇌에서 내려오는 삼차신경의 분지가 연관되어 아래턱(하악)이나 위턱(상악)의 치아들이 극심하게 아프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뇌와 연결된 신경 중에서 얼굴 부위에 감각을 주로 느끼게 하는 삼차신경은 머리 속에서 3개의 가지로 나누어져서 눈, 위턱, 아래턱으로 분포한다. 때문에 삼차신경통에 의한 통증은 치아 뿐 아니라 얼굴부위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아주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꼭 전기가 흐르듯이 찌릿하게 아픈 통증이 입속이나 얼굴의 한 지점에서 다른 곳으로 지나가는 듯이 나타난다.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입을 움직이기도 힘들며, 세수하기도 버겁다. 이는 입속이나 얼굴의 어느 한 부위를 만지거나 움직였을 때 갑작스럽게 통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이 부위를 발통점이라 해서 입 주위, 잇몸, 코 주위 등에 분포돼 있다.
일반 치통처럼 수초 또는 수십 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도 하지만 다음 통증이 나타날 때까지는 또 아무런 증상 없이 정상인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채승희 교수는 “이러한 삼차신경통은 아래턱의 신경에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상당수의 경우 이가 아픈 것과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치아 신경치료를 받거나 이를 뽑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아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생니를 뽑거나, 엉뚱한 치아에 손을 대는 일이 발생되므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심한 경우 신경차단술도 가능
그렇다면 삼차신경통에 의한 치통은 치료가 가능할까? 아직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근본적 치료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일반 진통제로는 낫지 않아 삼차신경통에 효과적인 신경병증 약물이 따로 쓰인다.
치아엔 이상이 없는데 치통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신경차단술 또는 미세혈관 감압술이라는 신경외과적 수술을 통해 환자의 고통 개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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