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기도 (레이첼 나오미 레멘 저, 류해욱 역) 을 읽고
글 ;서상연 : ㄷ,병원 가정 의학과 의사 <호스피스활동중>
이 책은 호아 회원님이신 OOOO님께서 제게 택배로 보내주셔서, 알게 된 책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고, 다른 분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일들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저의 직장에 배달된 두 권의 책은, 가상 공간에서의 교제에 실체감을 부여하는 작은 사건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의 저자인 암환자를 돌보는 여의사 나오미 선생님, 유려한 문체로 옮기신 류 신부님에게 푹 빠져들었습니다. 나오미 선생님은 제가 살아있는 동안 꼭 한번 만나뵙고 싶어졌어요. 영롱한 지혜로 반짝이는 브론즈색(유색 인종이시거든요 ^^) 진주같은 분,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교수시라는 데, 가서 1년정도 배우고 싶은 소망도 생겼어요.
OOOO님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으리라 생각하니, 직접 저를 위해 보내주신 그 분 손길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미소짓게 됩니다.
책 한 권은 '그대 만난 뒤 삶에 눈떴네'라는 제목으로 이미 소개한 바 있지요.
이 책 '할아버지의 기도' 역시 삶을 풍요로운 시각으로, 깊이 있게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 호아문고에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이 고통이나 상실을 통해 삶의 의미와 성장을 찾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외할아버지의 축복을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뿐만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고 때론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삶일지라도, 삶은 여전히 거룩하고 서로 축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축복을 일상의 인사속에 담아 전하고자 노력합니다. 가족이나 친지는 물론이고, 진료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환자들에게도요. "결국은 나으실 거에요, 검사 결과가 좋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편해지시도록 저도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의례히 하는 인사치레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는 환자들도 있지만, 기대보다 많은 환자들이 저의 인삿말에 기뻐하고, 작은 희망을 찾는 모습을 봅니다. 축복에는 놀라운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보다 지혜롭고, 행복한 여성이 되길 바란다"고 했더니, 딸 하영이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의사가 되고, 사람들을 다 고쳐 주세요, 그럼 우리 가족은 행복해요"하고 선문답을 하네요. 많이 웃었습니다.
호아님들 하루하루가 잔잔한 삶의 행복으로 채워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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