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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의식 있는’ 대학생들은 강의실보다 자취방에 둘러앉아 학회를 하고, 경찰들은 무시로 캠퍼스를 드나들었다. 불심검문이 일상적이었고 데모로 경찰과 숨바꼭질 하기 일쑤였다. 군대 간 급우가 의문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야만적 고문은 공공연했다.
한국의 1980년대는 그랬다. 책은 저자가 대학에 입학한 무렵부터 민주화항쟁 87년까지 10년의 회고록이다. 또한 서슬 퍼렇던 현대사에 대한 증언이다. 자칭 유인물 뿌리기 선수이자 ‘탁월한 도바리꾼(도망자)’이었던 저자는 그 당시 달동네에서 야학을 꾸리고 부평 공단에 위장취업 하고 사회과학서적을 번역, 집필하는 일에 매진했다. 또 들불처럼 살고자 했으나 공권력의 벽 앞에서 절망하기도 하고 노동의 고통앞에서 고뇌하기도 했다. 책은 5월 광주에서 6월항쟁까지 폭압의 희생자들의 육성이 생생하다. 저자의 가족사와 동지에 대한 일화들은 가슴 시리다.
지금의 20대들은 아버지 세대의 80년대 체험을 기억은커녕 어림하기도 어렵다. 저자는 “청년들로 하여금 심장이 불끈불끈 뛰었던 우리의 과거를 있는 그대로 만지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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