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스크랩] 환경오염 기업에 친환경상을 주는 이상한 나라

YOROKOBI 2007. 6. 5. 15:25
 환경부,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도담삼봉으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의 지방의회에서 특별한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석회석 관련 환경피해조사특별위원회’가 단양 지역의 단체장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하나의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단양의회가 생긴 이래 처음입니다. 특히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지역 단체장과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까지 열었다는 것은 그만큼 중대 사안임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석회석관련 환경피해조사 특별위원회'가 단체장을 모시고 시멘트 공장 환경오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단양군 매포읍에는 3개의 시멘트 공장이 있습니다. 시골 작은 한 개 읍에 3개의 대형 시멘트공장이 밀집되어있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곳입니다. 청정 단양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광산 문제뿐만 아니라, 시멘트 공장의 산업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한 실정입니다.


단양에 시멘트 공장이 생긴 지는 벌써 40여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 때문에 주민들은 그동안 환경피해들을 참아왔습니다. 그러나 기업 스스로가 환경을 지켜줄 것을 기대했지만,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의 현실 앞에 의회에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간담회에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특위의 구성목적과 활동사항 보고가 이뤄진 뒤, 부족한 제가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되는 환경피해들과 개선 방향에 대하여 20여분 설명을 드렸습니다.

 시멘트 공장의 환경오염에 대한 설명이 마친 후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지역 주재기자와 방송국의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습니다.


 

단양 지역에서는 가뜩이나 지역경기가 어려운데, 왜 하필 이때 특위를 구성해서  향토기업을 어렵게 하느냐는 항의성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오해를 푸는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기업을 어렵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토양오염의 개선책을 마련하여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막고, 기업과 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길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요. 산업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토양오염이 이제 시작단계인데,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아 오염이 더 심각해지면, 앞으로 지역 농산물의 판로뿐만 아니라 청정 단양의 이미지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설명을 마친 후 기업을 옹호하는 분들과 주민을 생각하는 분들의 상반된 질문이 이어져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훨씬 지나 끝을 맺었습니다. 시멘트 공장 환경오염 문제로 주민들과 수년째 갈등을 빚어온 강원도 영월에 비해 단양은 그동안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기업정신이 필요하다.


간담회를 마치고 의장실에서 지역의 주재 기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의장님께선 시멘트기업들이 오래전에 지역발전을 위해 약속한 사항들을 단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기업이 약속했던 공증 서류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업이 단양 발전을 위해 약속하고 공증까지 했던 구체적인 사항들을 여기에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주민들이 왜 기업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십 년간 지역의 환경을 훼손하면서 기업을 확장해왔는데, 향토기업이라 말하면서 과연 지역을 위해서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곳 시멘트 기업들이 최근 주식이 많이 오르고 다른 회사들을 인수합병 하였다는 뉴스까지 접하였는데,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회적 책임을 동반하는 기업의 정신이 결여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경오염 기업에 친환경상을 주는 이상한 나라


단양은 요즘 시멘트 광산 허가문제로 한창 시끄럽습니다. 매년 1년씩 해주던 광산개발허가를 6개월로 줄였기 때문입니다. 기업에서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의회에서 기업을 볼모잡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멘트 광산으로 인해 단양의 산림훼손이 심각한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훼손지역에 대해서 수차례 복구 명령이 있었지만, 복구 예정지에 대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습관적으로 매년 광산 개발허가가 연장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직접 현장을 둘러보았지만, 단양 지역의 시멘트 광산 개발은 정말 심각한 실정이었습니다. 어떤 곳은 산 하나를 아무대책 없이 밀어버려, 비가 오면 토사가 밀려날 것이 걱정될 만큼 막무가내 개발이었습니다. 


 복구 계획을 가지고 광산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무대책으로 개발되는 광산이 비가오면 토사가 밀려날것이 분명해보입니다.

 

 복구가 아예 불가능한 광산과 눈가리고 아웅한 광산복구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기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산림훼손이 심각하여 복구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회에서 허가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는데, 지난년말 환경부가 이 회사에 친환경적 광산복원 우수상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놀랍고도 충격이었습니다. 이건, 이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친환경 복원 우수상을 받을 정도라면 얼마나 잘 복구되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함께 동행한 우원식 국회의원 환경특보와 함께 광산 현장을 보여 달라고 해당 기업에 연락하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여줄 수 없다’였습니다. 당당히 보여 줄 자신이 없었던 것이겠지요. 시멘트 공장을 제대로 감독해야할 환경부가 오히려 이렇게 시멘트 기업들을 두둔하고 있기 때문에 시멘트 광산 훼손이 심각해지는 것입니다.


친환경 광산복원 우수상 소식에 연이은 신문 기사 한 줄이 저를 또 한 번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 시멘트회사가 정부로부터 ‘친환경기업부문대상’과 한국능률협회로부터 ‘대한민국녹색환경경영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해 대외적으로 환경관리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멘트 중금속 분진으로 가득한 끔찍한 현실


최근 쓰레기시멘트 문제로 현장 조사차 단양을 수차례 방문하여 시멘트 공장들을 둘러보았습니다. 한 시멘트 공장 근처에서 수확을 포기한 배추 잎사귀를 한 장 한 장 들춰보는 순간, 충격적인 현실 앞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펼쳐진 배추 잎사귀에는 시멘트 공장에서 날아온 분진이 가득 쌓여있었던 것입니다. 전국 대부분의 시멘트 공장 분진 피해가 다 비슷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배추 잎사귀에 시멘트 가루를 부어놓은 듯 시멘트 공장 분진이 심각한 현실입니다.  

 

시멘트 분진에는 각종 중금속이 가득합니다. 분진이 이만큼 쌓여있다면, 이 배추는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입니다. 지난 해 11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한선교 의원이 단양의 A 시멘트 공장 주변에 비소, 카드늄, 아연 등으로 토양오염이 심각하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근처 지역의 환경오염 실태를 더 둘러보는데, 함께 동행한 의원특보가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정말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로 인해 목이 따갑고 아파온 것입니다. 숨쉬기가 곤란해 더 이상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없었습니다. 얼른 이곳을 벗어나 물로 목을 헹궈야했습니다. 한선교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토양오염실태를 조사하러간 비서관이 임신한 아내와 동행하였는데, 죽을 지경으로 숨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시멘트 공장 주변의 환경오염이 이처럼 심각한데, 친환경광산복원 우수상, 친환경기업대상, 녹색환경상 등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도대체 친환경상의 기준이 무엇인지? 아~하, 대한민국에서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기업에게 친환경상을 주는군요! 대단한 대~한민국입니다. 감시 감독할 정부에서 잘못을 시정하기보다 오히려 상을 주니 기업은 기세등등해서 환경개선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정부가 있는데 주민이 항의한들 무서울 게 뭐 있겠습니까? 


어불성설도 유분수라!


단양의회에서는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환경부에서 단양군수 앞으로 보내온 공문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내용인즉, 환경부에서 시멘트 소성로 관리 개선을 마련 중에 있으니, 단양군에서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여 지역주민에 의한 민원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불성설도 유분수지! 지역에서 어떻게 시멘트 공장을 관리 감독하라는 것입니까? 현실적으로 지방관청에는 시멘트 공장을 감독할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는 산업폐기물들을 해당 지자체에 ‘허가’가 아니라 ‘신고’하도록 잘못된 법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신고’사항이기에 해당지자체에서는 환경오염을 보면서도 시멘트 공장을 통제할 아무 권한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게 오늘 현실입니다. 검찰 수사에서도 시멘트 업계의 환경오염과 불법 사실을 알면서도 환경부가 법규를 만들지 않아 마땅히 처벌할 법규가 없어 무혐의로 끝났는데, 지방관청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환경부가 이렇게 단양군에 공문을 보낸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단양, 제천, 영월 주민  70 여명이 환경부 장관을 비롯 해당 공무원3명을 쓰레기시멘트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지 않고, 지역관청에서 주민들의 입막음을 하라는 협박성 공문이나 다름없다 하겠지요.  


단양의회 의장님이 환경부 공문을 펼쳐 보이며 거짓말로 일관하는 환경부를 질타하였습니다. 환경부가 공문에 첨부한 ‘시멘트 소성로 관리 개선 계획’에 외국도 일산화탄소(CO)를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규제하지 않겠다는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 시멘트 소성로에 일산화탄소(CO)를 50 PPM으로 강한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사회정책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몇몇 시멘트 공장에서는 일산화탄소(CO)가 무려 1,000 PPM이 넘는 살인적인 수치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시멘트공장 굴뚝에 중금속 규제가 되지 않는다면

 그 안에 섞인 유해성분을 지역 주민들이 그대로 마시고 살아가야합니다.

 

일산화탄소는 불임과 기형아등의 원인이 된다고 인하대 임종한 교수가 지난해 일산화탄소의 인체 유해성을 세계 보건학회에 발표하기도하였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국민의 건강보다 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시멘트 기업에 대한 배려는 일산화탄소만이 아니지요.


외국에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시멘트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CO,SO2,NO2,HCl, Pb,Cu,Cd,Ti,Hg,As,Cr,Co,Ni,Sb,Sn,Mn,V,Rh,Te...등 각종유해가스와 수십 가지의 중금속과 방사성물질들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는 겨우 먼지황산화물질산화물 세 가지만 규제하면서 외국보다 강한 규정이라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환경부는 국민들이 위험한 발암시멘트에서 병들어도 상관없다는 것이겠지요.


 

시멘트공장 환경오염 해결은 오직 환경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국민을 위하지 않는 환경부라면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멘트 기업을 비호하는 환경부 덕에 시멘트 공장 인근의 환경오염은 심각하고, 국민들은 발암물질 가득한 쓰레기 시멘트로 아토피 등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깨끗한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환경부가 하루빨리 외국과 같이 배출가스 규제와 철저한 방제시설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할 뿐입니다.

출처 : 환경오염 기업에 친환경상을 주는 이상한 나라
글쓴이 : 최병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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