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감사원이 지적한 오세훈의 망국 르네상스

YOROKOBI 2011. 7. 22. 06:25

서울=뉴시스】손대선 이재우 기자 =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감사원으로부터 경고성 지적을 무더기로 받아 사업향배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2006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운 및 수변문화공간 조성 등을 목표로 추진해온 핵심 시책 사업이다. 본예산과 관련 예산을 합하면 사업종료시기까지 수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서해뱃길사업,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 등 시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사안은 모두 이 사업의 테두리 안에 속해 있다. 

19일 감사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상당수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사업에 참여한 일부 민간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뼈아픈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수요는 부풀리고, 적자사업은 흑자로 계산
이번 감사내용만 따지고 보면 한마디로 '장밋빛 청사진에 기댄 사업'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우선 한강 르네상스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서해연결 한강주운기반조성사업의 부실을 짚었다. 

신곡(김포시 고촌읍)에서 잠실에 이르는 한강 수역에 주운수로(김포시 고촌읍∼서울시 여의도·용산까지 총연장 15㎞) 준설, 종합여객터미널(용산, 여의도) 조성, 선박 운항 및 양화대교 교량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감사원이 이날 밝힌 지적의 요체는 '서해뱃길' 사업으로 통칭되는 이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수요예측과 경제적 타당성 평가 등이 시쳇말로 '뻥튀기'를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와 KDI 평가지침과 다르게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여객, 화물)를 반영하지 않았고 ▲수도권 총교통량을 부풀렸으며 ▲상위 국가계획이나 해당 사업의 추진 현황과 다르게 수요를 예측했다. 

수요예측을 재분석한 결과, 일례로 수상버스 수요의 경우 55.9%~77.1% 부풀려져 예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서울시는 심지어 수상버스가 승용차와 달리 대중교통수단으로 운영시간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4시간 전환되도록 분석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비용·편익비(B/C)가 실제 0.52에 불과한데 1.14로, 순현재가치가 -3950억 원인데도 606억 원으로 산정함으로써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B/C가 1 이하인 사업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가 근 4000억원의 적자사업을 600억짜리 흑자사업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선박 이용객 부족 및 사업의 경제적, 재무적 타당성 부족으로 운영적자가 누적돼 사업효과를 얻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모피쇼'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한강 르네상스의 또다른 핵심사업 중 하나인 세빛둥둥섬(Floating Island)이나 여타 사업도 감사원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사업 수행과정서 민간업자에게 과다한 혜택이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설계 업체의 불법 하도급 및 이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