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특강 2 (단락이란 무엇인가?)
단락 : 글의 중간 조직체
(1) 단락이란?
단락(paragraph) 또는 문단이란 문장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글의 중간 조직체이다.
우리는 앞에서 일상 대화나 편지 또는 수필이나 논문따위가
많은 문장들이 이어져서 이루어진다 하였다.
그런 글들을 이루는 문장들은 관련 깊은 것들끼리 한데 어울려 작은 조직체를 이루게 마련이다
곧 문장들은 아무 관계도 없이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내용적으로 관계가 있는 문장들끼리 한 묶음씩 작은 조직체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문장들의 묶음으로 이루어진 조직체를 우리는 단락 또는 문단이라 부른다.
문장들이 한데 모여 단락을 이루는 모습을 보자. 무
엇보다도 어떤 내용의 문장들이 한데 어울리고 있는지를 눈여겨 살피자.
[보기 2.1]
민수는 부지런하다. 그는 아침 여섯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개고 방안 청소를 한다. 세수를 하고 바깥에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맨손 체조를 한참 동안한다. 이윽고 그는 비를 들고 집 앞 마당과 길을 쓴다. 다시 방안에 들어 와서는 신문을 읽고 시간이 남으면 어제 읽던 책을 펴 든다. 어머니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는 가방과 전철에서 읽을 책을 가지고 집을 나선다. 이런 아침의 일과만 보아도 그가 부지런한 젊은이라는 것을 알만 하다.
위 글은 모두 7개의 문장들로 짜여진 단락인데 그 문장들은 모두 "민수의 부지런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서로 긴밀하게 결합하여 있다. 단락이란 이렇게 "한 중심되는 생각"을 나타내기 위해서 유기적으로 짜여지는 한 묶음의 문장들을 가리킨다.
단락이란 결국 한 토막글이다. 그 자체 안에 중심 사상이 있고 그것을 받들어 나타내는 문장들이 모여서 이루는 한 토막의 글이다. 그것이 비록 여느 글처럼 길고 복잡하게 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서 일정한 짜임새를 가진 작은 글인 것이다. 이런 짧은 글도 실제로 쓰이는 수가 있다. 쪽지 글이나 간단한 설명서나 시험 답안지 같은 데서는 한 단락만으로 독립되어 쓸 수가 있다.
그러나 뒤에서 차차 보는 바와 같이 일반 글은 대개 여러 단락들이 모여서 이루어지게 된다. 각기 한 중심 사상을 가진 단락들이 모여서 더 큰 주제를 떠받드는 방식으로 좀더 긴 일반 글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조직체에서 계나 과와 같은 하부 조직체가 모여 더 큰 조직을 이루는 것과 같은 방식이 된다.
단락들이 한 데 어울려 일반 글을 이루는 방식은 뒤에 가서 다루게 될 것이며 그럴 때에는 단락은 "글속의 글이"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정의가 될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는 단락을 한 독립된 토막글처럼 여기고 그 짜임새나 기능을 살피게 될 것이다.
(2) 단락의 짜임새
단락은 일반으로 중심 문장과 뒷받침문장으로 이루어진다. 중심 문장은 한 단락에서 다루어질 내용적 핵심을 나타내는 문장으로서 소주제문(topic sentence)이라고 부른다. 위 보기에서는 맨처음의 "민수는 부지런하다"라는 문장이 중심 문장 곧 소주제문이다. 이런 소주제문은 대개 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 뒷받침문장 (supporting sentence)은 이 소주제문을 여러 가지로 떠받들어 펼치는 문장들을 말한다. 위 보기에서 중심 문장 밖의 모든 문장들이 뒷받침문장이다. 이들은 여러 개가 한 묶음이 되어 소주제문을 떠받들어 펼친다. 소주제문을 되도록 자세히 풀이하거나 받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락의 짜임새를 구체적인 실례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보기 2.2]
[소주제문]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뒷받침 문장들] (1) 왜 때가 되기도 전에 하늘로 날아가는가? (2) 미래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의 괴로운 환상들에 사로잡힌다. (3) 그들은 지구가 저 끔찍한 "버섯 구름"으로 덮이고, 방사선으로 얽히며, 인구 폭발로 갈기갈기 파헤쳐질 것 같은 환상을 안고 살아간다. (4) 그들은 스스로의 앞날이 그르쳐질 것으로 상상하기도 하며, 약속 시간이 어긋나지 않을까 미리부터 걱정 하기도 한다. (5) 모든 경쟁에서 앞자리를 남에게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며, 집에 불이 나서 타 버리면 어쩌나 하고 쓸데없이 걱정하기도 한다. (6)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실연당할 것을 걱정하고, 심지어는 그의 삶 전체가 허물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어쩔 줄을 몰라 한다. (7) 이처럼 미래에 초점을 두고 살게 되면 걱정해야 할 재난이 끝이 없다. (8) 더구나 미래에는 우리의 죽음처럼 우리가 미리 조종하거나 손쓸 수 없는 일들이 많다. (9) 그러니 이런 일들을 미리 걱정한다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으며, 오히려 삶을 더 망쳐 버릴 뿐이다. (10)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힘으로 조정할 수 있는 일들도 미래에는 있다. (11) 그러나 그런 일들도 미리부터 앞 당겨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좀더 잘 해결할 수가 있다.
위의 단락은 소주제문을 맨 앞에 보이고, 그것을 11개의 뒷받침문장들이 떠받들고 있다. 뒷받침문장 (1)은 앞의 소주제를 반문 형식으로 암시하고 있고, 문장 (2)는 미래를 미리 앞당겨 생각하는 것은 여러 가지 환상에 사로잡힌다고 말하고 있고, 그 뒤 (3)에서 (6)까지의 문장들은 그 보기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고, 문장 (7)은 문장 (2)의 내용을 다짐하며, 문장 (8)과 (9)는 손쓸 수도 없는 일을 걱정하는 것은 더우기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함으로써 문장 (2) 이하에서 뒷받침한 바를 덧붙여 강화하고 있다. 문장 (10)과 (11)은 비록 손쓸 수 있는 일들이라도 미리 걱정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충실함이 더 낫다는 것을 덧붙이고 있다. 이처럼 단락은 소주제문이라는 알맹이와 그것을 차례로 펼치는 뒷받침 문장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퇴고의 기법 2-시를 삭히는 법 (0) | 2007.05.28 |
---|---|
[스크랩] 퇴고의 기법 1-형상화 (0) | 2007.05.28 |
[스크랩] 글쓰기 특강(1) (0) | 2007.05.28 |
[스크랩] '고문진보' 한글 세대용 (0) | 2007.05.25 |
[스크랩] 김삿갓을 찿아가다. -강원도 영월 (0) | 2007.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