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먼저 썼던 내용이라 사족이 달려있지만, 아고라에서도 알리고 싶습니다.
아고라 글도 처음이네요. 그만큼 답답합니다.
처음 판 써보네요.
댓글 달고 노는 공간으로 판을 활용했지, 이런 글 쓰려고 판을 활용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만큼, 천안함과 연관된 일련의 일들이 참 답답하게 흘러가네요..
저는 비교적 후방인 충남 태안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육군이고요, 보직은 천안함 관련해서 유명해진 TOD. 그 기계를 운용하는 병사였습니다. 물론, 제대로 잘 하지 못해서 견시초소를 지키곤 했지만 그래도 운용하는 방식은 기지생활하면서 완전히 익혔었지요.
저는 이 판을 통해 국방부에서 발표한 TOD 영상에 대해서 거짓에 거짓을 거듭하는 국방부의 태도를 알리려고 합니다. 지인들한테만 이야기하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1. 천안함은 과연 사고시각에 포착되지 않은건가?
먼저, 천안함의 사고 순간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국방부의 설명 자체가 이해가 안갑니다.
TOD의 운용시간은 해병대는 어떤진 잘 모르겠으나, 육군의 경우 일몰무렵부터 익일 일출무렵까지이며, 2시간 가동에 30분 휴동을 그 동안에 거듭합니다. 그럼 30분 동안 못보느냐? 그건 아닙니다. 다른 기지에서 같은 해역을 중첩 감시해서 감시공백이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국방부의 보고대로라면, 이상물체 포착으로 천안함이 비상기동 중이었습니다. 당.연.히. 천안함의 움직임을 집중 감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그런 비상시에는 휴동조차 건너뛰기도 합니다.
근데, 사고가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을 놓쳤다?
허허.. 그것도 두세군데가 동시에? 아주 최전방인데 탱자탱자 노셨군요? ㅋㅋ
2. 녹화를 폭음이 들리자마자 시작했다?
이게 가장 큰 거짓말입니다. TOD 영상의 녹화는 TOD가 가동되는 동안에 지속되어야 하고, 그 테이프는 일정기간 보관이 원칙입니다. 근데 국방부의 보고로는 폭음이 들리자마자 녹화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주 대놓고 놀았다고 보고를 하는군요.
이건 근무지 이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군법으로 근무지 이탈은 어떤 처벌을 받던가요? 허허..
3. TOD 일지는 왜 공개 못하나?
천안함의 위치정보는 이미 레이더와 TOD에 포착되어 일지상에 기록되어 있을 겁니다. 섹터 내 감시대상은 일정 주기로 좌표 등을 기록(이걸, 기지 내에선 '딴다' 라고 했었습니다.)해야 하지요. 근데, 교신일지 같은 거에 매달리면서 그나마도 일부 공개하더랍디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당시 천안함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그리고 어디로 이동해서 정박했는지에 문제인데, 그것과는 상관없을 지 모르는 것을 일부러 부각시키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 걸까요?
이 외에도 많은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음모론이라고 일축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으나, 그리고 육군의 상황과 해병대는 다르다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나, 한가지 말씀드릴 것은. 저는 비교적 후방인.. 와 봤자 중국 밀입국 선박인 충남 태안 출신이라는 겁니다. 제가 언급한 근무 방식은 후방의 방식입니다. 근데, 최전방인 백령도에서 이것보다 느슨하게 할 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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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해서 글 올립니다.
그저 2년간의 짧은 군 생활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적었을 뿐인데, 이렇게 반향이 클 줄은 몰랐네요. 붉은별 님의 댓글을 보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싶은 것은... 이 글이 북한의 공격설을 부정하는 글로 읽힐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결코 그 설마저 부정하지 않습니다. 보시는대로 그쪽 언급은 최대한 피하고자 했으며, 북한 공격설과 관련된 언급은 없다고 자신합니다.
천안호 사건을 곱씹어볼 때,
감정적으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기 보다는, 사실들을 취합해서 더 큰 의미의 진실을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대외비는 최대한 언급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만, 그 부분마저 건드리지 않았을까... 하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새벽 3시입니다. 지금은 그저 국민 중 한사람이지만, 당시 해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카더라 의 양산보다는 '사실'들을 모아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우리 모두 가졌음 좋겠습니다.
TOD 가 언급되어서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한지 모르겠습니다. 한때 기지생활 하면서 봐 왔고 직접 조작도 해 봤던 고가의 장비... 그 장비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아.. 실제 천안함 근무를 했던 예비역 여러분들께는 실례가 되는 말이네요. 그분들 만큼 마음이 조마조마한 분들이 없을 터인데...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아.. 그리고, 피폭 관련 질문을 받아서 댓글로 답했었는데, 여기에다가도 또 올려봅니다.
근무를 하면서 많은 영상과 사진자료를 봤습니다. 물범이 헤엄치는 것.. 그리고 이번에 유명해진 새떼의 관측.. 이 모든게 반잠수정이 항해하는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배워왔고, 또 실제로 새떼를 관측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새떼로 오인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그런데, 피폭시 영상은 적군이고 아군이고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언급을 하기 힘듭니다. 열상관측기라고 해도 그 열이 어떻게 나는지, 그리고 피폭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저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 라는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비비님의 댓글 질문 중에 시계가 정확한거냐고 물으셨는데, 시간은 수동으로 맞춥니다. 대부분 맞지만, 가끔 틀릴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FM으로 근무를 설 경우, 근무 시작하자마자 시계를 표준시각으로 맞추고 근무를 시작하기 때문에 동영상에 나타난 시각은 '조작이 없을 경우' 정확하다고 보심이 맞을 듯 합니다.